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월세 냈는데 쫓겨난다?”…中 1억 명 세입자, 금융 리스크 뇌관으로

입력 2020.12.21 (18:04) 수정 2020.12.2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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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도 서민들의 주거 문제가 심각합니다.

집주인과 갈등을 빚은 세입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치솟는 주거 비용 때문에 고민인 우리나라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글로벌ET> 중국의 임대 시장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은 기자, 중국에서도 이 월세살이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최근에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갈등의 핵심, 결국 '집세'입니다.

세입자는 집세를 냈다고 하는데, 집주인은 이 돈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내년까지 살라고 하지 않았어? (내년이라고?) 내가 무서운 게 있을 줄 알아?"]

한 중국인 여성이 남성과 다투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세입자, 남성은 집주인입니다.

집주인은 "방에서 나가라"고 소리치고, 세입자는 "못 나간다"고 맞섭니다.

이런 모습, 중국 전역에서 최근 흔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세입자를 내쫓기 위해 집주인이 물과 전기를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세입자 : "저는 소비자 대출로 1년 임대료를 냈고 계약은 내년 8월에 끝납니다. 하지만 집주인이 자물쇠를 바꾸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집주인 : "300만 원이 넘는 대출금을 매달 갚아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집을 돌려받을 수도 없고 임대료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달 초, 중국 광둥성에서는 집주인과 갈등을 빚어왔던 20살 취업준비생이 세를 살던 집에 불을 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세입자와 집주인 얘기가 다릅니다.

그렇다면 집세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겁니까?

[기자]

중국의 임대 시장, 일부 독특한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집주인, 세입자를 이어주는 회사가 있는데, 이번 사건의 이면엔 이 부동산 임대 회사가 있었습니다.

사업 방식은 이랬습니다.

세입자에게 1년 치 집세를 한꺼번에 받고 방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이 집세를 대부분 집주인에게 월세로 나눠서 줬습니다.

이 회사, 인테리어도 새로 해주고 가구나 가전제품도 제공했습니다.

시세보다 저렴한 집세를 내세웠습니다.

집주인에겐 높은 임대 수익을 보장해 준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회사의 수익 모델은 1년 치 집세를 받고, 월세 지급 사이 생긴 현금을 굴리는 거였습니다.

[앵커]

세입자에게는 시세보다 싸게, 집주인에게는 비싸게 세를 준다는 게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수익이 나긴 했습니까?

[기자]

네, 올해 초 유망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으며 뉴욕 증시에 상장됐습니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달랐습니다.

올 1분기에만 12억 3천여 위안, 우리 돈 2천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창사 이래 흑자를 기록한 적, 한 번도 없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얼어붙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직격탄이 됐습니다.

임대 주택의 공실률이 크게 늘고 월세도 급락하면서 이 회사 끝내 파산 위기에 몰렸고, 집주인에 임대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앵커]

부동산 임대 회사의 경영난 심각해 보이는데, 얼마나 많은 중국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월세를 받지 못하는 집주인도 문제지만 더 큰 위기는 세입자들이 떠안고 있습니다.

현재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선전 등 13개 도시, 약 50만 명에 달하는 세입자들이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됐습니다.

집주인들은 '매월' 집세를 받기로 약속을 받은 만큼 1년 집세를 한 번에 완납한 세입자들은 억울해도 짐을 꾸릴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일단 집 주인이 강제로 세입자를 내쫓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놓았습니다.

[앵커]

임대 부동산 회사 한 곳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금융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비슷한 사업 모델을 구축한 회사가 170곳이 넘습니다.

특히, 중소회사들이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더 우려되는 건 세입자들 대부분이 부동산 임대 회사와 연계해 대출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급한 불을 은행이 끄고 있습니다.

중국은행들 일단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지 않겠다, 일부는 당분간 세입자들에게 이자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세입자 대부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업준비생, 사회초년병이어서 은행들이 부실을 떠안게 되면 금융 시장이 출렁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세입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12%, 1억 7천만 명에 달합니다.

[앵커]

치솟는 집값 잡겠다며 민간 임대 아파트 시장을 키워온 중국 정부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내년엔 부동산 안정에 정책을 집중하겠다고 하니, 잘 지켜봐야겠네요.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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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12-21 18: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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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도 서민들의 주거 문제가 심각합니다.

집주인과 갈등을 빚은 세입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치솟는 주거 비용 때문에 고민인 우리나라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글로벌ET> 중국의 임대 시장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은 기자, 중국에서도 이 월세살이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최근에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갈등의 핵심, 결국 '집세'입니다.

세입자는 집세를 냈다고 하는데, 집주인은 이 돈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내년까지 살라고 하지 않았어? (내년이라고?) 내가 무서운 게 있을 줄 알아?"]

한 중국인 여성이 남성과 다투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세입자, 남성은 집주인입니다.

집주인은 "방에서 나가라"고 소리치고, 세입자는 "못 나간다"고 맞섭니다.

이런 모습, 중국 전역에서 최근 흔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세입자를 내쫓기 위해 집주인이 물과 전기를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세입자 : "저는 소비자 대출로 1년 임대료를 냈고 계약은 내년 8월에 끝납니다. 하지만 집주인이 자물쇠를 바꾸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집주인 : "300만 원이 넘는 대출금을 매달 갚아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집을 돌려받을 수도 없고 임대료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달 초, 중국 광둥성에서는 집주인과 갈등을 빚어왔던 20살 취업준비생이 세를 살던 집에 불을 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세입자와 집주인 얘기가 다릅니다.

그렇다면 집세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겁니까?

[기자]

중국의 임대 시장, 일부 독특한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집주인, 세입자를 이어주는 회사가 있는데, 이번 사건의 이면엔 이 부동산 임대 회사가 있었습니다.

사업 방식은 이랬습니다.

세입자에게 1년 치 집세를 한꺼번에 받고 방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이 집세를 대부분 집주인에게 월세로 나눠서 줬습니다.

이 회사, 인테리어도 새로 해주고 가구나 가전제품도 제공했습니다.

시세보다 저렴한 집세를 내세웠습니다.

집주인에겐 높은 임대 수익을 보장해 준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회사의 수익 모델은 1년 치 집세를 받고, 월세 지급 사이 생긴 현금을 굴리는 거였습니다.

[앵커]

세입자에게는 시세보다 싸게, 집주인에게는 비싸게 세를 준다는 게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수익이 나긴 했습니까?

[기자]

네, 올해 초 유망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으며 뉴욕 증시에 상장됐습니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달랐습니다.

올 1분기에만 12억 3천여 위안, 우리 돈 2천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창사 이래 흑자를 기록한 적, 한 번도 없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얼어붙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직격탄이 됐습니다.

임대 주택의 공실률이 크게 늘고 월세도 급락하면서 이 회사 끝내 파산 위기에 몰렸고, 집주인에 임대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앵커]

부동산 임대 회사의 경영난 심각해 보이는데, 얼마나 많은 중국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월세를 받지 못하는 집주인도 문제지만 더 큰 위기는 세입자들이 떠안고 있습니다.

현재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선전 등 13개 도시, 약 50만 명에 달하는 세입자들이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됐습니다.

집주인들은 '매월' 집세를 받기로 약속을 받은 만큼 1년 집세를 한 번에 완납한 세입자들은 억울해도 짐을 꾸릴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일단 집 주인이 강제로 세입자를 내쫓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놓았습니다.

[앵커]

임대 부동산 회사 한 곳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금융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비슷한 사업 모델을 구축한 회사가 170곳이 넘습니다.

특히, 중소회사들이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더 우려되는 건 세입자들 대부분이 부동산 임대 회사와 연계해 대출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급한 불을 은행이 끄고 있습니다.

중국은행들 일단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지 않겠다, 일부는 당분간 세입자들에게 이자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세입자 대부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업준비생, 사회초년병이어서 은행들이 부실을 떠안게 되면 금융 시장이 출렁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세입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12%, 1억 7천만 명에 달합니다.

[앵커]

치솟는 집값 잡겠다며 민간 임대 아파트 시장을 키워온 중국 정부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내년엔 부동산 안정에 정책을 집중하겠다고 하니, 잘 지켜봐야겠네요.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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