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침수’ 영덕 오포리…예방 사업은 지연

입력 2020.11.27 (12:35) 수정 2020.11.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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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난 피해 현장을 다시 가보는 시간, 오늘은 경북 영덕과 울릉도입니다.

경북 영덕 오포리 강구시장 일대는 2018년 태풍 콩레이부터 3번 연속 침수피해를 입었는데... 현장에 다녀온 김민정 기자와 왜 그런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구시장이 있는 오포리 일대,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침수피해를 입은게 2018년 태풍 콩레이 2019년 태풍 미탁, 올해 7월 집중호우까지 21개월 동안 세 번인데요.

일단 짧은 영상 하나 함께 보시겠습니다.

콩레이때 영상인데요,

집에 거의 사람 키 높이만큼 물이 들어차서 대피하는 것 조차 힘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저 영상 속 집에 사시는 할머니를 직접 만나고 왔는데, 집 자체는 도배 장판도 새로 해서 겉보기에는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속사정은 달랐습니다.

처음에 집이 잠겼을 땐 당연히 살림살이를 새로 장만했는데, 이게 두 번 세 번 짧은 기간에 되풀이되니까 '아 이걸 새로 사면 또 비오면 못 쓰게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새 물건을 못 들여 놓고 있다고 합니다.

그냥 말려 쓰거나 다른 사람이 버린 주워다 쓰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이 지역에 강구시장도 매년 침수가 되잖아요?

[기자]

네. 그래서 주로 시장 상인들이 피해를 보는데요.

무거운 냉동고까지 300m 이상 물에 다 떠내려 갔다고 합니다.

이 슈퍼마켓은 재산 피해가 3억 원 가까이 났다고 하고요.

일부 상인들은 복구 하느라 빚까지 잔뜩 냈는데, 자꾸 수해가 반복되다 보니까 내년 여름이 벌써 걱정이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재해가 반복되면 예방사업은 할 거 아닙니까.

[기자]

주민들이야 사업이 속도를 내는 걸 기대하지만,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사업비 확보하고 또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을 사전에 처리한 뒤 사업을 추진하려면 착공까지 1년씩 걸리는 게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착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토지보상문제같은 과제도 있고요. 이렇게 되면 다시 또, 공사가 늦어지는 거죠.

예방사업을 하긴 하지만, 그게 완료되기 전에 또 다시 재난 피해를 입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천재지변이 아니고 인재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앵커]

사실 재난 피해의 당사자, 피해자가 되면 정말 막막하지 않습니까.

지원은 충분한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그 부분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올해 태풍피해를 입은 울릉도 상황을 보면 예산은 800억원대를 확보했는데, 도로 같은 기반시설 복구에 대부분 투입이 되거든요? 그래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100가구 정도가 신고를 했는데, 실제 지원금을 받은건 10가구에 불과했습니다.

또, 울릉도는 육지에서 멀잖아요?

무너진 건물 같은 폐기물 치우는 거만 해도 배를 갖고 들어가야 해서 비용도 상당한데 이런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서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큰 재난 피해를 입고도 무관심 속에 복구가 잘 진척되지 않는 게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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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연속 침수’ 영덕 오포리…예방 사업은 지연
    • 입력 2020-11-27 12:35:57
    • 수정2020-11-27 13: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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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난 피해 현장을 다시 가보는 시간, 오늘은 경북 영덕과 울릉도입니다.

경북 영덕 오포리 강구시장 일대는 2018년 태풍 콩레이부터 3번 연속 침수피해를 입었는데... 현장에 다녀온 김민정 기자와 왜 그런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구시장이 있는 오포리 일대,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침수피해를 입은게 2018년 태풍 콩레이 2019년 태풍 미탁, 올해 7월 집중호우까지 21개월 동안 세 번인데요.

일단 짧은 영상 하나 함께 보시겠습니다.

콩레이때 영상인데요,

집에 거의 사람 키 높이만큼 물이 들어차서 대피하는 것 조차 힘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저 영상 속 집에 사시는 할머니를 직접 만나고 왔는데, 집 자체는 도배 장판도 새로 해서 겉보기에는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속사정은 달랐습니다.

처음에 집이 잠겼을 땐 당연히 살림살이를 새로 장만했는데, 이게 두 번 세 번 짧은 기간에 되풀이되니까 '아 이걸 새로 사면 또 비오면 못 쓰게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새 물건을 못 들여 놓고 있다고 합니다.

그냥 말려 쓰거나 다른 사람이 버린 주워다 쓰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이 지역에 강구시장도 매년 침수가 되잖아요?

[기자]

네. 그래서 주로 시장 상인들이 피해를 보는데요.

무거운 냉동고까지 300m 이상 물에 다 떠내려 갔다고 합니다.

이 슈퍼마켓은 재산 피해가 3억 원 가까이 났다고 하고요.

일부 상인들은 복구 하느라 빚까지 잔뜩 냈는데, 자꾸 수해가 반복되다 보니까 내년 여름이 벌써 걱정이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재해가 반복되면 예방사업은 할 거 아닙니까.

[기자]

주민들이야 사업이 속도를 내는 걸 기대하지만,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사업비 확보하고 또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을 사전에 처리한 뒤 사업을 추진하려면 착공까지 1년씩 걸리는 게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착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토지보상문제같은 과제도 있고요. 이렇게 되면 다시 또, 공사가 늦어지는 거죠.

예방사업을 하긴 하지만, 그게 완료되기 전에 또 다시 재난 피해를 입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천재지변이 아니고 인재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앵커]

사실 재난 피해의 당사자, 피해자가 되면 정말 막막하지 않습니까.

지원은 충분한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그 부분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올해 태풍피해를 입은 울릉도 상황을 보면 예산은 800억원대를 확보했는데, 도로 같은 기반시설 복구에 대부분 투입이 되거든요? 그래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100가구 정도가 신고를 했는데, 실제 지원금을 받은건 10가구에 불과했습니다.

또, 울릉도는 육지에서 멀잖아요?

무너진 건물 같은 폐기물 치우는 거만 해도 배를 갖고 들어가야 해서 비용도 상당한데 이런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서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큰 재난 피해를 입고도 무관심 속에 복구가 잘 진척되지 않는 게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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