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새해 맞는 북·중 접경…봉쇄 언제 풀리나?
입력 2021.01.02 (08:18)
수정 2021.01.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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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의창 신년특집, 이번엔 코로나19가 바꾼 북중 접경 지역 분위기를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지난해 1월 말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걸어잠갔는데요.
필수 인원과 물자가 오갈 때만 가끔 국경이 열릴 뿐 북중 무역도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중국내 대북 무역상들에게 배포되던 북한의 새해 달력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하는데요.
북중 접경 단둥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길이 3천 미터, 왕복 4차선 도로의 신압록강 대교가 남신의주로 길게 뻗었습니다.
북한 쪽 국경 초소에는 군인들이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던 신압록강 대교에 북한 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곧바로 탑승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신압록강 대교 중앙에 설치된 국경 분리대의 문을 엽니다.
중국 번호판을 단 이 승용차는 국경 분리대를 다시 닫은 뒤, 탑승자를 태우고 쏜살같이 건너옵니다.
2014년 완공 이후 개통을 미뤄오던 신압록강 대교에서 양국 간 차량 통행이 언론에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설 명절 직후인 1월 말 북중간 국경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차량뿐만 아니라 열차,항공편까지 줄줄이 입국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압록강과 북한 신의주가 내려다 보이는 압록강 철교 인근 10층 규모의 한 호텔.
현재 이 호텔은 통째로 격리시설로 지정되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곳 호텔에 지난달 22일, 북한에서 압록강 철교를 통해 건너온 중국인 60명이 집단 격리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호텔 관계자 : "언제 끝날 거 같냐면 그 사람들이 22일에 왔으니까 (격리 기간) 14일이면 1월 5,6일 쯤이예요."]
이들은 묘향산 여행사라고 쓰인 북한 측 관광버스를 타고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북한을 오가며 무역이나 장사를 하는 화교들로, 국경 폐쇄로 일거리가 떨어지면서 귀국을 서둘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북 소식통 : "국경을 봉쇄한 상태에서 물자가 들어가지 못하니까 물자 값이 엄청 뛰고 또 배 넘게 뛰었다는 소리가 들려요. 민간 쪽에서는 도둑들도 많이 생기고 사는 게 좀 힘들다고 그렇게 얘기들..."]
북중 교역 관문인 단둥 세관은 텅 비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연말 연시, 북으로 향하던 트럭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썰렁할 정돕니다.
세관 인근에 있는 평양행 열차 국제화물 배송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평양으로 배송될 물품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언제 보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배송업체 관계자 : "지금 세관이 닫혀 있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닫혀서 화물을 보낼 수 없어요. 국가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몰라요. 언제 열게 되면 통지해 줄 겁니다."]
북중간 민간무역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 문을 연 호시 무역구는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 곳에 입주한 북한 업체는 무역업을 겸하는 식당 1곳 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호시무역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탭니다.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북중간 교역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호시무역구는 최근 한국과 일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단둥 호시무역구 관계자 : "우리가 오늘 오후에 통관한 것이 한국 제품인데요, 수입세와 수입과징금과 관련해 면세 혜택을 받았어요."]
실제로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1억 6천만 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과 비교하면 99.9% 감소한 것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산품 애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이 많이 유통되는 장마당도 운영이 힘든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중국하고도 교역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밀무역에 대한 단속도 상당히 심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북한 내부에서 시장에 의존하면서 그나마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이 현재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단둥 신구에 있는 공업단지. 앳된 얼굴의 북한 근로자들이 점심 식사를 마치고 열을 지어 작업장으로 이동합니다.
이들은 철저한 통제와 감시 속에 점심시간에 잠시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대북소식통 : "가족을 멀리 두고 온 사람들은 자식들이나 보고파서 빨리 가고픈 사람도 있고 이제 돈을 버는 게 목적도 있지만 그래도 일도 힘들고 가족도 그립고 자식들도 그리우니까 빨리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북중 국경이 차단되면서 북한 근로자들이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2019년 말 철수 시한을 넘기고도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사정은 중국 내 북한 식당도 마찬가집니다.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코로나19로 귀국이 늦어지면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 식당 종업원 : "원래 올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1월달에 병이 발생했으니까 문 닫아서 국경 닫아서 못들어갔단 말입니다. 국경 열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합니다. 조국을 위해서는 좋고 나를 위해서는 나쁩니다."]
북한은 이달 초 열리는 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라는 삼중고를 이겨내기 위해 80일 전투를 벌였습니다.
중국이 지원하려던 11만 톤의 쌀도 북한이 받지 않았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입니다.
북한은 국경 지역에 특수부대를 배치하고 국경에 접근하는 사람을 사살할 정도로 코로나19 방역에 예민한 상황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현재로선 코로나 때문에 북한이 봉쇄 정책을 풀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백신이나 또는 보건협력이 어느정도 진척이 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봉쇄를 풀면서 대외관계를 정치적인 부분이나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풀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됩니다."]
북한은 최근 해외 공관에 코로나19 방역물품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국경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북한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남북간 교류 재개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단된 북중 국경이 언제 다시 열리느냐가 정부 당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둥에서 오세균입니다.
남북의창 신년특집, 이번엔 코로나19가 바꾼 북중 접경 지역 분위기를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지난해 1월 말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걸어잠갔는데요.
필수 인원과 물자가 오갈 때만 가끔 국경이 열릴 뿐 북중 무역도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중국내 대북 무역상들에게 배포되던 북한의 새해 달력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하는데요.
북중 접경 단둥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길이 3천 미터, 왕복 4차선 도로의 신압록강 대교가 남신의주로 길게 뻗었습니다.
북한 쪽 국경 초소에는 군인들이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던 신압록강 대교에 북한 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곧바로 탑승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신압록강 대교 중앙에 설치된 국경 분리대의 문을 엽니다.
중국 번호판을 단 이 승용차는 국경 분리대를 다시 닫은 뒤, 탑승자를 태우고 쏜살같이 건너옵니다.
2014년 완공 이후 개통을 미뤄오던 신압록강 대교에서 양국 간 차량 통행이 언론에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설 명절 직후인 1월 말 북중간 국경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차량뿐만 아니라 열차,항공편까지 줄줄이 입국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압록강과 북한 신의주가 내려다 보이는 압록강 철교 인근 10층 규모의 한 호텔.
현재 이 호텔은 통째로 격리시설로 지정되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곳 호텔에 지난달 22일, 북한에서 압록강 철교를 통해 건너온 중국인 60명이 집단 격리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호텔 관계자 : "언제 끝날 거 같냐면 그 사람들이 22일에 왔으니까 (격리 기간) 14일이면 1월 5,6일 쯤이예요."]
이들은 묘향산 여행사라고 쓰인 북한 측 관광버스를 타고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북한을 오가며 무역이나 장사를 하는 화교들로, 국경 폐쇄로 일거리가 떨어지면서 귀국을 서둘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북 소식통 : "국경을 봉쇄한 상태에서 물자가 들어가지 못하니까 물자 값이 엄청 뛰고 또 배 넘게 뛰었다는 소리가 들려요. 민간 쪽에서는 도둑들도 많이 생기고 사는 게 좀 힘들다고 그렇게 얘기들..."]
북중 교역 관문인 단둥 세관은 텅 비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연말 연시, 북으로 향하던 트럭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썰렁할 정돕니다.
세관 인근에 있는 평양행 열차 국제화물 배송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평양으로 배송될 물품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언제 보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배송업체 관계자 : "지금 세관이 닫혀 있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닫혀서 화물을 보낼 수 없어요. 국가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몰라요. 언제 열게 되면 통지해 줄 겁니다."]
북중간 민간무역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 문을 연 호시 무역구는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 곳에 입주한 북한 업체는 무역업을 겸하는 식당 1곳 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호시무역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탭니다.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북중간 교역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호시무역구는 최근 한국과 일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단둥 호시무역구 관계자 : "우리가 오늘 오후에 통관한 것이 한국 제품인데요, 수입세와 수입과징금과 관련해 면세 혜택을 받았어요."]
실제로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1억 6천만 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과 비교하면 99.9% 감소한 것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산품 애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이 많이 유통되는 장마당도 운영이 힘든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중국하고도 교역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밀무역에 대한 단속도 상당히 심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북한 내부에서 시장에 의존하면서 그나마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이 현재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단둥 신구에 있는 공업단지. 앳된 얼굴의 북한 근로자들이 점심 식사를 마치고 열을 지어 작업장으로 이동합니다.
이들은 철저한 통제와 감시 속에 점심시간에 잠시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대북소식통 : "가족을 멀리 두고 온 사람들은 자식들이나 보고파서 빨리 가고픈 사람도 있고 이제 돈을 버는 게 목적도 있지만 그래도 일도 힘들고 가족도 그립고 자식들도 그리우니까 빨리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북중 국경이 차단되면서 북한 근로자들이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2019년 말 철수 시한을 넘기고도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사정은 중국 내 북한 식당도 마찬가집니다.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코로나19로 귀국이 늦어지면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 식당 종업원 : "원래 올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1월달에 병이 발생했으니까 문 닫아서 국경 닫아서 못들어갔단 말입니다. 국경 열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합니다. 조국을 위해서는 좋고 나를 위해서는 나쁩니다."]
북한은 이달 초 열리는 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라는 삼중고를 이겨내기 위해 80일 전투를 벌였습니다.
중국이 지원하려던 11만 톤의 쌀도 북한이 받지 않았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입니다.
북한은 국경 지역에 특수부대를 배치하고 국경에 접근하는 사람을 사살할 정도로 코로나19 방역에 예민한 상황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현재로선 코로나 때문에 북한이 봉쇄 정책을 풀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백신이나 또는 보건협력이 어느정도 진척이 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봉쇄를 풀면서 대외관계를 정치적인 부분이나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풀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됩니다."]
북한은 최근 해외 공관에 코로나19 방역물품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국경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북한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남북간 교류 재개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단된 북중 국경이 언제 다시 열리느냐가 정부 당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둥에서 오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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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1-02 08:18:08
- 수정2021-01-02 08:30:01
[앵커]
남북의창 신년특집, 이번엔 코로나19가 바꾼 북중 접경 지역 분위기를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지난해 1월 말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걸어잠갔는데요.
필수 인원과 물자가 오갈 때만 가끔 국경이 열릴 뿐 북중 무역도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중국내 대북 무역상들에게 배포되던 북한의 새해 달력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하는데요.
북중 접경 단둥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길이 3천 미터, 왕복 4차선 도로의 신압록강 대교가 남신의주로 길게 뻗었습니다.
북한 쪽 국경 초소에는 군인들이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던 신압록강 대교에 북한 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곧바로 탑승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신압록강 대교 중앙에 설치된 국경 분리대의 문을 엽니다.
중국 번호판을 단 이 승용차는 국경 분리대를 다시 닫은 뒤, 탑승자를 태우고 쏜살같이 건너옵니다.
2014년 완공 이후 개통을 미뤄오던 신압록강 대교에서 양국 간 차량 통행이 언론에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설 명절 직후인 1월 말 북중간 국경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차량뿐만 아니라 열차,항공편까지 줄줄이 입국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압록강과 북한 신의주가 내려다 보이는 압록강 철교 인근 10층 규모의 한 호텔.
현재 이 호텔은 통째로 격리시설로 지정되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곳 호텔에 지난달 22일, 북한에서 압록강 철교를 통해 건너온 중국인 60명이 집단 격리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호텔 관계자 : "언제 끝날 거 같냐면 그 사람들이 22일에 왔으니까 (격리 기간) 14일이면 1월 5,6일 쯤이예요."]
이들은 묘향산 여행사라고 쓰인 북한 측 관광버스를 타고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북한을 오가며 무역이나 장사를 하는 화교들로, 국경 폐쇄로 일거리가 떨어지면서 귀국을 서둘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북 소식통 : "국경을 봉쇄한 상태에서 물자가 들어가지 못하니까 물자 값이 엄청 뛰고 또 배 넘게 뛰었다는 소리가 들려요. 민간 쪽에서는 도둑들도 많이 생기고 사는 게 좀 힘들다고 그렇게 얘기들..."]
북중 교역 관문인 단둥 세관은 텅 비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연말 연시, 북으로 향하던 트럭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썰렁할 정돕니다.
세관 인근에 있는 평양행 열차 국제화물 배송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평양으로 배송될 물품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언제 보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배송업체 관계자 : "지금 세관이 닫혀 있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닫혀서 화물을 보낼 수 없어요. 국가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몰라요. 언제 열게 되면 통지해 줄 겁니다."]
북중간 민간무역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 문을 연 호시 무역구는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 곳에 입주한 북한 업체는 무역업을 겸하는 식당 1곳 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호시무역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탭니다.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북중간 교역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호시무역구는 최근 한국과 일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단둥 호시무역구 관계자 : "우리가 오늘 오후에 통관한 것이 한국 제품인데요, 수입세와 수입과징금과 관련해 면세 혜택을 받았어요."]
실제로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1억 6천만 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과 비교하면 99.9% 감소한 것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산품 애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이 많이 유통되는 장마당도 운영이 힘든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중국하고도 교역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밀무역에 대한 단속도 상당히 심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북한 내부에서 시장에 의존하면서 그나마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이 현재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단둥 신구에 있는 공업단지. 앳된 얼굴의 북한 근로자들이 점심 식사를 마치고 열을 지어 작업장으로 이동합니다.
이들은 철저한 통제와 감시 속에 점심시간에 잠시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대북소식통 : "가족을 멀리 두고 온 사람들은 자식들이나 보고파서 빨리 가고픈 사람도 있고 이제 돈을 버는 게 목적도 있지만 그래도 일도 힘들고 가족도 그립고 자식들도 그리우니까 빨리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북중 국경이 차단되면서 북한 근로자들이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2019년 말 철수 시한을 넘기고도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사정은 중국 내 북한 식당도 마찬가집니다.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코로나19로 귀국이 늦어지면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 식당 종업원 : "원래 올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1월달에 병이 발생했으니까 문 닫아서 국경 닫아서 못들어갔단 말입니다. 국경 열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합니다. 조국을 위해서는 좋고 나를 위해서는 나쁩니다."]
북한은 이달 초 열리는 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라는 삼중고를 이겨내기 위해 80일 전투를 벌였습니다.
중국이 지원하려던 11만 톤의 쌀도 북한이 받지 않았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입니다.
북한은 국경 지역에 특수부대를 배치하고 국경에 접근하는 사람을 사살할 정도로 코로나19 방역에 예민한 상황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현재로선 코로나 때문에 북한이 봉쇄 정책을 풀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백신이나 또는 보건협력이 어느정도 진척이 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봉쇄를 풀면서 대외관계를 정치적인 부분이나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풀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됩니다."]
북한은 최근 해외 공관에 코로나19 방역물품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국경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북한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남북간 교류 재개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단된 북중 국경이 언제 다시 열리느냐가 정부 당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둥에서 오세균입니다.
남북의창 신년특집, 이번엔 코로나19가 바꾼 북중 접경 지역 분위기를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지난해 1월 말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걸어잠갔는데요.
필수 인원과 물자가 오갈 때만 가끔 국경이 열릴 뿐 북중 무역도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중국내 대북 무역상들에게 배포되던 북한의 새해 달력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하는데요.
북중 접경 단둥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길이 3천 미터, 왕복 4차선 도로의 신압록강 대교가 남신의주로 길게 뻗었습니다.
북한 쪽 국경 초소에는 군인들이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던 신압록강 대교에 북한 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포착됐습니다.
곧바로 탑승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신압록강 대교 중앙에 설치된 국경 분리대의 문을 엽니다.
중국 번호판을 단 이 승용차는 국경 분리대를 다시 닫은 뒤, 탑승자를 태우고 쏜살같이 건너옵니다.
2014년 완공 이후 개통을 미뤄오던 신압록강 대교에서 양국 간 차량 통행이 언론에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설 명절 직후인 1월 말 북중간 국경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차량뿐만 아니라 열차,항공편까지 줄줄이 입국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압록강과 북한 신의주가 내려다 보이는 압록강 철교 인근 10층 규모의 한 호텔.
현재 이 호텔은 통째로 격리시설로 지정되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곳 호텔에 지난달 22일, 북한에서 압록강 철교를 통해 건너온 중국인 60명이 집단 격리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호텔 관계자 : "언제 끝날 거 같냐면 그 사람들이 22일에 왔으니까 (격리 기간) 14일이면 1월 5,6일 쯤이예요."]
이들은 묘향산 여행사라고 쓰인 북한 측 관광버스를 타고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북한을 오가며 무역이나 장사를 하는 화교들로, 국경 폐쇄로 일거리가 떨어지면서 귀국을 서둘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북 소식통 : "국경을 봉쇄한 상태에서 물자가 들어가지 못하니까 물자 값이 엄청 뛰고 또 배 넘게 뛰었다는 소리가 들려요. 민간 쪽에서는 도둑들도 많이 생기고 사는 게 좀 힘들다고 그렇게 얘기들..."]
북중 교역 관문인 단둥 세관은 텅 비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연말 연시, 북으로 향하던 트럭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썰렁할 정돕니다.
세관 인근에 있는 평양행 열차 국제화물 배송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평양으로 배송될 물품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언제 보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배송업체 관계자 : "지금 세관이 닫혀 있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닫혀서 화물을 보낼 수 없어요. 국가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몰라요. 언제 열게 되면 통지해 줄 겁니다."]
북중간 민간무역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5년 문을 연 호시 무역구는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 곳에 입주한 북한 업체는 무역업을 겸하는 식당 1곳 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호시무역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탭니다.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북중간 교역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호시무역구는 최근 한국과 일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단둥 호시무역구 관계자 : "우리가 오늘 오후에 통관한 것이 한국 제품인데요, 수입세와 수입과징금과 관련해 면세 혜택을 받았어요."]
실제로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1억 6천만 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과 비교하면 99.9% 감소한 것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산품 애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이 많이 유통되는 장마당도 운영이 힘든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중국하고도 교역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밀무역에 대한 단속도 상당히 심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북한 내부에서 시장에 의존하면서 그나마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이 현재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단둥 신구에 있는 공업단지. 앳된 얼굴의 북한 근로자들이 점심 식사를 마치고 열을 지어 작업장으로 이동합니다.
이들은 철저한 통제와 감시 속에 점심시간에 잠시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대북소식통 : "가족을 멀리 두고 온 사람들은 자식들이나 보고파서 빨리 가고픈 사람도 있고 이제 돈을 버는 게 목적도 있지만 그래도 일도 힘들고 가족도 그립고 자식들도 그리우니까 빨리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북중 국경이 차단되면서 북한 근로자들이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2019년 말 철수 시한을 넘기고도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사정은 중국 내 북한 식당도 마찬가집니다.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코로나19로 귀국이 늦어지면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 식당 종업원 : "원래 올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1월달에 병이 발생했으니까 문 닫아서 국경 닫아서 못들어갔단 말입니다. 국경 열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합니다. 조국을 위해서는 좋고 나를 위해서는 나쁩니다."]
북한은 이달 초 열리는 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수해라는 삼중고를 이겨내기 위해 80일 전투를 벌였습니다.
중국이 지원하려던 11만 톤의 쌀도 북한이 받지 않았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입니다.
북한은 국경 지역에 특수부대를 배치하고 국경에 접근하는 사람을 사살할 정도로 코로나19 방역에 예민한 상황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현재로선 코로나 때문에 북한이 봉쇄 정책을 풀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백신이나 또는 보건협력이 어느정도 진척이 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봉쇄를 풀면서 대외관계를 정치적인 부분이나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풀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됩니다."]
북한은 최근 해외 공관에 코로나19 방역물품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국경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북한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남북간 교류 재개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단된 북중 국경이 언제 다시 열리느냐가 정부 당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둥에서 오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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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균 기자 sk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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