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있는데, 책임은 없다니”…수해 복구 더딘 구례

입력 2020.11.25 (06:41) 수정 2020.11.25 (06: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불어난 물에 소가 떠내려가고 시가지가 온통 잠겼던 지난 8월 전남 구례군 수해, 기억하실 텐데요.

수해를 입은 지 석 달이 훌쩍 지났지만,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원인 조사조차 전혀 진행이 안 돼 언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김정대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소가 죽고 있으면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우린 안 죽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마을 이번에 침수로 인해서 완전히 붕괴했습니다."]

천2백여 가구가 삶의 터전을 잃은 지 석 달째...

집이 무너진 주민에겐 최대 천6백만 원이 지원됐습니다.

집 짓기엔 턱없이 모자랍니다.

[김일순/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능력이 되면 다른 데 나가서라도 집을 짓는다든지 (하겠지만) 1~2천만 원 가지고 짓는 게 아니잖아요.”]

임시주택을 지으면서 규격 미달의 자재를 쓴 사실이 최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김일순/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 “부리나케 이게 50동을 만들어 납품하다 보니까. 구례군에서는 자재를 좋은 걸 쓰던 (신경을 안 썼는지...)”]

집도 못 짓고, 옮길 데도 없던 주민들.

인근 사찰과 학교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 머물러 왔지만, 이마저도 기간이 끝났습니다.

[안치부/전남 구례군 마산면 :“군에서 (임시 거처인) 생태공원 계약이 끝났다고. 그래서 억지로 쫓겨나다시피 한 거야. 나가라고...”]

수해 이후 구례군에 복구 예산 3천억 원이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공공시설물 복구에만 쓰도록 제한돼 주민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김일순/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 “우리한테 쓰이는 게 아니고 공사업자들한테만 쓰이는 게 아니냐. 이게 지금 우리 삶하고 무슨 상관이냐 이게...”]

수재민들을 더 괴롭게 한 건, 부실한 피해 조사와 더딘 원인 조사입니다.

[안치부/전남 구례군 마산면 : “항공촬영해서 반파라고 해서 반파로 매기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대요. 내가 갔으면 자기들이 한 바퀴 싹 돌아보고 실태조사를 해야 할 것 아니에요. 실태 조사도 없었어...”]

[김봉용/섬진강 수해참사 구례군 비대위원장 : “섬진강 수해 참사가 난 지 지금 100일이 훌쩍 넘었습니다. 수해 원인에 대한 조사 자체도 하고 있지 못한 상태예요.”]

주민 비상대책위는 곧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농성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김봉용/섬진강 수해참사 구례군 비대위원장 : “지금까지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저는 이게 정상적인 사회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피해자 있는데, 책임은 없다니”…수해 복구 더딘 구례
    • 입력 2020-11-25 06:41:41
    • 수정2020-11-25 06:50:16
    뉴스광장 1부
[앵커]

불어난 물에 소가 떠내려가고 시가지가 온통 잠겼던 지난 8월 전남 구례군 수해, 기억하실 텐데요.

수해를 입은 지 석 달이 훌쩍 지났지만,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원인 조사조차 전혀 진행이 안 돼 언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김정대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소가 죽고 있으면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우린 안 죽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마을 이번에 침수로 인해서 완전히 붕괴했습니다."]

천2백여 가구가 삶의 터전을 잃은 지 석 달째...

집이 무너진 주민에겐 최대 천6백만 원이 지원됐습니다.

집 짓기엔 턱없이 모자랍니다.

[김일순/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능력이 되면 다른 데 나가서라도 집을 짓는다든지 (하겠지만) 1~2천만 원 가지고 짓는 게 아니잖아요.”]

임시주택을 지으면서 규격 미달의 자재를 쓴 사실이 최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김일순/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 “부리나케 이게 50동을 만들어 납품하다 보니까. 구례군에서는 자재를 좋은 걸 쓰던 (신경을 안 썼는지...)”]

집도 못 짓고, 옮길 데도 없던 주민들.

인근 사찰과 학교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 머물러 왔지만, 이마저도 기간이 끝났습니다.

[안치부/전남 구례군 마산면 :“군에서 (임시 거처인) 생태공원 계약이 끝났다고. 그래서 억지로 쫓겨나다시피 한 거야. 나가라고...”]

수해 이후 구례군에 복구 예산 3천억 원이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공공시설물 복구에만 쓰도록 제한돼 주민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김일순/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 “우리한테 쓰이는 게 아니고 공사업자들한테만 쓰이는 게 아니냐. 이게 지금 우리 삶하고 무슨 상관이냐 이게...”]

수재민들을 더 괴롭게 한 건, 부실한 피해 조사와 더딘 원인 조사입니다.

[안치부/전남 구례군 마산면 : “항공촬영해서 반파라고 해서 반파로 매기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대요. 내가 갔으면 자기들이 한 바퀴 싹 돌아보고 실태조사를 해야 할 것 아니에요. 실태 조사도 없었어...”]

[김봉용/섬진강 수해참사 구례군 비대위원장 : “섬진강 수해 참사가 난 지 지금 100일이 훌쩍 넘었습니다. 수해 원인에 대한 조사 자체도 하고 있지 못한 상태예요.”]

주민 비상대책위는 곧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농성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김봉용/섬진강 수해참사 구례군 비대위원장 : “지금까지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저는 이게 정상적인 사회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