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광고 내드려요”…자영업자 울리는 ‘검색 사기’

입력 2020.12.08 (06:38) 수정 2020.12.0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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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자영업을 막 시작하시는 분들 주의 깊게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장사를 시작하자마자 네이버 지도 서비스에 자신의 가게 주소를 등록하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이런 자영업자들에게 네이버 관계자인 것처럼 접근해 검색 결과에 노출이 잘되도록 해주겠다고 한 뒤 돈만 받아 챙기는 업체들이 있다고 합니다.

방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8월 문을 연 술집 사장 A 씨는 네이버 지도에 가게 주소를 등록하자마자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시 전화 녹취 : "○○○○ 네이버 쪽 키워드 담당자고요. 신규 사업자 세 군데만 선정해서 네이버 쪽 광고 지원, 파워 링크 무상 지원 받으실 건데..."]

네이버 검색창 상단에 자신의 가게 홈페이지를 노출시켜준다는 이른바 파워링크 광고입니다.

A 씨는 네이버 직원의 영업인 줄 알고 120만 원을 주고 3년 계약을 했습니다.

하지만 업체가 만들어준 홈페이지는 조잡했고, 네이버 상단에 노출되는 일도 없었습니다.

계약 열흘 만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는 오히려 위약금을 요구했습니다.

[주점 사장 A 씨 딸 : "(네이버에) 업체 (주소) 등록을 하고 전화가 오고 이러니까 엄마는 너무 당황하시면서 자기는 진짜 네이버인 줄 알았다..."]

이 업체는 어떻게 A 씨가 네이버 지도 등록을 한 직후 연락을 할 수 있었을까.

이 업체 전 직원은 네이버 지도 등록이 된 음식점의 이름, 전화번호와 주소 등이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광고 대행업체 전 직원 : "10분 간격으로 해 가지고 지도, 신규로 등록된 게 화면에 나타나는데 보통 음식점 이런 게 뜨면은 전화번호가 있어요."]

이 업체는 실제로 파워링크 광고 등록도 해줬지만, 꼼수가 있었습니다.

미술학원을 등록한다고 하면 '미술학원'이나 '웹툰학원' 등 연관어를 등록해야 검색이 잘 되는데, 학원명 전부나 검색어로 잘 쓸 것 같지 않은 단어를 설정한다는 겁니다.

검색을 통한 클릭 횟수에 비례해 광고대행업체가 네이버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검색이 잘 안 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렸습니다.

[광고 대행업체 전 직원 : "(조회가 몇 번?) 10번 안쪽이라고 보시면 될 거예요. (그렇게 키워드 등록해서 한 달에 검색되는 게 10번 안쪽?) 가장 베스트죠. 영업자들 입장에선..."]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네이버 지도 등록 정보로 영업했고, 광고도 제대로 집행했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 측은 데이터를 외부에 넘긴 적은 없다며 광고 대행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안민식 조창훈/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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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에 광고 내드려요”…자영업자 울리는 ‘검색 사기’
    • 입력 2020-12-08 06:38:21
    • 수정2020-12-08 07:55:03
    뉴스광장 1부
[앵커]

이번에는 자영업을 막 시작하시는 분들 주의 깊게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장사를 시작하자마자 네이버 지도 서비스에 자신의 가게 주소를 등록하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이런 자영업자들에게 네이버 관계자인 것처럼 접근해 검색 결과에 노출이 잘되도록 해주겠다고 한 뒤 돈만 받아 챙기는 업체들이 있다고 합니다.

방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8월 문을 연 술집 사장 A 씨는 네이버 지도에 가게 주소를 등록하자마자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시 전화 녹취 : "○○○○ 네이버 쪽 키워드 담당자고요. 신규 사업자 세 군데만 선정해서 네이버 쪽 광고 지원, 파워 링크 무상 지원 받으실 건데..."]

네이버 검색창 상단에 자신의 가게 홈페이지를 노출시켜준다는 이른바 파워링크 광고입니다.

A 씨는 네이버 직원의 영업인 줄 알고 120만 원을 주고 3년 계약을 했습니다.

하지만 업체가 만들어준 홈페이지는 조잡했고, 네이버 상단에 노출되는 일도 없었습니다.

계약 열흘 만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는 오히려 위약금을 요구했습니다.

[주점 사장 A 씨 딸 : "(네이버에) 업체 (주소) 등록을 하고 전화가 오고 이러니까 엄마는 너무 당황하시면서 자기는 진짜 네이버인 줄 알았다..."]

이 업체는 어떻게 A 씨가 네이버 지도 등록을 한 직후 연락을 할 수 있었을까.

이 업체 전 직원은 네이버 지도 등록이 된 음식점의 이름, 전화번호와 주소 등이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광고 대행업체 전 직원 : "10분 간격으로 해 가지고 지도, 신규로 등록된 게 화면에 나타나는데 보통 음식점 이런 게 뜨면은 전화번호가 있어요."]

이 업체는 실제로 파워링크 광고 등록도 해줬지만, 꼼수가 있었습니다.

미술학원을 등록한다고 하면 '미술학원'이나 '웹툰학원' 등 연관어를 등록해야 검색이 잘 되는데, 학원명 전부나 검색어로 잘 쓸 것 같지 않은 단어를 설정한다는 겁니다.

검색을 통한 클릭 횟수에 비례해 광고대행업체가 네이버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검색이 잘 안 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렸습니다.

[광고 대행업체 전 직원 : "(조회가 몇 번?) 10번 안쪽이라고 보시면 될 거예요. (그렇게 키워드 등록해서 한 달에 검색되는 게 10번 안쪽?) 가장 베스트죠. 영업자들 입장에선..."]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네이버 지도 등록 정보로 영업했고, 광고도 제대로 집행했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 측은 데이터를 외부에 넘긴 적은 없다며 광고 대행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안민식 조창훈/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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