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파안대소’에 담긴 자화상…한 시대를 웃다

입력 2020.12.05 (21:31) 수정 2020.12.0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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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우스꽝스럽게 웃는 얼굴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그림, 한 번쯤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웃는 얼굴을 그려 사회에 대한 거침없는 풍자를 담아온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유에민쥔'의 개인전이 ​국내에서 열립니다.

웃음에 담긴 이 시대의 자화상, 김지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똑같이 생긴 남성들이 웃고 있습니다.

눈은 지그시 감아버렸고, 몇 개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빼곡한 치아를 훤히 다 드러냈습니다.

잔디밭에 누워서도 얼굴이 찢어질 듯한 묘한 웃음은 계속되고,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의 두 눈이 응시하고 있는데도 이들은 그저, 웃습니다.

작가 자신을 모델로 삼아 웃는 인물을 표현해온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유에민쥔'의 작품들입니다.

사회적 정의가 거세된 시대, 무기력한 세대와 획일적인 사회를 웃음으로 풍자하고,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삶과 죽음을 늘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았습니다.

[유에민쥔/작가 : "저는 웃는 얼굴이 아주 복잡한 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기쁨, 슬픔, 그리고 교활, 고통도 있죠. 뜻이 아주 깊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작업실에 있던 거대한 조각 작품까지 한국 관객들을 위해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마치 그림 속 그 인물이 바로 앞에 앉아 웃고 있는 것처럼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한국 도예가의 손길로 재탄생시킨 작품도 함께 선보여 전시를 보는 의미를 더합니다.

[최지만/도예가 : "문화가 서로 교류함으로써 정치적인 어떤 차가운 부분이 훨씬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문화 교류는 계속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코로나19라는 재난의 긴 터널을 힘겹게 지나고 있는 지금.

작가가 그린 '웃음'의 의미는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유에민쥔/작가 : "한국 관객들이 웃음을 어떻게 해독하고 판단할지 궁금합니다. 한국 관객들이 저에게 건네는 어떤 제안을 느끼고 싶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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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문화] ‘파안대소’에 담긴 자화상…한 시대를 웃다
    • 입력 2020-12-05 21:31:51
    • 수정2020-12-05 21:43:51
    뉴스 9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우스꽝스럽게 웃는 얼굴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그림, 한 번쯤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웃는 얼굴을 그려 사회에 대한 거침없는 풍자를 담아온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유에민쥔'의 개인전이 ​국내에서 열립니다.

웃음에 담긴 이 시대의 자화상, 김지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똑같이 생긴 남성들이 웃고 있습니다.

눈은 지그시 감아버렸고, 몇 개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빼곡한 치아를 훤히 다 드러냈습니다.

잔디밭에 누워서도 얼굴이 찢어질 듯한 묘한 웃음은 계속되고,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의 두 눈이 응시하고 있는데도 이들은 그저, 웃습니다.

작가 자신을 모델로 삼아 웃는 인물을 표현해온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유에민쥔'의 작품들입니다.

사회적 정의가 거세된 시대, 무기력한 세대와 획일적인 사회를 웃음으로 풍자하고,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삶과 죽음을 늘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았습니다.

[유에민쥔/작가 : "저는 웃는 얼굴이 아주 복잡한 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기쁨, 슬픔, 그리고 교활, 고통도 있죠. 뜻이 아주 깊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작업실에 있던 거대한 조각 작품까지 한국 관객들을 위해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마치 그림 속 그 인물이 바로 앞에 앉아 웃고 있는 것처럼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한국 도예가의 손길로 재탄생시킨 작품도 함께 선보여 전시를 보는 의미를 더합니다.

[최지만/도예가 : "문화가 서로 교류함으로써 정치적인 어떤 차가운 부분이 훨씬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문화 교류는 계속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코로나19라는 재난의 긴 터널을 힘겹게 지나고 있는 지금.

작가가 그린 '웃음'의 의미는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유에민쥔/작가 : "한국 관객들이 웃음을 어떻게 해독하고 판단할지 궁금합니다. 한국 관객들이 저에게 건네는 어떤 제안을 느끼고 싶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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