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착한 임대인 운동’…건물주도 힘들어

입력 2020.12.26 (21:28) 수정 2020.12.2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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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 소상공인들의 건물 임대료를 깎아주자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최근엔 이런 착한 임대인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춘천 도심의 커피전문점이 있던 자립니다.

올해 8월 문을 닫았습니다.

장사가 너무 안돼, 건물 임대료 내기도 버거웠기 때문입니다.

폐업은 했지만 아직도 임대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보니, 보증금에서 월세를 깎아 나가고 있습니다.

[폐업 상인 : "임대료만 밀린 게 아니라. 전기요금은 어떤 때는 40만 원도 나온 적이 있거든요. 아주 버겁더라고."]

대학가의 한 분식집입니다.

하루에 손님 한 팀 받기가 힘듭니다.

올해 3월부터 3달 동안 건물주가 월 15만 원씩 임대료를 깎아줘 잠시 숨통이 트였지만, 지금은 월세가 다시 올랐습니다.

[박성란/상인 : "월세 깎아 달라는 소리 못 하고 있어요. 사장님(건물주)도 어른들도 모시고 계시고 2층에도 비어있고. 다들 장사 안되니까."]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고통을 나누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강원도에서만 900명이 넘는 건물주들이 착한 임대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임대료를 깎아줘서 세입자들의 고통을 덜어준 겁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이 운동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했고, 이는 임대 소득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착한 임대인 상당수가 임대료 인하를 포기한 걸로 추정됩니다.

[김국태/임대인 : "세금도 세금이지만 우리도 지금 마이너스 대출 사용하고 있고, 모든 부분이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강원도 내 임차 소상공인은 7만여 명, 건물주는 4만여 명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에 건물주도, 세입자도 힘든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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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어붙은 ‘착한 임대인 운동’…건물주도 힘들어
    • 입력 2020-12-26 21:28:28
    • 수정2020-12-26 22:03:55
    뉴스9(춘천)
[앵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 소상공인들의 건물 임대료를 깎아주자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최근엔 이런 착한 임대인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춘천 도심의 커피전문점이 있던 자립니다.

올해 8월 문을 닫았습니다.

장사가 너무 안돼, 건물 임대료 내기도 버거웠기 때문입니다.

폐업은 했지만 아직도 임대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보니, 보증금에서 월세를 깎아 나가고 있습니다.

[폐업 상인 : "임대료만 밀린 게 아니라. 전기요금은 어떤 때는 40만 원도 나온 적이 있거든요. 아주 버겁더라고."]

대학가의 한 분식집입니다.

하루에 손님 한 팀 받기가 힘듭니다.

올해 3월부터 3달 동안 건물주가 월 15만 원씩 임대료를 깎아줘 잠시 숨통이 트였지만, 지금은 월세가 다시 올랐습니다.

[박성란/상인 : "월세 깎아 달라는 소리 못 하고 있어요. 사장님(건물주)도 어른들도 모시고 계시고 2층에도 비어있고. 다들 장사 안되니까."]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고통을 나누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강원도에서만 900명이 넘는 건물주들이 착한 임대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임대료를 깎아줘서 세입자들의 고통을 덜어준 겁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이 운동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했고, 이는 임대 소득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착한 임대인 상당수가 임대료 인하를 포기한 걸로 추정됩니다.

[김국태/임대인 : "세금도 세금이지만 우리도 지금 마이너스 대출 사용하고 있고, 모든 부분이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강원도 내 임차 소상공인은 7만여 명, 건물주는 4만여 명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에 건물주도, 세입자도 힘든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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