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나무가 아프면 찾아주세요, ‘나무의사’가 갑니다!

입력 2020.12.17 (19:41) 수정 2020.12.1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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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무의사'를 아십니까?

사람이 아프면 의사를 찾아가는 것처럼, 아픈 나무를 돌보는 전문의사들이 있습니다.

나무의사도 국가자격제도로 도입될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데요,

푸른 산림을 지키는 나무의사들의 활동 현장을 현장속으로에서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사람에겐 의사, 동물에겐 수의사가 있듯이 나무에겐 나무의사가 있습니다.

나무의사 국가자격제도가 도입되면서 3년 뒤부터 나무병원 운영자들은 반드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요.

현장에서 활동하는 나무의사들의 활동을 따라가 봅니다.

나무 한 그루를 두고 두 사람이 꼼꼼히 살피기 시작합니다.

외관을 먼저 살핀 뒤, 진단장비로 나무 속까지 살핍니다.

병든 나무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나무의사 이정혁 씨는 산림자원학을 전공한 이후 14년째 나무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정혁/나무의사 : "죽은 부위는 잘라 주고, 약제 처리를 해서 더 부패가 확산되지 않게끔 나무를 아름답게 합니다. 동네 분들 (나무를 보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아주 기분이 좋고, 성취감도 있고 그렇죠."]

겉면이 썩어가는 오동나무.

치료가 필요하지만, 겨울철인 지금은 나무도 쉬는 때라 죽은 가지만 정리해주고 봄에 다시 처방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이정혁/나무의사 : "나무와 사람이 함께 융화돼 최대한 덜 피해를 주면서 나무를 최대한 살리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경상대학교 수목진단센터는 산림청에서 지정한 경남에서 하나뿐인 나무의사 교육기관입니다.

식물을 공부한 전문가가 나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나무병원은 오래전부터 있었는데요.

수목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수목을 치료하기 위해 나무의사 국가자격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신금철/경상대학교 수목진단센터 센터장 : "자격이 좀 부족한 나무병원에서 수목에 대해서 오진을 하거나 농약에 오남용으로 인해서 환경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국민의 건강에도 위협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산림청에서는 좀 더 전문화되고 자격을 갖춘 나무만을 진료할 수 있는 그런 자격증이 필요했기 때문에 자격제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나무의사는 산림청에서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150시간 동안 교과목을 수강한 뒤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경남산림환경연구원에서 공립나무병원 업무를 맡은 권정화 씨는 나무의사 1회 합격자입니다.

얼마 전 수목 병해충 의뢰가 들어왔는데요. 현장에 다녀온 뒤 자문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권정화 씨는 산림 업무를 맡아서 하다 보니 전문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데요,

["(곰팡이인지 확인할 수 있고요) 이렇게 다양하게 나올 수 있나요? 실제로도요?"]

업무와 병행하며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지만, 자격증 취득한 뒤 현장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권정화/공립나무병원 나무의사 : "제가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는 현장에 나가면 현장 상황과 기본 지식이 서로 접목이 되면서 조금 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수목진단센터에서는 나무의 조직을 수거해 병해충 발생 원인을 조사하는데요.

다양한 검사를 통해 생육 상태와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방제처방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또 외부에서 수목 진단 의뢰가 들어오면 현장에 나가 나무의 상태를 살피고 기초진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김민영/경상대학교 수목진단센터 연구원 : "지금 있는 위치가 도로예요. 여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행로인데, 나무 같은 경우가 3분의 1 정도 수피가 날아가 썩어 있는 상태예요. 그래서 이 나무가 넘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안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저희가 확인하는 겁니다."]

수목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나무뿐 아니라 나무와 함께 어울러 사는 사람과 동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기에 신중하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신금철/경상대학교 수목진단센터 센터장 : "반려 동물들의 건강을 위한 동물병원이 우리 생활에 일부가 됐듯이 나무병원 그리고 나무의사들도 앞으로 우리 주변에 중요한 또 일자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나무 병원 종사자뿐만 아니라 수목에 관심 있고 전공하는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합니다."]

전문가들이 보는 그동안 수목 관리의 가장 큰 문제는 농약의 오남용이었다고 합니다.

이제 나무도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시험을 거쳐 자격을 인증받은 나무의사로부터 진단과 처방을 받는 시대가 된 건데요,

나무의사들의 활약으로 우리 산림이 더욱 푸르고 건강해져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더욱 풍성하고 건강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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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나무가 아프면 찾아주세요, ‘나무의사’가 갑니다!
    • 입력 2020-12-17 19:41:45
    • 수정2020-12-17 19:45:24
    뉴스7(창원)
[앵커]

'나무의사'를 아십니까?

사람이 아프면 의사를 찾아가는 것처럼, 아픈 나무를 돌보는 전문의사들이 있습니다.

나무의사도 국가자격제도로 도입될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데요,

푸른 산림을 지키는 나무의사들의 활동 현장을 현장속으로에서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사람에겐 의사, 동물에겐 수의사가 있듯이 나무에겐 나무의사가 있습니다.

나무의사 국가자격제도가 도입되면서 3년 뒤부터 나무병원 운영자들은 반드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요.

현장에서 활동하는 나무의사들의 활동을 따라가 봅니다.

나무 한 그루를 두고 두 사람이 꼼꼼히 살피기 시작합니다.

외관을 먼저 살핀 뒤, 진단장비로 나무 속까지 살핍니다.

병든 나무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나무의사 이정혁 씨는 산림자원학을 전공한 이후 14년째 나무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정혁/나무의사 : "죽은 부위는 잘라 주고, 약제 처리를 해서 더 부패가 확산되지 않게끔 나무를 아름답게 합니다. 동네 분들 (나무를 보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아주 기분이 좋고, 성취감도 있고 그렇죠."]

겉면이 썩어가는 오동나무.

치료가 필요하지만, 겨울철인 지금은 나무도 쉬는 때라 죽은 가지만 정리해주고 봄에 다시 처방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이정혁/나무의사 : "나무와 사람이 함께 융화돼 최대한 덜 피해를 주면서 나무를 최대한 살리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경상대학교 수목진단센터는 산림청에서 지정한 경남에서 하나뿐인 나무의사 교육기관입니다.

식물을 공부한 전문가가 나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나무병원은 오래전부터 있었는데요.

수목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수목을 치료하기 위해 나무의사 국가자격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신금철/경상대학교 수목진단센터 센터장 : "자격이 좀 부족한 나무병원에서 수목에 대해서 오진을 하거나 농약에 오남용으로 인해서 환경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국민의 건강에도 위협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산림청에서는 좀 더 전문화되고 자격을 갖춘 나무만을 진료할 수 있는 그런 자격증이 필요했기 때문에 자격제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나무의사는 산림청에서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150시간 동안 교과목을 수강한 뒤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경남산림환경연구원에서 공립나무병원 업무를 맡은 권정화 씨는 나무의사 1회 합격자입니다.

얼마 전 수목 병해충 의뢰가 들어왔는데요. 현장에 다녀온 뒤 자문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권정화 씨는 산림 업무를 맡아서 하다 보니 전문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데요,

["(곰팡이인지 확인할 수 있고요) 이렇게 다양하게 나올 수 있나요? 실제로도요?"]

업무와 병행하며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지만, 자격증 취득한 뒤 현장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권정화/공립나무병원 나무의사 : "제가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는 현장에 나가면 현장 상황과 기본 지식이 서로 접목이 되면서 조금 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수목진단센터에서는 나무의 조직을 수거해 병해충 발생 원인을 조사하는데요.

다양한 검사를 통해 생육 상태와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방제처방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또 외부에서 수목 진단 의뢰가 들어오면 현장에 나가 나무의 상태를 살피고 기초진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김민영/경상대학교 수목진단센터 연구원 : "지금 있는 위치가 도로예요. 여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행로인데, 나무 같은 경우가 3분의 1 정도 수피가 날아가 썩어 있는 상태예요. 그래서 이 나무가 넘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안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저희가 확인하는 겁니다."]

수목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나무뿐 아니라 나무와 함께 어울러 사는 사람과 동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기에 신중하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신금철/경상대학교 수목진단센터 센터장 : "반려 동물들의 건강을 위한 동물병원이 우리 생활에 일부가 됐듯이 나무병원 그리고 나무의사들도 앞으로 우리 주변에 중요한 또 일자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나무 병원 종사자뿐만 아니라 수목에 관심 있고 전공하는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합니다."]

전문가들이 보는 그동안 수목 관리의 가장 큰 문제는 농약의 오남용이었다고 합니다.

이제 나무도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시험을 거쳐 자격을 인증받은 나무의사로부터 진단과 처방을 받는 시대가 된 건데요,

나무의사들의 활약으로 우리 산림이 더욱 푸르고 건강해져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더욱 풍성하고 건강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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