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사면론’ 매듭 지은 대통령…정치권 입장은?

입력 2021.01.1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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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의 문제는…….”

오늘(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첫 질문은 역시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이었습니다.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기자의 질문에 신년사에서 말한 ‘포용’과 ‘사면론’과의 연관성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뒤, 잠시 고민하는 듯 말을 멈췄습니다.

수 초 뒤, 문 대통령은 “오늘 그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들 하셨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그냥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 문 대통령 “지금은 사면 말할 때 아니다…적절한 시기, 더 깊은 고민할 때 올 것”

결론은 ‘지금 사면 얘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게 대통령의 입장입니다. 전임 대통령 두 사람이 수감돼 있는 건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하고, 두 사람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아 걱정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니라는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제 막 재판 결과가 나온 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그로 인한 국가적 피해와 국민의 고통·상처가 매우 크다며, “그래서 법원도 그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서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그런 형벌을 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덧붙인 말입니다.

“그런데 그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저는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은 여기에, 다만 전임 대통령 지지자 가운데엔 지금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이를 아우르기 위한 국민 통합으로서의 사면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국론의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답변을 마쳤습니다.


■ 이낙연 “대통령 말씀으로 사면은 매듭지어져야”, 민주당 ‘우리 입장과 같다’

눈은 다시 민주당 이낙연 대표로 쏠렸습니다. 두 전임 대통령의 사면론을 처음 꺼낸 게 이 대표였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새해 정초에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민주당과 청와대가 공개적으로는 이 대표가 청와대와 공감을 이룬 뒤 발언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기에 대통령 입장에 관심이 모였던 건데, 여기에 오늘 대통령이 사면은 지금 얘기할 것이 아니고, 더구나 지금 시점에서 사면을 얘기할 권리는 대통령을 비롯한 어느 정치인에게도 없다고 다소 강한 어조로 입장을 밝힌 겁니다. 사면을 처음 꺼낸 이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을 겨냥한 말로 보입니다.

사무실에서 지도부와 기자회견을 시청하다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답변 뒤 먼저 사무실을 나선 이 대표는 ‘대통령의 회견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그러다가 오후 5.18민주묘역을 참배한 뒤엔 “ 대통령의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더욱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솔직하고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기자회견을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사면론에 선을 그은 데 대해선 “국민 공감대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공감하고 존중한다”며 “앞서 연초에 당 지도부는 당사자의 진정한 반성과 국민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대통령의 말씀은 당 지도부의 입장과도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함께 회견을 보던 최고위원들도 “당연히 그렇게 말씀하실 것으로 생각했다”(신동근 의원), “우리 당의 입장과 비슷하다”(김종민 의원)고 하는 등, 대통령 발언이 당 입장과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주호영 “정치적 고려로 오래 끌 일 아냐…신속한 사면 필요”

문 대통령의 ‘매듭’에도, 국민의힘에선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통합을 위해 결단할 문제지, 이런저런 정치적 고려로 오래 끌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사면론’은 지난 1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해서 촉발된 문제라며, “오래 끈다거나 이런저런 조건을 붙이면 사면의 본래 목적과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속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요컨대 정말 국민 통합을 위한 사면을 하려면, 이전 민주당 지도부에서 나왔던 ‘대국민 사과’나 오늘 대통령이 회견에서 밝힌 ‘국민적 공감대 형성’ 같은 조건을 붙여서 오래 끌지 말고 당장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도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둘로 갈라놓은 민심이 언제 합쳐져 공감대를 이루겠는가”라며, “더이상 통합, 협치, 포용을 입에 담지 말라”고 썼습니다. 문 대통령의 회견 발언을 가리킨 걸로 풀이되는데, 정 의원은 앞서 두 대통령 사면에 찬성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한편 정의당은 대통령의 언급에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호진 선임대변인은 “신년 벽두부터 집권여당 대표의 사면 발언으로 촉발된 불필요한 논란이 보름 넘게 지속됐다”며 “결국 이낙연 대표의 안 하느니만 못한 사면 논란을 조기에 수습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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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름 만에 ‘사면론’ 매듭 지은 대통령…정치권 입장은?
    • 입력 2021-01-18 16:25:02
    취재K

“사면의 문제는…….”

오늘(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첫 질문은 역시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이었습니다.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기자의 질문에 신년사에서 말한 ‘포용’과 ‘사면론’과의 연관성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뒤, 잠시 고민하는 듯 말을 멈췄습니다.

수 초 뒤, 문 대통령은 “오늘 그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들 하셨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그냥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했다”고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 문 대통령 “지금은 사면 말할 때 아니다…적절한 시기, 더 깊은 고민할 때 올 것”

결론은 ‘지금 사면 얘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게 대통령의 입장입니다. 전임 대통령 두 사람이 수감돼 있는 건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하고, 두 사람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아 걱정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니라는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제 막 재판 결과가 나온 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그로 인한 국가적 피해와 국민의 고통·상처가 매우 크다며, “그래서 법원도 그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서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그런 형벌을 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덧붙인 말입니다.

“그런데 그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저는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은 여기에, 다만 전임 대통령 지지자 가운데엔 지금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이를 아우르기 위한 국민 통합으로서의 사면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국론의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답변을 마쳤습니다.


■ 이낙연 “대통령 말씀으로 사면은 매듭지어져야”, 민주당 ‘우리 입장과 같다’

눈은 다시 민주당 이낙연 대표로 쏠렸습니다. 두 전임 대통령의 사면론을 처음 꺼낸 게 이 대표였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새해 정초에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민주당과 청와대가 공개적으로는 이 대표가 청와대와 공감을 이룬 뒤 발언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기에 대통령 입장에 관심이 모였던 건데, 여기에 오늘 대통령이 사면은 지금 얘기할 것이 아니고, 더구나 지금 시점에서 사면을 얘기할 권리는 대통령을 비롯한 어느 정치인에게도 없다고 다소 강한 어조로 입장을 밝힌 겁니다. 사면을 처음 꺼낸 이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을 겨냥한 말로 보입니다.

사무실에서 지도부와 기자회견을 시청하다가,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답변 뒤 먼저 사무실을 나선 이 대표는 ‘대통령의 회견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그러다가 오후 5.18민주묘역을 참배한 뒤엔 “ 대통령의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더욱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솔직하고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기자회견을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사면론에 선을 그은 데 대해선 “국민 공감대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공감하고 존중한다”며 “앞서 연초에 당 지도부는 당사자의 진정한 반성과 국민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대통령의 말씀은 당 지도부의 입장과도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함께 회견을 보던 최고위원들도 “당연히 그렇게 말씀하실 것으로 생각했다”(신동근 의원), “우리 당의 입장과 비슷하다”(김종민 의원)고 하는 등, 대통령 발언이 당 입장과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주호영 “정치적 고려로 오래 끌 일 아냐…신속한 사면 필요”

문 대통령의 ‘매듭’에도, 국민의힘에선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통합을 위해 결단할 문제지, 이런저런 정치적 고려로 오래 끌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사면론’은 지난 1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해서 촉발된 문제라며, “오래 끈다거나 이런저런 조건을 붙이면 사면의 본래 목적과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속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요컨대 정말 국민 통합을 위한 사면을 하려면, 이전 민주당 지도부에서 나왔던 ‘대국민 사과’나 오늘 대통령이 회견에서 밝힌 ‘국민적 공감대 형성’ 같은 조건을 붙여서 오래 끌지 말고 당장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도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둘로 갈라놓은 민심이 언제 합쳐져 공감대를 이루겠는가”라며, “더이상 통합, 협치, 포용을 입에 담지 말라”고 썼습니다. 문 대통령의 회견 발언을 가리킨 걸로 풀이되는데, 정 의원은 앞서 두 대통령 사면에 찬성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한편 정의당은 대통령의 언급에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호진 선임대변인은 “신년 벽두부터 집권여당 대표의 사면 발언으로 촉발된 불필요한 논란이 보름 넘게 지속됐다”며 “결국 이낙연 대표의 안 하느니만 못한 사면 논란을 조기에 수습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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