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K] 코로나19 감염 위험 내몰린 ‘돌봄 노동’

입력 2020.12.17 (19:20) 수정 2020.12.17 (21: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도 사람들과 접촉하며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양보호사 같은 돌봄 노동자들인데요,

감염 위험과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2020 안전 K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재인 대통령/지난 10월 8일 : "돌봄과 같은 대면 서비스는 코로나와 같은 비상상황에서도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노동입니다."]

정부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며 돌봄 노동자들에게 보호와 지원을 약속했지만 달라진 건 아직 없습니다.

특히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들의 안전이 걱정되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 집으로 찾아가 돌보는 재가 요양보호사입니다.

식사와 약 먹는 일, 외출 준비를 돕는 것까지 모두 가까이에서 접촉해야 합니다.

집 안에선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노인들.

소독이나 방역 조치도 없습니다.

혹시 모를 코로나 19 감염을 막으려면 요양보호사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진영/요양보호사 : "가정에서 따로 자체적으로 방역한다든지 하는 건 없어서 조금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고요. 개인들이 조심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많이 걱정되고 우려스럽고."]

결국 마스크 한 장에 의지해야 하는데 최저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손진영/요양보호사 : "일하면서 마스크가 땀에 젖는다든지 호흡이 불편하다든지 이런 상황이 있기 때문에 자주 교체할 수밖에 없는 거죠. 마스크 지급이라든지 대상자 어르신 침구 주변을 소독할 수 있는 알코올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제공이 됐으면..."]

이러다 보니 가정집에서 코로나 19 확진자 가족을 돌보던 요양보호사가 감염되는 등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요양원이나 병원 같은 집단시설은 감염 위험이 더 높습니다.

고령에 기저 질환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노인들을 직접 대면해서 돌봐야 하는데, 일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요양원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노인을) 목욕시킬 때는 (마스크를) 벗으니까. 눈으로 땀이 들어가면 안 보이니까. (그러니까 마스크를 벗으세요?) 네."]

코로나 19가 발생했을 때 기본적인 방역 수칙도 없는 상태에서 부실한 초기 대응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김경미/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전략위원 : "(요양보호사들이) 공동으로 노출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그 층만 조사를 하고 방역을 하고. 그 와중에 무증상으로 있던 요양보호사들이 또 전염이 된 사실을 알게 됐던 거죠."]

코로나 19 감염으로 시설 자체가 집단 격리되면 돌봄 인력 부족으로 24시간 격무에 시달려야 하고 돌봄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도 불안합니다.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11명이 근무하는데 2명이 줄었어요. (원장이) 운영하는 자체가 힘들다. 그만둬야겠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 잘라야겠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해요."]

전국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20% 가량이 코로나 19로 인해 일을 그만둔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만둔 이유는 요양 서비스 이용자와 기관의 계약 해지가 80%를 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요양보호사 같은 필수노동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실태 조사에 나서는 등 지금 당장 감염 위험에 처한 노동자들은 보호나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뒤늦게 나선 정부 대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김경미/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전략위원 : "코로나19 관련해서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고 직접적인 돌봄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 종사자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요구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답변은 없고요. 변화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윤찬영/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민간 비영리 또는 영리단체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국가나 자치단체의 통제도 어려운 그런 상태에서 좀 더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그런 체제 구축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19시대, 우리 사회 가장 취약한 곳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31만 5천여 명.

돌봄 노동자 개인의 희생과 헌신에 맡기지 않고 코로나 시대 안전한 돌봄 체계가 갖춰지도록 적극적인 보호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이현권VJ/영상편집:공재성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안전K] 코로나19 감염 위험 내몰린 ‘돌봄 노동’
    • 입력 2020-12-17 19:20:31
    • 수정2020-12-17 21:08:42
    뉴스7(전주)
[앵커]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도 사람들과 접촉하며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양보호사 같은 돌봄 노동자들인데요,

감염 위험과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2020 안전 K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재인 대통령/지난 10월 8일 : "돌봄과 같은 대면 서비스는 코로나와 같은 비상상황에서도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노동입니다."]

정부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며 돌봄 노동자들에게 보호와 지원을 약속했지만 달라진 건 아직 없습니다.

특히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들의 안전이 걱정되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 집으로 찾아가 돌보는 재가 요양보호사입니다.

식사와 약 먹는 일, 외출 준비를 돕는 것까지 모두 가까이에서 접촉해야 합니다.

집 안에선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노인들.

소독이나 방역 조치도 없습니다.

혹시 모를 코로나 19 감염을 막으려면 요양보호사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진영/요양보호사 : "가정에서 따로 자체적으로 방역한다든지 하는 건 없어서 조금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고요. 개인들이 조심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많이 걱정되고 우려스럽고."]

결국 마스크 한 장에 의지해야 하는데 최저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손진영/요양보호사 : "일하면서 마스크가 땀에 젖는다든지 호흡이 불편하다든지 이런 상황이 있기 때문에 자주 교체할 수밖에 없는 거죠. 마스크 지급이라든지 대상자 어르신 침구 주변을 소독할 수 있는 알코올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제공이 됐으면..."]

이러다 보니 가정집에서 코로나 19 확진자 가족을 돌보던 요양보호사가 감염되는 등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요양원이나 병원 같은 집단시설은 감염 위험이 더 높습니다.

고령에 기저 질환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노인들을 직접 대면해서 돌봐야 하는데, 일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요양원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노인을) 목욕시킬 때는 (마스크를) 벗으니까. 눈으로 땀이 들어가면 안 보이니까. (그러니까 마스크를 벗으세요?) 네."]

코로나 19가 발생했을 때 기본적인 방역 수칙도 없는 상태에서 부실한 초기 대응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김경미/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전략위원 : "(요양보호사들이) 공동으로 노출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그 층만 조사를 하고 방역을 하고. 그 와중에 무증상으로 있던 요양보호사들이 또 전염이 된 사실을 알게 됐던 거죠."]

코로나 19 감염으로 시설 자체가 집단 격리되면 돌봄 인력 부족으로 24시간 격무에 시달려야 하고 돌봄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도 불안합니다.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11명이 근무하는데 2명이 줄었어요. (원장이) 운영하는 자체가 힘들다. 그만둬야겠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 잘라야겠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해요."]

전국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20% 가량이 코로나 19로 인해 일을 그만둔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만둔 이유는 요양 서비스 이용자와 기관의 계약 해지가 80%를 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요양보호사 같은 필수노동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실태 조사에 나서는 등 지금 당장 감염 위험에 처한 노동자들은 보호나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뒤늦게 나선 정부 대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김경미/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전략위원 : "코로나19 관련해서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고 직접적인 돌봄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 종사자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요구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답변은 없고요. 변화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윤찬영/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민간 비영리 또는 영리단체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국가나 자치단체의 통제도 어려운 그런 상태에서 좀 더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그런 체제 구축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19시대, 우리 사회 가장 취약한 곳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31만 5천여 명.

돌봄 노동자 개인의 희생과 헌신에 맡기지 않고 코로나 시대 안전한 돌봄 체계가 갖춰지도록 적극적인 보호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이현권VJ/영상편집:공재성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전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