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문화 갈증 해소…작은 영화관, 다시 날다!

입력 2020.12.03 (19:40) 수정 2020.12.0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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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화시설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 있었던 작은 영화관이 올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운영난에 속속 문을 닫았는데요,

최근 자치단체들이 직접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다시 문을 열고 있다고 합니다.

제한적이지만, 영화 관람을 즐기면서 코로나19 우울증도 날리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농촌 지역에서 문화의 샘물 역할을 해 온 작은 영화관.

올 들어 코로나19에 하나둘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에 자치단체들이 발 벗고 나서서 작은 영화관 부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산청군처럼 작은 영화관이 없던 곳에서조차 새로 문을 열기도 하는데요,

끊어진 발길이 다시 이어지는 작은 영화관으로 안내합니다.

지난 9월, 산청군에 문을 연 작은 영화관입니다.

그동안 산청에는 영화관이 없어 주민들은 영화를 보려면 한 시간 넘게 차를 타고 인근 도시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 주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이기 위해 작은 영화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전완배/산청군 작은 영화관 매니저 : "작은 영화관이라고 해서 옛날 영화 혹은 아동용 영화만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 개봉작들도 시내에 있는 대형 극장하고 똑같이 영화를 수급받아 상영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직원들은 철저한 소독과 방역 수칙을 지키며 손님 맞을 준비에 나서는데요.

좌석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안전수칙을 안내합니다.

["4번, 5번, 6번 좌석 안 되나요? (네. 저희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어 한 칸씩 띄어 앉으셔야 합니다.) 네."]

영화관은 2개의 상영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한 관당 객석 수는 50개 석으로 적지만, 화면크기와 상영장비 등은 대형 영화관에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좌석 간의 거리도 넉넉해 여유 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지원/관람객 : "시골에 살면 공기도 좋고, 자연경관도 좋은데, 좀 아쉬운 게 이런 문화적인 걸 누리는 거거든요. 이런 기회를 통해서 아이들이랑 가족들 함께 누리니까 부족함 없이 지역에서도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산청으로 귀촌한 이지원 씨는 종종 이곳을 찾는데요,

오늘은 아이들과 특별한 영화를 관람하러 왔습니다.

100년 전 흑백 무성영화를 판소리 공연과 함께 즐기는 시간입니다.

평소 보지 못한 색다른 영화를 보니 집중해서 감상하게 됩니다.

["(우리 어린아이들이 어떤 장면이 제일 재밌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아빠가 싸우는 장면? (어떤 장면?) 천사 날개 뜯는 장면이요."]

아이들은 이렇게 문화경험을 넓히면서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지원/관람객 : "무성영화는 쉽게 볼 수가 없잖아요. 아이들이 극장하면 할리우드 영화나 흥행작들만 보게 되는데, 저는 그것보다 오히려 지나간 영화라든가 다시 볼 수 있는 영화를 보는 게 작은 영화관의 장점인 것 같아요."]

작은 영화관에서는 상업영화 상영은 물론이고 지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도 선보이는데요.

'작은 영화관 기획전'을 통해 다양한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습니다.

[주연주/산청군 작은 영화관 매니저 :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 그리고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배리어프리(무장애) 영화와 영화제 수상작 등 11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고요. 지역민들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및 찾아가는 영화관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영화관 기획전'은 얼마 전 다시 문을 연 남해군 작은 영화관에서도 이어질 예정인데요,

평소 보지 못한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함주리/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사업단장 : "지역에 계신 분들도 충분히 '내 집 앞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문화 복지 이런 형태로 사업이 시작됐고요. 우리 동네에 조금 여유로운 극장에서 영화 및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시대, 영화 관계자들은 대형극장보다 밀집도가 낮고, 이동 거리가 짧은 지역의 작은 영화관이 더 많이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작은 영화관에서 만들어질 꿈과 희망은 절대 작지 않을 텐데요.

지역에서 문화 쉼터를 선사하는 작은 영화관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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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문화 갈증 해소…작은 영화관, 다시 날다!
    • 입력 2020-12-03 19:40:03
    • 수정2020-12-03 19:53:38
    뉴스7(창원)
[앵커]

문화시설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 있었던 작은 영화관이 올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운영난에 속속 문을 닫았는데요,

최근 자치단체들이 직접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다시 문을 열고 있다고 합니다.

제한적이지만, 영화 관람을 즐기면서 코로나19 우울증도 날리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농촌 지역에서 문화의 샘물 역할을 해 온 작은 영화관.

올 들어 코로나19에 하나둘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에 자치단체들이 발 벗고 나서서 작은 영화관 부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산청군처럼 작은 영화관이 없던 곳에서조차 새로 문을 열기도 하는데요,

끊어진 발길이 다시 이어지는 작은 영화관으로 안내합니다.

지난 9월, 산청군에 문을 연 작은 영화관입니다.

그동안 산청에는 영화관이 없어 주민들은 영화를 보려면 한 시간 넘게 차를 타고 인근 도시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 주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이기 위해 작은 영화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전완배/산청군 작은 영화관 매니저 : "작은 영화관이라고 해서 옛날 영화 혹은 아동용 영화만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 개봉작들도 시내에 있는 대형 극장하고 똑같이 영화를 수급받아 상영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직원들은 철저한 소독과 방역 수칙을 지키며 손님 맞을 준비에 나서는데요.

좌석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안전수칙을 안내합니다.

["4번, 5번, 6번 좌석 안 되나요? (네. 저희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어 한 칸씩 띄어 앉으셔야 합니다.) 네."]

영화관은 2개의 상영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한 관당 객석 수는 50개 석으로 적지만, 화면크기와 상영장비 등은 대형 영화관에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좌석 간의 거리도 넉넉해 여유 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지원/관람객 : "시골에 살면 공기도 좋고, 자연경관도 좋은데, 좀 아쉬운 게 이런 문화적인 걸 누리는 거거든요. 이런 기회를 통해서 아이들이랑 가족들 함께 누리니까 부족함 없이 지역에서도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산청으로 귀촌한 이지원 씨는 종종 이곳을 찾는데요,

오늘은 아이들과 특별한 영화를 관람하러 왔습니다.

100년 전 흑백 무성영화를 판소리 공연과 함께 즐기는 시간입니다.

평소 보지 못한 색다른 영화를 보니 집중해서 감상하게 됩니다.

["(우리 어린아이들이 어떤 장면이 제일 재밌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아빠가 싸우는 장면? (어떤 장면?) 천사 날개 뜯는 장면이요."]

아이들은 이렇게 문화경험을 넓히면서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지원/관람객 : "무성영화는 쉽게 볼 수가 없잖아요. 아이들이 극장하면 할리우드 영화나 흥행작들만 보게 되는데, 저는 그것보다 오히려 지나간 영화라든가 다시 볼 수 있는 영화를 보는 게 작은 영화관의 장점인 것 같아요."]

작은 영화관에서는 상업영화 상영은 물론이고 지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도 선보이는데요.

'작은 영화관 기획전'을 통해 다양한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습니다.

[주연주/산청군 작은 영화관 매니저 :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 그리고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배리어프리(무장애) 영화와 영화제 수상작 등 11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고요. 지역민들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및 찾아가는 영화관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영화관 기획전'은 얼마 전 다시 문을 연 남해군 작은 영화관에서도 이어질 예정인데요,

평소 보지 못한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함주리/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사업단장 : "지역에 계신 분들도 충분히 '내 집 앞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문화 복지 이런 형태로 사업이 시작됐고요. 우리 동네에 조금 여유로운 극장에서 영화 및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시대, 영화 관계자들은 대형극장보다 밀집도가 낮고, 이동 거리가 짧은 지역의 작은 영화관이 더 많이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작은 영화관에서 만들어질 꿈과 희망은 절대 작지 않을 텐데요.

지역에서 문화 쉼터를 선사하는 작은 영화관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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