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위주’ 피해 지원…현지 여행업자·프리랜서는 한숨만

입력 2020.12.24 (21:34) 수정 2020.12.2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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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행대리점을 운영하던 부부가 붕어빵 노점을 하며 힘겹게 버티고 있는 사연, 어제(23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24일)은 정부 지원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정부는 올 초부터 여행과 항공업계를 지원했지만 주로 국내 기업 위주였습니다.

이러다보니 해외에 나가 있던 현지 업체나 프리랜서들은 지원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행업계에서 25년 일한 손대기 씨.

마트 안전 요원으로 일한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손잡이 꼭 잡고 내려가세요.”]

손 씨는 국내에서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나가 한국인 숙박과 관광을 진행하는 일을 했습니다.

2월부터 여행 취소가 쏟아지면서 고객들에게 환불을 해줘야 했는데, 외국 호텔과 항공사들은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개인 대출을 받았습니다.

[손대기/현지 여행업체 대표 : “지금 당장 고객들한테 환불이 나가야 하는데, 오래 걸린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개인대출 받아서 환불을 해줬죠.”]

손 씨처럼 여행업계에 몸담았던 사람이 이 대형마트에만 4명이나 있습니다.

4대 보험이 보장되고 식대까지 나와 그나마 운이 좋은 편. 대부분은 지원금도 못 받고, 일자리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손대기 : “현지랑 계약맺고 있는 곳이 많아요. 현지에 고용 없이 보내놓은 사람도 있고, 그들은(국내) 고용유지지원금도 전혀 없죠. 막막하니까 그런 사람들 다 들어와 있어요.”]

프리랜서는 지원받기가 더 어렵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통역 등 관광 안내를 했던 박진영 씨는 긴급자금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낮엔 배송, 밤엔 대리운전 하느라 시간은 없는데,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고 너무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박진영/관광통역안내사 : “많이 할 때는 한 번에 3가지 일을 하다 보니까 서류를 만들 시간도 없었고, 그걸 가지고 갈 시간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게 됐습니다.”]

이들은 여행사보다도 ‘을’의 입장이라 대부분 계약서도 쓰지 않습니다.

[안국태/관광통역안내사 : “대출도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거의 불가능하고요. 다른 직장 구하는 부분도 저희가 경력증명서 부분이 실질적으로 문서 상으로 증명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는 지원 대상 확대와 신청 절차 간소화가 이뤄져야 실질적인 혜택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권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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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위주’ 피해 지원…현지 여행업자·프리랜서는 한숨만
    • 입력 2020-12-24 21:34:00
    • 수정2020-12-24 21:43:26
    뉴스 9
[앵커]

여행대리점을 운영하던 부부가 붕어빵 노점을 하며 힘겹게 버티고 있는 사연, 어제(23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24일)은 정부 지원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정부는 올 초부터 여행과 항공업계를 지원했지만 주로 국내 기업 위주였습니다.

이러다보니 해외에 나가 있던 현지 업체나 프리랜서들은 지원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행업계에서 25년 일한 손대기 씨.

마트 안전 요원으로 일한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손잡이 꼭 잡고 내려가세요.”]

손 씨는 국내에서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나가 한국인 숙박과 관광을 진행하는 일을 했습니다.

2월부터 여행 취소가 쏟아지면서 고객들에게 환불을 해줘야 했는데, 외국 호텔과 항공사들은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개인 대출을 받았습니다.

[손대기/현지 여행업체 대표 : “지금 당장 고객들한테 환불이 나가야 하는데, 오래 걸린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개인대출 받아서 환불을 해줬죠.”]

손 씨처럼 여행업계에 몸담았던 사람이 이 대형마트에만 4명이나 있습니다.

4대 보험이 보장되고 식대까지 나와 그나마 운이 좋은 편. 대부분은 지원금도 못 받고, 일자리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손대기 : “현지랑 계약맺고 있는 곳이 많아요. 현지에 고용 없이 보내놓은 사람도 있고, 그들은(국내) 고용유지지원금도 전혀 없죠. 막막하니까 그런 사람들 다 들어와 있어요.”]

프리랜서는 지원받기가 더 어렵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통역 등 관광 안내를 했던 박진영 씨는 긴급자금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낮엔 배송, 밤엔 대리운전 하느라 시간은 없는데,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고 너무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박진영/관광통역안내사 : “많이 할 때는 한 번에 3가지 일을 하다 보니까 서류를 만들 시간도 없었고, 그걸 가지고 갈 시간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게 됐습니다.”]

이들은 여행사보다도 ‘을’의 입장이라 대부분 계약서도 쓰지 않습니다.

[안국태/관광통역안내사 : “대출도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거의 불가능하고요. 다른 직장 구하는 부분도 저희가 경력증명서 부분이 실질적으로 문서 상으로 증명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는 지원 대상 확대와 신청 절차 간소화가 이뤄져야 실질적인 혜택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권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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