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까지 왔어요”…한계 다다른 보건소

입력 2020.12.22 (19:17) 수정 2020.12.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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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방역을 일선에서 맡은 보건소도 한계 상황입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선별 검사, 환자 이송, 역학조사 등 업무가 폭증한 데다 밀려드는 항의와 민원 대응까지….

인력 지원엔 한계가 있고, 이번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하루하루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일선 보건소 현장을 김용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레벨 D 방호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들.

임시 격벽이 설치된 버스에 탑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 중입니다."]

이날 이송 대상은 15명.

1대뿐인 구급차론 감당이 안 돼 관용차까지 동원했습니다.

[윤윤희/안양만안보건소 방문간호사 : "(생활치료센터가) 거리도 있다 보니까 일일이 한 분씩 모시러 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니까 몇 시에 나오세요. 어떻게 하세요. 이런 부분들이 연락하는 게 좀 힘든 거 같아요."]

그 사이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

[보건소 상담 전화/음성변조 : "((아이가) 음성이라는 문자 받았는데요. 자가격리 안내문이 왔어요.) 음성 받더라도 자가격리대상으로 분류되신 것 같거든요."]

[보건소 상담 전화/음성변조 : "같이 대화하시고 밥 드시고 그런 거 안 하시면 돼요. 가족분들이. (그런 거 안 하고 내가 음식해서 주는 건 괜찮죠?)"]

끼니도 거르기 일쑵니다.

[주연/안양만안보건소 주무관 : "(하루 확진자) 접촉자가 거의 6백 명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자가격리 수칙) 설명도 하지만 중간중간 전화가 너무 많이 와요. 업무 진행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예요. 귀에 난청이 생길 정도니까."]

역학조사는 더 어렵습니다.

감염 사례 폭증에 CCTV 영상을 장시간 확인하는 건 기본.

[김재연/경기도청 역학조사관 : "(CCTV를) 왜 확인하느냐면 거짓말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이제 음식점에서 3분이 식사하셨다 그랬는데 막상 CCTV 확인하러 가면 4분이서 드신 거죠."]

최근엔 집단 감염 지표환자의 거짓말로 발칵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김재연/경기도청 역학조사관 : "GPS(기록)를 (제시해도) 부인하고 이 분이랑 제가 서너 시간을 넘게 통화했어요. 녹음을 켜놓고 '형사고발까지 진행할 거다 누구랑 갔냐 누구 만났냐. 공원에서 버스를 타고 가서 서너 시간 동안 혼자 있었다는 것은 신빙성이 없다' 그렇게 말했는데도 절대 (인정 안 하고)..."]

이번 3차 대유행으로 만들어진 임시선별검사소 업무로 부담은 더욱 크게 늘었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하루종일 휴일도 없이 검체 채취 작업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아라/안양만안보건소 주무관 : "히트텍을 입고 그 위에 옷을 입고 그 위에 카디건을 입고 경량 패딩을 입고 또 패딩을 입고 레벨 D 옷을 입고 이렇게 입어도 너무 추워요. (검체 채취하면 아프니까) 불편하다고 오히려 소리도 지르고 욕도 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보건소로 복귀하고 나서 (원래) 자기 업무를 마무리 짓고 집에 가면 10시 11시 또는 자정을 넘어서도 가는 경우가 정말 많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 집에 가서 진짜 바로 쓰러져서 잠을 자고 아침 다시 일찍 7시 8시 나와서 (일합니다)."]

자치단체의 일반 공무원들도 총동원됐지만, 결국, 검체 체취는 의료 인력이 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엔 한계가 있는 상황.

이 보건소는 2명이던 감염병 인력을 12명까지 늘렸지만 역부족입니다.

[주연/안양만안보건소 감염병관리팀 주무관 : "(초반엔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같은 경우 인력을 지원해주시기는 하는데 '정말 파도처럼 밀려오는 일을 감당할 수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저희 보건소 고생한 거 잊지 않아 줬으면 좋겠어요."]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최경원/영상편집: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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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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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청까지 왔어요”…한계 다다른 보건소
    • 입력 2020-12-22 19:17:48
    • 수정2020-12-22 19: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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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방역을 일선에서 맡은 보건소도 한계 상황입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선별 검사, 환자 이송, 역학조사 등 업무가 폭증한 데다 밀려드는 항의와 민원 대응까지….

인력 지원엔 한계가 있고, 이번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하루하루 어렵게 버티고 있습니다.

일선 보건소 현장을 김용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레벨 D 방호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들.

임시 격벽이 설치된 버스에 탑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 중입니다."]

이날 이송 대상은 15명.

1대뿐인 구급차론 감당이 안 돼 관용차까지 동원했습니다.

[윤윤희/안양만안보건소 방문간호사 : "(생활치료센터가) 거리도 있다 보니까 일일이 한 분씩 모시러 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니까 몇 시에 나오세요. 어떻게 하세요. 이런 부분들이 연락하는 게 좀 힘든 거 같아요."]

그 사이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

[보건소 상담 전화/음성변조 : "((아이가) 음성이라는 문자 받았는데요. 자가격리 안내문이 왔어요.) 음성 받더라도 자가격리대상으로 분류되신 것 같거든요."]

[보건소 상담 전화/음성변조 : "같이 대화하시고 밥 드시고 그런 거 안 하시면 돼요. 가족분들이. (그런 거 안 하고 내가 음식해서 주는 건 괜찮죠?)"]

끼니도 거르기 일쑵니다.

[주연/안양만안보건소 주무관 : "(하루 확진자) 접촉자가 거의 6백 명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자가격리 수칙) 설명도 하지만 중간중간 전화가 너무 많이 와요. 업무 진행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예요. 귀에 난청이 생길 정도니까."]

역학조사는 더 어렵습니다.

감염 사례 폭증에 CCTV 영상을 장시간 확인하는 건 기본.

[김재연/경기도청 역학조사관 : "(CCTV를) 왜 확인하느냐면 거짓말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이제 음식점에서 3분이 식사하셨다 그랬는데 막상 CCTV 확인하러 가면 4분이서 드신 거죠."]

최근엔 집단 감염 지표환자의 거짓말로 발칵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김재연/경기도청 역학조사관 : "GPS(기록)를 (제시해도) 부인하고 이 분이랑 제가 서너 시간을 넘게 통화했어요. 녹음을 켜놓고 '형사고발까지 진행할 거다 누구랑 갔냐 누구 만났냐. 공원에서 버스를 타고 가서 서너 시간 동안 혼자 있었다는 것은 신빙성이 없다' 그렇게 말했는데도 절대 (인정 안 하고)..."]

이번 3차 대유행으로 만들어진 임시선별검사소 업무로 부담은 더욱 크게 늘었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하루종일 휴일도 없이 검체 채취 작업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아라/안양만안보건소 주무관 : "히트텍을 입고 그 위에 옷을 입고 그 위에 카디건을 입고 경량 패딩을 입고 또 패딩을 입고 레벨 D 옷을 입고 이렇게 입어도 너무 추워요. (검체 채취하면 아프니까) 불편하다고 오히려 소리도 지르고 욕도 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보건소로 복귀하고 나서 (원래) 자기 업무를 마무리 짓고 집에 가면 10시 11시 또는 자정을 넘어서도 가는 경우가 정말 많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 집에 가서 진짜 바로 쓰러져서 잠을 자고 아침 다시 일찍 7시 8시 나와서 (일합니다)."]

자치단체의 일반 공무원들도 총동원됐지만, 결국, 검체 체취는 의료 인력이 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엔 한계가 있는 상황.

이 보건소는 2명이던 감염병 인력을 12명까지 늘렸지만 역부족입니다.

[주연/안양만안보건소 감염병관리팀 주무관 : "(초반엔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같은 경우 인력을 지원해주시기는 하는데 '정말 파도처럼 밀려오는 일을 감당할 수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저희 보건소 고생한 거 잊지 않아 줬으면 좋겠어요."]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최경원/영상편집: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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