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백신 안 맞으면 해외여행 못 간다? ‘백신 여권’

입력 2020.12.30 (18:11) 수정 2020.12.3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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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으로는 해외를 오갈 때 꼭 챙겨야 할 게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증빙 자료, '백신 여권'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백신 여권이 또 다른 불평등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글로벌 ET> 은준수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백신 여권, 조금은 낯선 개념이긴 합니다.

이걸 어떻게 활용한다는 겁니까?

[기자]

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일종의 확인 자료로 쓴다는 겁니다.

코로나19로 1년 가까이 해외여행 길이 막혀 있지요,

출장 업무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른바 '백신 여권'은 여기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입니다.

백신 접종이 확인되면 감염 우려가 낮은 만큼 국경을 넘을 수 있게 해주자는 겁니다.

[앵커]

미국과 유럽에선 이 '백신 여권'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형식인가요?

[기자]

네, 스마트폰 앱 형태가 가장 유력합니다.

일종의 디지털 증명서인데, 백신을 맞은 사람이 의료 기관의 인증을 거쳐 발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이 스위스 비영리단체와 함께 만든 '코먼패스' 앱이 대표적입니다.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각국의 보건 당국 등이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QR 코드 형식을 채택했는데요.

여기엔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 백신 접종 여부와 같은 정보가 담깁니다.

[폴 메이어/'코먼패스' 앱 개발업체 CEO : "실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는 증명서로, 여객기에 탑승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 입국할 수 있습니다."]

미국 기업 IBM도 '디지털 헬스 패스'라는 자체 앱을 개발했습니다.

역시 모바일에 저장할 수 있는 형태로 발열 검사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 등 건강 정보가 기록됩니다.

일부 공항에선 이 백신 여권을 시범 운영하고 있고요,

관람객이 몰리는 영화관이나 공연장, 경기장에서도 이 백신 여권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백신 여권이 감염 위험을 막으면서 안전한 이동도 보장할 수 있다는 거네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항공 업계가 누구보다 반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코로나19로 여객 운송에 타격을 받은 항공업계가 이 백신 여권 도입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로 1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였지요,

전 세계 항공의 60%를 차지하는 3개 항공 동맹체는 지난달 공동성명을 통해 "백신 여권 도입만이 대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승객은 여객기에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앨런 조이스/콴타스 항공 CEO/지난 10월 : "우리는 국제선 여행객들이 기내 탑승 이전에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약관 변경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루프트한자와 유나이티드 항공 등 항공사 여러 곳이 코먼패스 앱 업체와 협업, 시스템 구축에 나섰습니다.

[앵커]

경기를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만큼 우려도 나온다고 하죠.

불평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기자]

네,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사람과 못 맞은 사람으로 나뉘고, 그 둘 사이 차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9일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은 460만 명이 넘습니다.

미국이 213만 명으로 가장 많고, 영국은 80만 명 정도가 접종을 마쳤습니다.

현재 40여 개국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부분 백신을 선 구매한 나라들입니다.

특히, 81억 5천만 회분 백신 계약은 모두 끝난 상태입니다.

신흥국과 저개발국에 돌아갈 몫은 당연히 줄었습니다.

백신 접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겁니다.

[제롬 킴/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 "선진국들은 공정함에 대해 어떤 고려도 하지 않고 첫 백신 20억 회분을 가져갑니다. (그래서) 그 밖의 나라들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두 배로 늘 겁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아랍 부유국 등 백신을 먼저 맞은 나라의 국민들은 백신 여권을 받아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늦은 나라는 상대적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백신 여권이 또 다른 불평등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격차가 벌어질 경우 백신 여권 위조 등 예상 밖의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백신의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할지, 또 전파 가능성은 진짜 없는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백신 여권 자체가 감염 우려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백신 여권을 실제로 도입하기까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네요,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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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백신 안 맞으면 해외여행 못 간다? ‘백신 여권’
    • 입력 2020-12-30 18:11:21
    • 수정2020-12-30 18:28:22
    통합뉴스룸ET
[앵커]

앞으로는 해외를 오갈 때 꼭 챙겨야 할 게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증빙 자료, '백신 여권'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백신 여권이 또 다른 불평등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글로벌 ET> 은준수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백신 여권, 조금은 낯선 개념이긴 합니다.

이걸 어떻게 활용한다는 겁니까?

[기자]

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일종의 확인 자료로 쓴다는 겁니다.

코로나19로 1년 가까이 해외여행 길이 막혀 있지요,

출장 업무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른바 '백신 여권'은 여기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입니다.

백신 접종이 확인되면 감염 우려가 낮은 만큼 국경을 넘을 수 있게 해주자는 겁니다.

[앵커]

미국과 유럽에선 이 '백신 여권'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형식인가요?

[기자]

네, 스마트폰 앱 형태가 가장 유력합니다.

일종의 디지털 증명서인데, 백신을 맞은 사람이 의료 기관의 인증을 거쳐 발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이 스위스 비영리단체와 함께 만든 '코먼패스' 앱이 대표적입니다.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각국의 보건 당국 등이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QR 코드 형식을 채택했는데요.

여기엔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 백신 접종 여부와 같은 정보가 담깁니다.

[폴 메이어/'코먼패스' 앱 개발업체 CEO : "실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는 증명서로, 여객기에 탑승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 입국할 수 있습니다."]

미국 기업 IBM도 '디지털 헬스 패스'라는 자체 앱을 개발했습니다.

역시 모바일에 저장할 수 있는 형태로 발열 검사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 등 건강 정보가 기록됩니다.

일부 공항에선 이 백신 여권을 시범 운영하고 있고요,

관람객이 몰리는 영화관이나 공연장, 경기장에서도 이 백신 여권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백신 여권이 감염 위험을 막으면서 안전한 이동도 보장할 수 있다는 거네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항공 업계가 누구보다 반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코로나19로 여객 운송에 타격을 받은 항공업계가 이 백신 여권 도입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로 1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였지요,

전 세계 항공의 60%를 차지하는 3개 항공 동맹체는 지난달 공동성명을 통해 "백신 여권 도입만이 대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승객은 여객기에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앨런 조이스/콴타스 항공 CEO/지난 10월 : "우리는 국제선 여행객들이 기내 탑승 이전에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약관 변경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루프트한자와 유나이티드 항공 등 항공사 여러 곳이 코먼패스 앱 업체와 협업, 시스템 구축에 나섰습니다.

[앵커]

경기를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만큼 우려도 나온다고 하죠.

불평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기자]

네,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사람과 못 맞은 사람으로 나뉘고, 그 둘 사이 차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9일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은 460만 명이 넘습니다.

미국이 213만 명으로 가장 많고, 영국은 80만 명 정도가 접종을 마쳤습니다.

현재 40여 개국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부분 백신을 선 구매한 나라들입니다.

특히, 81억 5천만 회분 백신 계약은 모두 끝난 상태입니다.

신흥국과 저개발국에 돌아갈 몫은 당연히 줄었습니다.

백신 접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겁니다.

[제롬 킴/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 "선진국들은 공정함에 대해 어떤 고려도 하지 않고 첫 백신 20억 회분을 가져갑니다. (그래서) 그 밖의 나라들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두 배로 늘 겁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아랍 부유국 등 백신을 먼저 맞은 나라의 국민들은 백신 여권을 받아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늦은 나라는 상대적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백신 여권이 또 다른 불평등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격차가 벌어질 경우 백신 여권 위조 등 예상 밖의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백신의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할지, 또 전파 가능성은 진짜 없는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백신 여권 자체가 감염 우려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백신 여권을 실제로 도입하기까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네요,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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