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다 화재로 숨진 발달장애 소년…코로나에 이중고 호소하는 부모들

입력 2020.12.31 (19:30) 수정 2020.12.3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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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로 등교가 어려워지면서 자녀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는데요.

특히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가정은 돌봄에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제는 집에 혼자 있던 발달장애인 소년이 화재로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방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집 내부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시커멓게 타 버렸습니다.

이 집에서 불이 나 혼자 남아있던 16살 소년이 숨졌습니다.

이 소년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동생을 데리고 잠깐 병원에 다녀온 사이 사고가 난 겁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코로나19가 있기 전에 이렇게 보면 아버지가 매일 데리고 학교를 이리로 가는데 요즘에는 안 갔지."]

최근 코로나19로 발달장애인들을 돌보는 복지시설이나 학교 대부분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럴 경우 특수 학교에선 발달장애아동을 따로 보살피는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일반 학교는 이를 꼭 지켜야 할 의무가 없다 보니 발달 장애인 가족 가운데 긴급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같은 돌봄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긴급 활동지원 급여 등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전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돌봄 부담이 커진 발달장애인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둔 경우도 20%나 됩니다.

[김종옥/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 : "발달장애인 당사자도 집안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가족들은 가족들대로 그것을 같이 돌봐야 되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1년 내내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시민 단체들은 코로나19 거리 두기로 비장애인도 힘들지만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더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김지혜/화면제공:동대문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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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있다 화재로 숨진 발달장애 소년…코로나에 이중고 호소하는 부모들
    • 입력 2020-12-31 19:30:45
    • 수정2020-12-31 19:40:09
    뉴스 7
[앵커]

코로나 19로 등교가 어려워지면서 자녀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는데요.

특히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가정은 돌봄에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제는 집에 혼자 있던 발달장애인 소년이 화재로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방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집 내부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시커멓게 타 버렸습니다.

이 집에서 불이 나 혼자 남아있던 16살 소년이 숨졌습니다.

이 소년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동생을 데리고 잠깐 병원에 다녀온 사이 사고가 난 겁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코로나19가 있기 전에 이렇게 보면 아버지가 매일 데리고 학교를 이리로 가는데 요즘에는 안 갔지."]

최근 코로나19로 발달장애인들을 돌보는 복지시설이나 학교 대부분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럴 경우 특수 학교에선 발달장애아동을 따로 보살피는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일반 학교는 이를 꼭 지켜야 할 의무가 없다 보니 발달 장애인 가족 가운데 긴급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같은 돌봄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긴급 활동지원 급여 등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전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돌봄 부담이 커진 발달장애인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둔 경우도 20%나 됩니다.

[김종옥/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 : "발달장애인 당사자도 집안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가족들은 가족들대로 그것을 같이 돌봐야 되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1년 내내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시민 단체들은 코로나19 거리 두기로 비장애인도 힘들지만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더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김지혜/화면제공:동대문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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