[14K] 사라질 위기 놓인 주민들의 사랑방 ‘우체국’
입력 2020.11.23 (19:41)
수정 2020.11.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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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거 보내시는 거예요? (책 두 권이에요.) 책이에요? (네.)"]
익산시 영등동의 한 우체국.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평소 도움을 받았던 지인에게 책 선물을 보내고 있는 동순 씨.
[김동순/익산시 영등동 : "소포를 이용하게 되면 다른 택배사보다는 집도 가깝고 하니까 오게 되더라고요. (우체국은) 그런 따뜻함이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인근에 사는 동순 씨는 이맘때면 어린시절 부치던 크리스마스 카드 생각에 우체국에 와 소포를 보내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소포에 담아 보내는 이의 마음처럼 우편물을 취급하는 직원들에게도 훈훈함이 전해집니다.
[변종훈/익산 영등동우체국 주무관 : "이번주부터 김장 많이 보내고 있거든요. 우체국 많이 믿고 보내주시니까 보내시면서도 우체국이 건전하다 이렇게 말씀 많이 해주시고 하니까 저희도 보람도 느끼고 하죠."]
예정대로라면 이 우체국은 ‘창구망 합리화’ 대상에 포함되어 오는 12월 18일 문을 닫아야 합니다.
[전북지방우정청 관계자 : "우체국 '창구망 합리화'를 전국적으로 지금 우정사업이 경영적자로 인해가지고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추진하는 사항이고…."]
우정사업본부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구망 합리화'.
대상 조건은 1개 면에 2개의 우체국이 있다거나, 1km 반경 안에 2개의 우체국이 있는 경우, 남의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우체국을 사랑방처럼 이용해온 주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박기문/익산시 어양동 : "저희는 항상 해외로 보내는 게 많아서 이게 없어지면 다른 CJ라든지 다른 물류를 알아봐야 돼요. 계속 있으면 저희는 좋죠. 그렇게 되기를 또 바라고."]
해당 우체국은 3년 전에도 주민들 의견을 무시한 채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현재 위치로 이전을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우체국 측은 금융업무나 우편 물량이 줄어들어 원래 있던 곳보다 월등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영논리를 앞세워 또 다시 주민들을 뒷전에 두고 폐쇄를 결정한 겁니다.
[이종철/익산 영등1동 통장협회장 : "자기의 어떤 영업의 이익이나 이런 것들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전하고서, 오히려 힘들다고 폐국으로 가는 것은 자신들의 어떤 잘못으로 인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우체국은 대개 인근 지역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걸어서 방문하기 쉽고 문턱이 낮아 친근감을 더해왔습니다.
우편과 금융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이용 편의 또한 높습니다.
그런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문 닫은 우체국은 전국에 129곳.
올해부터 4년 동안 42곳이 더 폐국될 계획에 있습니다.
상반기 동안 전북지역 내에서도 대상 우체국 6곳 중 3곳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영등동의 우체국과 함께 전주시 진북동에 있는 한 우체국도 추가로 문 닫을 계획입니다.
[박영호/전주시 진북2동 : "(주민들이) 4천 명 사는데, 여기 가까우니까 좋잖아요. 그런데 여기가 없어진다라고 하면 저 태평동이나 다른 데로 가야 될 것 아니에요. 주민들 편의를 위해서 있는 건데, 그래서 절대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도중 전북지방우정청으로부터 올해 안에는 더 이상 도내 직영우체국을 폐쇄하지 않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 우체국이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마치 공기처럼 우리에게 평범하고 일상적인 존재로 자리해온 우체국들.
우체국이 사라지면서 주민들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지만, 대안은 우편취급국으로의 전환과 금융자동화기기를 설치해 사실상 명맥만 유지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공공서비스 개념이 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주민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재인/공무원노조 전북지역본부 익산우체국 지부장 : "거기는(우편취급국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 같은 그런 경우를 충분히 이행하기가 좀 힘든 측면이 있다고 저희는 판단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공공성이나 이런 게 많이 저해될 우려가 있고…."]
밤새 정성들여 쓴 편지를 부치고, 이맘때면 멀리 있는 자녀들에게 김장김치를 보내기도 하는 따뜻한 정서가 살아 있는 우체국.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머무르는 공간이 경영논리로 이제는 하나 둘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익산시 영등동의 한 우체국.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평소 도움을 받았던 지인에게 책 선물을 보내고 있는 동순 씨.
[김동순/익산시 영등동 : "소포를 이용하게 되면 다른 택배사보다는 집도 가깝고 하니까 오게 되더라고요. (우체국은) 그런 따뜻함이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인근에 사는 동순 씨는 이맘때면 어린시절 부치던 크리스마스 카드 생각에 우체국에 와 소포를 보내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소포에 담아 보내는 이의 마음처럼 우편물을 취급하는 직원들에게도 훈훈함이 전해집니다.
[변종훈/익산 영등동우체국 주무관 : "이번주부터 김장 많이 보내고 있거든요. 우체국 많이 믿고 보내주시니까 보내시면서도 우체국이 건전하다 이렇게 말씀 많이 해주시고 하니까 저희도 보람도 느끼고 하죠."]
예정대로라면 이 우체국은 ‘창구망 합리화’ 대상에 포함되어 오는 12월 18일 문을 닫아야 합니다.
[전북지방우정청 관계자 : "우체국 '창구망 합리화'를 전국적으로 지금 우정사업이 경영적자로 인해가지고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추진하는 사항이고…."]
우정사업본부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구망 합리화'.
대상 조건은 1개 면에 2개의 우체국이 있다거나, 1km 반경 안에 2개의 우체국이 있는 경우, 남의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우체국을 사랑방처럼 이용해온 주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박기문/익산시 어양동 : "저희는 항상 해외로 보내는 게 많아서 이게 없어지면 다른 CJ라든지 다른 물류를 알아봐야 돼요. 계속 있으면 저희는 좋죠. 그렇게 되기를 또 바라고."]
해당 우체국은 3년 전에도 주민들 의견을 무시한 채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현재 위치로 이전을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우체국 측은 금융업무나 우편 물량이 줄어들어 원래 있던 곳보다 월등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영논리를 앞세워 또 다시 주민들을 뒷전에 두고 폐쇄를 결정한 겁니다.
[이종철/익산 영등1동 통장협회장 : "자기의 어떤 영업의 이익이나 이런 것들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전하고서, 오히려 힘들다고 폐국으로 가는 것은 자신들의 어떤 잘못으로 인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우체국은 대개 인근 지역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걸어서 방문하기 쉽고 문턱이 낮아 친근감을 더해왔습니다.
우편과 금융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이용 편의 또한 높습니다.
그런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문 닫은 우체국은 전국에 129곳.
올해부터 4년 동안 42곳이 더 폐국될 계획에 있습니다.
상반기 동안 전북지역 내에서도 대상 우체국 6곳 중 3곳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영등동의 우체국과 함께 전주시 진북동에 있는 한 우체국도 추가로 문 닫을 계획입니다.
[박영호/전주시 진북2동 : "(주민들이) 4천 명 사는데, 여기 가까우니까 좋잖아요. 그런데 여기가 없어진다라고 하면 저 태평동이나 다른 데로 가야 될 것 아니에요. 주민들 편의를 위해서 있는 건데, 그래서 절대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도중 전북지방우정청으로부터 올해 안에는 더 이상 도내 직영우체국을 폐쇄하지 않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 우체국이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마치 공기처럼 우리에게 평범하고 일상적인 존재로 자리해온 우체국들.
우체국이 사라지면서 주민들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지만, 대안은 우편취급국으로의 전환과 금융자동화기기를 설치해 사실상 명맥만 유지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공공서비스 개념이 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주민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재인/공무원노조 전북지역본부 익산우체국 지부장 : "거기는(우편취급국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 같은 그런 경우를 충분히 이행하기가 좀 힘든 측면이 있다고 저희는 판단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공공성이나 이런 게 많이 저해될 우려가 있고…."]
밤새 정성들여 쓴 편지를 부치고, 이맘때면 멀리 있는 자녀들에게 김장김치를 보내기도 하는 따뜻한 정서가 살아 있는 우체국.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머무르는 공간이 경영논리로 이제는 하나 둘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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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영등동의 한 우체국.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평소 도움을 받았던 지인에게 책 선물을 보내고 있는 동순 씨.
[김동순/익산시 영등동 : "소포를 이용하게 되면 다른 택배사보다는 집도 가깝고 하니까 오게 되더라고요. (우체국은) 그런 따뜻함이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인근에 사는 동순 씨는 이맘때면 어린시절 부치던 크리스마스 카드 생각에 우체국에 와 소포를 보내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소포에 담아 보내는 이의 마음처럼 우편물을 취급하는 직원들에게도 훈훈함이 전해집니다.
[변종훈/익산 영등동우체국 주무관 : "이번주부터 김장 많이 보내고 있거든요. 우체국 많이 믿고 보내주시니까 보내시면서도 우체국이 건전하다 이렇게 말씀 많이 해주시고 하니까 저희도 보람도 느끼고 하죠."]
예정대로라면 이 우체국은 ‘창구망 합리화’ 대상에 포함되어 오는 12월 18일 문을 닫아야 합니다.
[전북지방우정청 관계자 : "우체국 '창구망 합리화'를 전국적으로 지금 우정사업이 경영적자로 인해가지고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추진하는 사항이고…."]
우정사업본부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구망 합리화'.
대상 조건은 1개 면에 2개의 우체국이 있다거나, 1km 반경 안에 2개의 우체국이 있는 경우, 남의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우체국을 사랑방처럼 이용해온 주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박기문/익산시 어양동 : "저희는 항상 해외로 보내는 게 많아서 이게 없어지면 다른 CJ라든지 다른 물류를 알아봐야 돼요. 계속 있으면 저희는 좋죠. 그렇게 되기를 또 바라고."]
해당 우체국은 3년 전에도 주민들 의견을 무시한 채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현재 위치로 이전을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우체국 측은 금융업무나 우편 물량이 줄어들어 원래 있던 곳보다 월등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영논리를 앞세워 또 다시 주민들을 뒷전에 두고 폐쇄를 결정한 겁니다.
[이종철/익산 영등1동 통장협회장 : "자기의 어떤 영업의 이익이나 이런 것들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전하고서, 오히려 힘들다고 폐국으로 가는 것은 자신들의 어떤 잘못으로 인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우체국은 대개 인근 지역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걸어서 방문하기 쉽고 문턱이 낮아 친근감을 더해왔습니다.
우편과 금융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이용 편의 또한 높습니다.
그런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문 닫은 우체국은 전국에 129곳.
올해부터 4년 동안 42곳이 더 폐국될 계획에 있습니다.
상반기 동안 전북지역 내에서도 대상 우체국 6곳 중 3곳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영등동의 우체국과 함께 전주시 진북동에 있는 한 우체국도 추가로 문 닫을 계획입니다.
[박영호/전주시 진북2동 : "(주민들이) 4천 명 사는데, 여기 가까우니까 좋잖아요. 그런데 여기가 없어진다라고 하면 저 태평동이나 다른 데로 가야 될 것 아니에요. 주민들 편의를 위해서 있는 건데, 그래서 절대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도중 전북지방우정청으로부터 올해 안에는 더 이상 도내 직영우체국을 폐쇄하지 않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 우체국이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마치 공기처럼 우리에게 평범하고 일상적인 존재로 자리해온 우체국들.
우체국이 사라지면서 주민들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지만, 대안은 우편취급국으로의 전환과 금융자동화기기를 설치해 사실상 명맥만 유지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공공서비스 개념이 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주민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재인/공무원노조 전북지역본부 익산우체국 지부장 : "거기는(우편취급국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 같은 그런 경우를 충분히 이행하기가 좀 힘든 측면이 있다고 저희는 판단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공공성이나 이런 게 많이 저해될 우려가 있고…."]
밤새 정성들여 쓴 편지를 부치고, 이맘때면 멀리 있는 자녀들에게 김장김치를 보내기도 하는 따뜻한 정서가 살아 있는 우체국.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머무르는 공간이 경영논리로 이제는 하나 둘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익산시 영등동의 한 우체국.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평소 도움을 받았던 지인에게 책 선물을 보내고 있는 동순 씨.
[김동순/익산시 영등동 : "소포를 이용하게 되면 다른 택배사보다는 집도 가깝고 하니까 오게 되더라고요. (우체국은) 그런 따뜻함이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인근에 사는 동순 씨는 이맘때면 어린시절 부치던 크리스마스 카드 생각에 우체국에 와 소포를 보내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소포에 담아 보내는 이의 마음처럼 우편물을 취급하는 직원들에게도 훈훈함이 전해집니다.
[변종훈/익산 영등동우체국 주무관 : "이번주부터 김장 많이 보내고 있거든요. 우체국 많이 믿고 보내주시니까 보내시면서도 우체국이 건전하다 이렇게 말씀 많이 해주시고 하니까 저희도 보람도 느끼고 하죠."]
예정대로라면 이 우체국은 ‘창구망 합리화’ 대상에 포함되어 오는 12월 18일 문을 닫아야 합니다.
[전북지방우정청 관계자 : "우체국 '창구망 합리화'를 전국적으로 지금 우정사업이 경영적자로 인해가지고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추진하는 사항이고…."]
우정사업본부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구망 합리화'.
대상 조건은 1개 면에 2개의 우체국이 있다거나, 1km 반경 안에 2개의 우체국이 있는 경우, 남의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우체국을 사랑방처럼 이용해온 주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박기문/익산시 어양동 : "저희는 항상 해외로 보내는 게 많아서 이게 없어지면 다른 CJ라든지 다른 물류를 알아봐야 돼요. 계속 있으면 저희는 좋죠. 그렇게 되기를 또 바라고."]
해당 우체국은 3년 전에도 주민들 의견을 무시한 채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현재 위치로 이전을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우체국 측은 금융업무나 우편 물량이 줄어들어 원래 있던 곳보다 월등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영논리를 앞세워 또 다시 주민들을 뒷전에 두고 폐쇄를 결정한 겁니다.
[이종철/익산 영등1동 통장협회장 : "자기의 어떤 영업의 이익이나 이런 것들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전하고서, 오히려 힘들다고 폐국으로 가는 것은 자신들의 어떤 잘못으로 인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우체국은 대개 인근 지역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걸어서 방문하기 쉽고 문턱이 낮아 친근감을 더해왔습니다.
우편과 금융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이용 편의 또한 높습니다.
그런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문 닫은 우체국은 전국에 129곳.
올해부터 4년 동안 42곳이 더 폐국될 계획에 있습니다.
상반기 동안 전북지역 내에서도 대상 우체국 6곳 중 3곳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영등동의 우체국과 함께 전주시 진북동에 있는 한 우체국도 추가로 문 닫을 계획입니다.
[박영호/전주시 진북2동 : "(주민들이) 4천 명 사는데, 여기 가까우니까 좋잖아요. 그런데 여기가 없어진다라고 하면 저 태평동이나 다른 데로 가야 될 것 아니에요. 주민들 편의를 위해서 있는 건데, 그래서 절대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도중 전북지방우정청으로부터 올해 안에는 더 이상 도내 직영우체국을 폐쇄하지 않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 우체국이 없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마치 공기처럼 우리에게 평범하고 일상적인 존재로 자리해온 우체국들.
우체국이 사라지면서 주민들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지만, 대안은 우편취급국으로의 전환과 금융자동화기기를 설치해 사실상 명맥만 유지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공공서비스 개념이 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주민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재인/공무원노조 전북지역본부 익산우체국 지부장 : "거기는(우편취급국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 같은 그런 경우를 충분히 이행하기가 좀 힘든 측면이 있다고 저희는 판단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공공성이나 이런 게 많이 저해될 우려가 있고…."]
밤새 정성들여 쓴 편지를 부치고, 이맘때면 멀리 있는 자녀들에게 김장김치를 보내기도 하는 따뜻한 정서가 살아 있는 우체국.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머무르는 공간이 경영논리로 이제는 하나 둘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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