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서비스업, 임시·일용직 집중 타격…외환위기와 달랐다

입력 2021.01.13 (21:03) 수정 2021.01.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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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오늘(13일) 9시 뉴스는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합니다.

'임시휴업' 안내문, 요즘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원래 정했던 문 닫는 기간을 까만 펜으로 덧칠해 지워버렸습니다.

힘든 시간이 기약 없이 길어지면서 타들어 가는 마음, 까맣게 덧칠해진 이 안내문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자영업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고용시장은 마지막 달까지 코로나가 몰고온 한기로 차디찼습니다.

12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1999년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한 달 새 62만 8천 명 줄면서 지난해 전체로 보면 1년 전보다 22만 명 가까이 줄었는데요.

우리 경제를 통틀어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건 딱 다섯 번뿐입니다.

모두 굵직한 악재가 있던 때인데, 지난해 충격은 외환위기 다음으로 컸습니다.

그런데 외환위기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일자리 찾기가 어려웠지만 이번엔 대면 서비스업, 임시·일용직 그리고 청년 등에게 특히 가혹했습니다.

먼저 오현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가장 먼저 면세점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면세점 실직 노동자/음성변조 : "당장 그만두라는 식으로 연락을 받아가지고 좀 많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모든 회사들이 다 시기가 어려워진 상태라 다른 브랜드로 제가 옮겨갈 수도 없는 것이고…."]

최소 인원만 남고 나머지 직원들은 일터를 떠나야 했습니다.

[김성원/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 "1년 사이에 (면세점 노동자 3만 5천 명 중에) 약 1만 2천~3천 명 정도가 다 해고가 됐어요. 계약 해지가 된 분도 있고, 정말 그냥 해고된 분도 있고…."]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난해, 이런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교육업 같은 대면 서비스업종에서 고용 충격이 두드러졌습니다.

이 3개 업종만 따져도 40만 명 넘게 취업자 수가 줄었습니다.

고용 형태로 보면 임시·일용직이 먼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으면 일 자체가 없어지는 방과 후 학교 강사가 대표적입니다.

[유나율/방과후학교 강사 : "정부 지침들이 바뀌다 보니까 저희도 수업을 준비하다가 수업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생계가 어려워서 사실상 집도 이사한 상태고요. 집안에 있던 물건도 다 처분을 하고…."]

지난해 상용직은 취업자 수가 30만 명 이상 늘었지만, 임시·일용직은 40만 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외환위기 때는 상용직도 74만 명 정도나 줄었던 걸 감안하면, 이번 고용충격은 약자에게 유난히 가혹한 겁니다.

나이로 보면 20대 고용률 감소 폭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크고, 여성 취업자 수가 남성보다 1.7배 더 많이 준 것도 이를 뒷받침 합니다.

[김용범/기획재정부 1차관 : "상대적으로 취약한 업종·계층에 피해가 누적되고 있어 더욱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이런 일자리 충격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 예상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 김연수/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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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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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면 서비스업, 임시·일용직 집중 타격…외환위기와 달랐다
    • 입력 2021-01-13 21:03:24
    • 수정2021-01-13 22:00:13
    뉴스 9
[앵커]

안녕하십니까.

오늘(13일) 9시 뉴스는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합니다.

'임시휴업' 안내문, 요즘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원래 정했던 문 닫는 기간을 까만 펜으로 덧칠해 지워버렸습니다.

힘든 시간이 기약 없이 길어지면서 타들어 가는 마음, 까맣게 덧칠해진 이 안내문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자영업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고용시장은 마지막 달까지 코로나가 몰고온 한기로 차디찼습니다.

12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1999년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한 달 새 62만 8천 명 줄면서 지난해 전체로 보면 1년 전보다 22만 명 가까이 줄었는데요.

우리 경제를 통틀어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건 딱 다섯 번뿐입니다.

모두 굵직한 악재가 있던 때인데, 지난해 충격은 외환위기 다음으로 컸습니다.

그런데 외환위기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일자리 찾기가 어려웠지만 이번엔 대면 서비스업, 임시·일용직 그리고 청년 등에게 특히 가혹했습니다.

먼저 오현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가장 먼저 면세점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면세점 실직 노동자/음성변조 : "당장 그만두라는 식으로 연락을 받아가지고 좀 많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모든 회사들이 다 시기가 어려워진 상태라 다른 브랜드로 제가 옮겨갈 수도 없는 것이고…."]

최소 인원만 남고 나머지 직원들은 일터를 떠나야 했습니다.

[김성원/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 "1년 사이에 (면세점 노동자 3만 5천 명 중에) 약 1만 2천~3천 명 정도가 다 해고가 됐어요. 계약 해지가 된 분도 있고, 정말 그냥 해고된 분도 있고…."]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난해, 이런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교육업 같은 대면 서비스업종에서 고용 충격이 두드러졌습니다.

이 3개 업종만 따져도 40만 명 넘게 취업자 수가 줄었습니다.

고용 형태로 보면 임시·일용직이 먼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으면 일 자체가 없어지는 방과 후 학교 강사가 대표적입니다.

[유나율/방과후학교 강사 : "정부 지침들이 바뀌다 보니까 저희도 수업을 준비하다가 수업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생계가 어려워서 사실상 집도 이사한 상태고요. 집안에 있던 물건도 다 처분을 하고…."]

지난해 상용직은 취업자 수가 30만 명 이상 늘었지만, 임시·일용직은 40만 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외환위기 때는 상용직도 74만 명 정도나 줄었던 걸 감안하면, 이번 고용충격은 약자에게 유난히 가혹한 겁니다.

나이로 보면 20대 고용률 감소 폭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크고, 여성 취업자 수가 남성보다 1.7배 더 많이 준 것도 이를 뒷받침 합니다.

[김용범/기획재정부 1차관 : "상대적으로 취약한 업종·계층에 피해가 누적되고 있어 더욱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이런 일자리 충격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 예상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 김연수/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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