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관련 일반재판 수형인, 첫 ‘무죄’ 판결…명예 회복

입력 2020.12.08 (06:53) 수정 2020.12.0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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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 사건 당시 군사재판이 아닌 일반재판을 받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생존 수형인에게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4·3 일반재판 수형인 가운데 무죄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천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르방(할아버지)! 무죄!"]

법원 앞이 만세 소리로 가득 찹니다.

사람들이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제주 4·3 사건 당시 국방경비법 위반죄로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억울하게 옥살이한 92살 김두황 할아버지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재심을 청구한 지 1년 만에 명예를 회복한 겁니다.

[김두황/제주4·3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 : "정말 봄이 왔습니다. 따듯한 봄이 왔습니다. 유채꽃도 활짝 폈습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의 입증 책임이 있는 검찰이 이를 하지 못하고 무죄를 구형했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1월 4·3 군사재판 수형인 18명에게 사실상 무죄인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진 적이 있지만,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가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판부는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뒤 이례적으로 무죄 판결의 의미를 되짚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극심한 이념 대립 속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한 개인의 존엄이 희생됐다"며 "이번 선고가 피고인의 응어리를 푸는 작은 기점이 되길 바란다"고 김 할아버지를 위로했습니다.

[임재성/변호사 : "이대로 판결이 확정되면, 이후에 김두황 할아버님과 논의해서 실질적인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국가배상)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파악된 4·3 일반재판 수형인은 천3백여 명.

이번 판결이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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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관련 일반재판 수형인, 첫 ‘무죄’ 판결…명예 회복
    • 입력 2020-12-08 06:53:43
    • 수정2020-12-08 07: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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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 사건 당시 군사재판이 아닌 일반재판을 받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생존 수형인에게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4·3 일반재판 수형인 가운데 무죄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천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르방(할아버지)! 무죄!"]

법원 앞이 만세 소리로 가득 찹니다.

사람들이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제주 4·3 사건 당시 국방경비법 위반죄로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억울하게 옥살이한 92살 김두황 할아버지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재심을 청구한 지 1년 만에 명예를 회복한 겁니다.

[김두황/제주4·3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 : "정말 봄이 왔습니다. 따듯한 봄이 왔습니다. 유채꽃도 활짝 폈습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의 입증 책임이 있는 검찰이 이를 하지 못하고 무죄를 구형했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1월 4·3 군사재판 수형인 18명에게 사실상 무죄인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진 적이 있지만,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가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재판부는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뒤 이례적으로 무죄 판결의 의미를 되짚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극심한 이념 대립 속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한 개인의 존엄이 희생됐다"며 "이번 선고가 피고인의 응어리를 푸는 작은 기점이 되길 바란다"고 김 할아버지를 위로했습니다.

[임재성/변호사 : "이대로 판결이 확정되면, 이후에 김두황 할아버님과 논의해서 실질적인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국가배상)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파악된 4·3 일반재판 수형인은 천3백여 명.

이번 판결이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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