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애플, 현대차에 전기차 협업 러브콜…현대차 선택은?

입력 2021.01.11 (17:53) 수정 2021.01.1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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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1월11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1.11

[앵커]
핵심 이슈의 궁금증 풀어보는 ET WHY 시작합니다. 미국의 휴대폰 회사 애플이 현대자동차와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동차 업계, 또 주식 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일명 애플카 출시를 위한 사업 파트너로 현대차를 콕 찍었단 건데요. 실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우리에게 어떤 득실이 있을지 전문가와 따져보겠습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나오셨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십니까?

[답변]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제안한 쪽이 현대차가 아니라 애플이었다는 거예요. 애플의 러브콜? 이렇게 보면 되나요?

[답변]
저희가 보고서에 열애설이라고 했습니다. 연초부터 터져 나온 열애설이라고 했는데요. 일단 현대차와 모비스는 어느 정도 인정했죠. 이런 만남을 가지고 있다, 알아가는 단계다, 라는 식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공시를 통해 협의가 진행 중인 건 맞다고 했고, 애플은 다소 입장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히려 만남을 제안한 쪽에서 입장을 보류하고 현대차는 오히려 입장문을 통해서 제안이 들어온 건 맞다. 앞뒤가 좀 안 맞는 것 같네요.

[답변]
애플의 비밀주의, 신비주의 전략과 같이 연결 지어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애플이 그동안 공급망, 이런 부품 업체들에 굉장히 극도의 보안을 강조했기 때문에 이렇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부터 어떤 확정되기 전에 사안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요. 반면에 현대기아차가 이례적으로 애플에 대해서 협력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가 또 몇 시간 후에는 다소 톤을 낮춰서 복수의 자동차 업체들과 다양한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처음에 애플을 거론했던 점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저희가 외신을 보면 애플을 이렇게 언급한 것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애플이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고, 그동안 포드라든지 GM, 여러 업체와의 최적의 조합을 고민했을 텐데, 굳이 현대자동차에 먼저 손을 내민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답변]
일종의 궁합, 핏이 맞았다고 보입니다. 애플이 원하는 점, 그리고 현대차가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보이고요. 가장 큰 부분은 공급망에 대한 것입니다. 현대차가 수직 계열화돼 있는 자동차 공급망을 가지기로 유명하죠. 자동차 회사마다 공급망이 조금 다소 다른데, 애플이 원하는 것은 아마 대량 생산 보안을 지키면서 생산할 수 있는 밸류체인, 공급망을 찾았을 것이기 때문에 현대차가 최적인지는 모르지만 바람직한 파트너 중의 하나로 구상이 될 수 있고요. 덧붙여 한국으로 조금 범위를 넓혀보면 한국에 있는 유수의 배터리 회사들, SK, LG, 삼성까지 현대차와 다 조금씩 관계를 맺고 있어서 만약에 현대차와 협력할 경우에는 이들과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강점이 있어서 수많은 자동차, 밸류체인, 공급망 중에서 현대차와 어떤 협상이 오고 가는 게 아닌가, 저희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까 애플 입장에서는 현대차가 자동차를 잘 만들어주는 것에 강점이 있다, 이렇게 보는 것 같은데, 그렇게 단순 위탁 생산이라면 마진이 그렇게 크진 않을 것 같은데, 현대차 입장에서는요. 이 애플과 손을 잡으면 예상되는 기회 요인, 이익 같은 건 어떤 거라고 볼 수 있어요?

[답변]
기본적으로 자동차라는 건 같은 뼈대, 저희가 보통 플랫폼, 또는 프레임이라고 하는데, 같은 뼈대에서 많은 차를 생산해낼수록 유리한, 수익에 더 유리하고 기술력을 과시하는 데도 좋습니다. 애플과 같은 생산을 진행하게 된다면 이런 뼈대,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현대차가 수익성이나 브랜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근에 현대차에서 출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라고 하죠?

[답변]
맞습니다. E-GMP입니다.

[앵커]
그걸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애플이 탐낼 정도의 성능이에요? 어떤 건데요?

[답변]
E-GMP라고 하면 이제 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약자인데요.

[앵커]
이런 모양인 거죠?

[답변]
네, 지금 보고 계신 그림입니다. 얼마 전에 현대차가 대대적인 행사를 통해서 유튜브 라이브로 공개한 플랫폼이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입니다. 이게 어떤 의미냐 하면, 기존의 전기차들은 내연기관, 이를테면 소나타와 아반떼를 개조해서 만들었던 전기차입니다. 반면에 E-GMP라는 건 전기차만을 위해서 설계한 플랫폼, 뼈대이기 때문에 전기차에 최적화된 성능을 낼 수 있고요. 전기차의 성능이라고 한다면 여러 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전기차의 주행 거리라든지 충전 속도, 이런 것들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1회 충전, 완충, 완전히 충전하는 데 시간을 굉장히 전기차의 주요 경쟁력 지표로 삼고 있는데, 현대차에 따르면 E-GMP는 완충하는 데 18분이면 충분하다. 최근의 전기차들은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30분이 소요됩니다.

[앵커]
절반 줄어든 거네요.

[답변]
18분이라고 하면 굉장히 빨라지는 거고요.

[앵커]
얼마를 가요?

[답변]
500km 주행 가능하다고 합니다. 최근에 나오는 이른바 장거리 전기차, 2세대, 3세대 전기차들은 350~400km를 1회 충전에 달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500km라는 것은 서울과 부산을 가고도?

[앵커]
남죠.

[답변]
남죠. 남기 때문에 저희가 경쟁력이 있고요. 마지막으로 전압, 전기차의 전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800V 시스템을 탑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시중의 대부분의 전기차, 심지어 테슬라조차도 350V 시스템입니다, 전압입니다. 기존의 내연기관차들은 12V밖에 안 되고요. 전압이 높아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 지점이 있는데 오직 포르쉐만이 얼마 전에 내놓은 타이칸이라는 차만이 800V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는데, 만약에 E-GMP가 처음으로 탑재되는, 아이오닉5입니다.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 차가 800V 시스템을 달고 나오면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 차가 되는 셈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완충하는 시간은 짧아졌는데 더 멀리 간다는 것, 그만큼 힘이 좋아졌다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나요?

[답변]
맞습니다. 그래서 애플이 이 전기차 플랫폼을 그대로 쓸 수도 있고요. 아니면 이 전기차 플랫폼은 당장 올해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애플과의 협력 시점을 만약에 우리가 추정해본다면 2025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한 번 더 진화한 플랫폼을 우리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전기차 플랫폼을 만들어서 단순 생산, 납품하는 구조라면 자칫 현대차가 애플의 하청업체처럼 그렇게 전락할 우려는 없는 거예요?

[답변]
좋은 지적이시고 사실 그 부분을 많은 투자자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렇게 얘기하면 떠오르는 회사가 폭스콘이 되겠죠?

[앵커]
폭스콘.

[답변]
네, 폭스콘인데. 아이폰의 생산을 대부분 도맡아서 하는 업체인데, 사실 애플의 영업이익률 20% 중반 정도, 예전에는 30% 중반이었습니다. 20% 중반 정도까지 높지만, 폭스콘의 영업이익률은 아직 낮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이렇게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만, 폭스콘 같은 경우는 사실 B2C가 아니라, 즉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게 아니라 애플의 단순, 어찌 보면 하청업체, 위탁 생산 업체이기 때문에 마진이 좀 더, 수익성이 좀 더 낮은 게 어찌 보면 당연한데, 현대차가 그 모습을 그리면서 애플과 손을 잡진 않을 거다, 라고 저희가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그렇다고 애플의 그동안 역사를 보면 동등한 파트너십에는 굉장히 인색한 모습을 보여 왔는데, 그렇다고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다든지, 이런 식으로까지 파트너십은 또 애플이 원하지도 않을 것 같고요. 저희가 예상하는 유력한 방법은, 만약에 협력한다면 폭스콘보다는 좀 더 나은, 좀 더 진전된 파트너십, 그렇다고 동등한 파트너십은 아니고 애플이 좀 더 주도적으로 가져가는 부분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애플이 구상하고 있는 것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이걸 한번 우리도 해보겠다, 이런 구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차에 들어가는 자율주행 기술, 이거 애플이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요?

[답변]
최근에 아이폰의 뒤에 센서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라이다라는 센서고요. 이 부분이 주변을 감지하는 센서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이 주변을 감지하는 기능은 자율주행차에도 핵심적인 기능입니다. 이 부분에서 애플이 어느 정도 핵심적인 센서 하나는 이미 핵심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이고요. 그다음부터는 주변을 감지해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려야 됩니다. 이 부분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고, 알고리즘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중요하겠죠. 그런데 애플은 자체 반도체 역량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보이고요. 반면에 현대차는, 물론 현대차도 경쟁력이 굉장히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만, 업계에서 평가하기로는 다른 미래차 경쟁력 대비, 그러니까 미래차라고 하면 여러 가지 영역이 있겠죠.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이런 요소 대비 그중에서 자율주행이 전기차나 수소차 대비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니냐, 이런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다소 떨어진 부분이 애플을 통해서 보완된다면 이 또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쨌든 애플도 자율주행 전기차, 그리고 현대차가 지향하는 미래도 그런 자율주행 전기차 이게 어떻게 보면 시장이 겹치는 부분이 있잖아요? 자칫 이거 협력했다가 호랑이만 키워준 꼴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우려는 없을까요?

[답변]
저희가 아까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얻는 대량생산 효과도 말씀드렸는데 사실 브랜드 효과도 무시 못 합니다. 애플이 지향하는 소비자층, 타깃으로 하는, 목표로 하는 소비자층이 사실은 불분명하지만 아무래도 대량 생산을 통해서 이른바 양산 차를 만들진 않을 것 같습니다. 프리미엄, 고급 차 시장에 집중할 것 같은데요. 현대차가 물론 제네시스라는 브랜드가 있지만, 애플과는 다소 겹치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저희가 애플에 플랫폼을 납품함으로써 현대차가 얻는 일종의 후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앵커]
브랜드 제고 효과 같은.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테슬라 같은 경우는 예전에 애플과 협업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사례가 있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지금 전기차 시장에 독주하는 것은 테슬라인데 오히려 애플이 현대차와 협업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테슬라보다 더 그만큼 전망 가능성을 높게 보는 건지. 머스크가 실제로 공개했거든요? 인수 제안했는데 애플 경영자 팀쿡이 거절하더라. 이거 어떻게 봐야 해요?

[답변]
이거 사실 팀쿡 보라고 한 거죠. 왜냐하면 이 시점을 2018년으로 했는데, 그 당시 테슬라 주가는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거절했지만, 지금의 나를 봐라, 이렇게 주가도 오르고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는 건데. 사실 애플 입장에서는 그 당시에는 거절할 만한 명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그 당시의 테슬라는 그거만큼은 못 했었고요. 그리고 테슬라와 약간 소비자층이 겹치는 것도 있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지금 가장 이 소식을 관심 있게 보는 분들은 주식 투자하는 분들일 것 같아요. 현대차 주식 굉장히 많이 올랐잖아요, 최근에? 앞으로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계속 출렁이는 부분도 있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연초뿐만 아니라 작년 연말부터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조금 부담스럽다는 부분이 있으신데요. 지금 주가가 오른 거는 애플과 성사가 되니 마니, 어떻게 보면 성사 여부를 떠나서 미래차 경쟁력을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성사 여부는 봐야겠지만 저희가 미래차 경쟁력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애플과의 성사 여부를 떠나서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을 앞으로 계속 관심 갖고 지켜볼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김진우 연구원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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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11 17:53:08
    • 수정2021-01-11 20: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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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핵심 이슈의 궁금증 풀어보는 ET WHY 시작합니다. 미국의 휴대폰 회사 애플이 현대자동차와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동차 업계, 또 주식 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일명 애플카 출시를 위한 사업 파트너로 현대차를 콕 찍었단 건데요. 실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우리에게 어떤 득실이 있을지 전문가와 따져보겠습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나오셨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십니까?

[답변]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제안한 쪽이 현대차가 아니라 애플이었다는 거예요. 애플의 러브콜? 이렇게 보면 되나요?

[답변]
저희가 보고서에 열애설이라고 했습니다. 연초부터 터져 나온 열애설이라고 했는데요. 일단 현대차와 모비스는 어느 정도 인정했죠. 이런 만남을 가지고 있다, 알아가는 단계다, 라는 식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공시를 통해 협의가 진행 중인 건 맞다고 했고, 애플은 다소 입장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히려 만남을 제안한 쪽에서 입장을 보류하고 현대차는 오히려 입장문을 통해서 제안이 들어온 건 맞다. 앞뒤가 좀 안 맞는 것 같네요.

[답변]
애플의 비밀주의, 신비주의 전략과 같이 연결 지어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애플이 그동안 공급망, 이런 부품 업체들에 굉장히 극도의 보안을 강조했기 때문에 이렇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부터 어떤 확정되기 전에 사안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요. 반면에 현대기아차가 이례적으로 애플에 대해서 협력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가 또 몇 시간 후에는 다소 톤을 낮춰서 복수의 자동차 업체들과 다양한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처음에 애플을 거론했던 점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저희가 외신을 보면 애플을 이렇게 언급한 것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애플이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고, 그동안 포드라든지 GM, 여러 업체와의 최적의 조합을 고민했을 텐데, 굳이 현대자동차에 먼저 손을 내민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답변]
일종의 궁합, 핏이 맞았다고 보입니다. 애플이 원하는 점, 그리고 현대차가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보이고요. 가장 큰 부분은 공급망에 대한 것입니다. 현대차가 수직 계열화돼 있는 자동차 공급망을 가지기로 유명하죠. 자동차 회사마다 공급망이 조금 다소 다른데, 애플이 원하는 것은 아마 대량 생산 보안을 지키면서 생산할 수 있는 밸류체인, 공급망을 찾았을 것이기 때문에 현대차가 최적인지는 모르지만 바람직한 파트너 중의 하나로 구상이 될 수 있고요. 덧붙여 한국으로 조금 범위를 넓혀보면 한국에 있는 유수의 배터리 회사들, SK, LG, 삼성까지 현대차와 다 조금씩 관계를 맺고 있어서 만약에 현대차와 협력할 경우에는 이들과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강점이 있어서 수많은 자동차, 밸류체인, 공급망 중에서 현대차와 어떤 협상이 오고 가는 게 아닌가, 저희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까 애플 입장에서는 현대차가 자동차를 잘 만들어주는 것에 강점이 있다, 이렇게 보는 것 같은데, 그렇게 단순 위탁 생산이라면 마진이 그렇게 크진 않을 것 같은데, 현대차 입장에서는요. 이 애플과 손을 잡으면 예상되는 기회 요인, 이익 같은 건 어떤 거라고 볼 수 있어요?

[답변]
기본적으로 자동차라는 건 같은 뼈대, 저희가 보통 플랫폼, 또는 프레임이라고 하는데, 같은 뼈대에서 많은 차를 생산해낼수록 유리한, 수익에 더 유리하고 기술력을 과시하는 데도 좋습니다. 애플과 같은 생산을 진행하게 된다면 이런 뼈대,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현대차가 수익성이나 브랜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근에 현대차에서 출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라고 하죠?

[답변]
맞습니다. E-GMP입니다.

[앵커]
그걸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애플이 탐낼 정도의 성능이에요? 어떤 건데요?

[답변]
E-GMP라고 하면 이제 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약자인데요.

[앵커]
이런 모양인 거죠?

[답변]
네, 지금 보고 계신 그림입니다. 얼마 전에 현대차가 대대적인 행사를 통해서 유튜브 라이브로 공개한 플랫폼이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입니다. 이게 어떤 의미냐 하면, 기존의 전기차들은 내연기관, 이를테면 소나타와 아반떼를 개조해서 만들었던 전기차입니다. 반면에 E-GMP라는 건 전기차만을 위해서 설계한 플랫폼, 뼈대이기 때문에 전기차에 최적화된 성능을 낼 수 있고요. 전기차의 성능이라고 한다면 여러 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전기차의 주행 거리라든지 충전 속도, 이런 것들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1회 충전, 완충, 완전히 충전하는 데 시간을 굉장히 전기차의 주요 경쟁력 지표로 삼고 있는데, 현대차에 따르면 E-GMP는 완충하는 데 18분이면 충분하다. 최근의 전기차들은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30분이 소요됩니다.

[앵커]
절반 줄어든 거네요.

[답변]
18분이라고 하면 굉장히 빨라지는 거고요.

[앵커]
얼마를 가요?

[답변]
500km 주행 가능하다고 합니다. 최근에 나오는 이른바 장거리 전기차, 2세대, 3세대 전기차들은 350~400km를 1회 충전에 달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500km라는 것은 서울과 부산을 가고도?

[앵커]
남죠.

[답변]
남죠. 남기 때문에 저희가 경쟁력이 있고요. 마지막으로 전압, 전기차의 전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800V 시스템을 탑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시중의 대부분의 전기차, 심지어 테슬라조차도 350V 시스템입니다, 전압입니다. 기존의 내연기관차들은 12V밖에 안 되고요. 전압이 높아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 지점이 있는데 오직 포르쉐만이 얼마 전에 내놓은 타이칸이라는 차만이 800V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는데, 만약에 E-GMP가 처음으로 탑재되는, 아이오닉5입니다.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 차가 800V 시스템을 달고 나오면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 차가 되는 셈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완충하는 시간은 짧아졌는데 더 멀리 간다는 것, 그만큼 힘이 좋아졌다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나요?

[답변]
맞습니다. 그래서 애플이 이 전기차 플랫폼을 그대로 쓸 수도 있고요. 아니면 이 전기차 플랫폼은 당장 올해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애플과의 협력 시점을 만약에 우리가 추정해본다면 2025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한 번 더 진화한 플랫폼을 우리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전기차 플랫폼을 만들어서 단순 생산, 납품하는 구조라면 자칫 현대차가 애플의 하청업체처럼 그렇게 전락할 우려는 없는 거예요?

[답변]
좋은 지적이시고 사실 그 부분을 많은 투자자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렇게 얘기하면 떠오르는 회사가 폭스콘이 되겠죠?

[앵커]
폭스콘.

[답변]
네, 폭스콘인데. 아이폰의 생산을 대부분 도맡아서 하는 업체인데, 사실 애플의 영업이익률 20% 중반 정도, 예전에는 30% 중반이었습니다. 20% 중반 정도까지 높지만, 폭스콘의 영업이익률은 아직 낮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이렇게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만, 폭스콘 같은 경우는 사실 B2C가 아니라, 즉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게 아니라 애플의 단순, 어찌 보면 하청업체, 위탁 생산 업체이기 때문에 마진이 좀 더, 수익성이 좀 더 낮은 게 어찌 보면 당연한데, 현대차가 그 모습을 그리면서 애플과 손을 잡진 않을 거다, 라고 저희가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그렇다고 애플의 그동안 역사를 보면 동등한 파트너십에는 굉장히 인색한 모습을 보여 왔는데, 그렇다고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다든지, 이런 식으로까지 파트너십은 또 애플이 원하지도 않을 것 같고요. 저희가 예상하는 유력한 방법은, 만약에 협력한다면 폭스콘보다는 좀 더 나은, 좀 더 진전된 파트너십, 그렇다고 동등한 파트너십은 아니고 애플이 좀 더 주도적으로 가져가는 부분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애플이 구상하고 있는 것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이걸 한번 우리도 해보겠다, 이런 구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차에 들어가는 자율주행 기술, 이거 애플이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요?

[답변]
최근에 아이폰의 뒤에 센서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라이다라는 센서고요. 이 부분이 주변을 감지하는 센서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이 주변을 감지하는 기능은 자율주행차에도 핵심적인 기능입니다. 이 부분에서 애플이 어느 정도 핵심적인 센서 하나는 이미 핵심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이고요. 그다음부터는 주변을 감지해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려야 됩니다. 이 부분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고, 알고리즘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중요하겠죠. 그런데 애플은 자체 반도체 역량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보이고요. 반면에 현대차는, 물론 현대차도 경쟁력이 굉장히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만, 업계에서 평가하기로는 다른 미래차 경쟁력 대비, 그러니까 미래차라고 하면 여러 가지 영역이 있겠죠.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이런 요소 대비 그중에서 자율주행이 전기차나 수소차 대비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니냐, 이런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다소 떨어진 부분이 애플을 통해서 보완된다면 이 또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쨌든 애플도 자율주행 전기차, 그리고 현대차가 지향하는 미래도 그런 자율주행 전기차 이게 어떻게 보면 시장이 겹치는 부분이 있잖아요? 자칫 이거 협력했다가 호랑이만 키워준 꼴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우려는 없을까요?

[답변]
저희가 아까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얻는 대량생산 효과도 말씀드렸는데 사실 브랜드 효과도 무시 못 합니다. 애플이 지향하는 소비자층, 타깃으로 하는, 목표로 하는 소비자층이 사실은 불분명하지만 아무래도 대량 생산을 통해서 이른바 양산 차를 만들진 않을 것 같습니다. 프리미엄, 고급 차 시장에 집중할 것 같은데요. 현대차가 물론 제네시스라는 브랜드가 있지만, 애플과는 다소 겹치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저희가 애플에 플랫폼을 납품함으로써 현대차가 얻는 일종의 후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앵커]
브랜드 제고 효과 같은.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테슬라 같은 경우는 예전에 애플과 협업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사례가 있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지금 전기차 시장에 독주하는 것은 테슬라인데 오히려 애플이 현대차와 협업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테슬라보다 더 그만큼 전망 가능성을 높게 보는 건지. 머스크가 실제로 공개했거든요? 인수 제안했는데 애플 경영자 팀쿡이 거절하더라. 이거 어떻게 봐야 해요?

[답변]
이거 사실 팀쿡 보라고 한 거죠. 왜냐하면 이 시점을 2018년으로 했는데, 그 당시 테슬라 주가는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거절했지만, 지금의 나를 봐라, 이렇게 주가도 오르고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는 건데. 사실 애플 입장에서는 그 당시에는 거절할 만한 명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그 당시의 테슬라는 그거만큼은 못 했었고요. 그리고 테슬라와 약간 소비자층이 겹치는 것도 있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지금 가장 이 소식을 관심 있게 보는 분들은 주식 투자하는 분들일 것 같아요. 현대차 주식 굉장히 많이 올랐잖아요, 최근에? 앞으로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계속 출렁이는 부분도 있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연초뿐만 아니라 작년 연말부터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조금 부담스럽다는 부분이 있으신데요. 지금 주가가 오른 거는 애플과 성사가 되니 마니, 어떻게 보면 성사 여부를 떠나서 미래차 경쟁력을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성사 여부는 봐야겠지만 저희가 미래차 경쟁력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애플과의 성사 여부를 떠나서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을 앞으로 계속 관심 갖고 지켜볼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김진우 연구원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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