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美 케네디 대통령 사후 존슨 대통령은 왜 성경에 대고 선서를 못했나?
입력 2021.01.26 (01:15)
수정 2021.01.2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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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직후 린든 존슨 당시 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하는 모습. 1963년 11월 22일의 일로 반 세기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장면이다. 이때 린든 존슨 부통령은 성경처럼 보이는 무언가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선서를 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었을까 ?
케네디 대통령에 이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아내 질 바이든 박사가 들고 있는 성경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선서를 했다. 이 성경은 127년된 가보로, 13센티미터에 이르는 두께에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고 해 취임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취임식에서 쓴 그 성경을, 1973년 30세의 나이로 상원의원으로 취임할 때부터 중요한 취임의 순간마다 써왔다. 2015년 세상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이 성경이 쓰였다.
1973년 바이든이 상원의원으로서 취임 선서를 할 때의 모습. 이때 바이든은 교통사고로 아내와 13개월된 딸을 잃고 아들 보 바이든이 입원해있던 병실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네 살 아이가 보 바이든. Bettmann / Contributor via Getty Images
이처럼 미국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성경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은 대통령 취임식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백미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다. 물론 대통령의 취임선서에만 성경이 쓰이는 것은 아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고 이번에 사용된 두 권의 성경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권은 1967년 첫 흑인 연방대법관에 오른 인물로 해리스에게 영감을 준 서굿 마셜이 사용하던 성경, 다른 한 권은 해리스에게 '제2의 어머니'같은 존재인 친구 어머니의 성경).
미국 정치인들은 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할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는 전통은 1789년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으로부터 시작됐다. 워싱턴 대통령은 1789년 4월 20일 당시 미국의 수도였던 뉴욕의 '페더럴 홀'에서 취임선서를 하면서 성경을 사용했고 취임선서를 마치고 나서는 성경에 입맞춤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은 헌법에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헌법은 취임선서를 할 것은 규정하고 있지만 성경에 대한 언급은 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성경(들)을 골라 취임선서 때 사용했다. 주로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성경이거나 전임 대통령들이 취임선서 때 썼던 성경, 또는 평소 존경하는 의미 있는 인물이 쓴 성경을 한 권 또는 여러 권 골라서 표지를 닫은 채 또는 좋아하는 구절이 있는 특정한 페이지를 열고서 그 위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 대체로 지도자로서 자신의 신념을 하느님과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에 대고 재확인하는 의미에서였다.물론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선서 때 성경을 쓴 것은 아니다. 대체로 성경에 대고 선서를 하는 전통이 지켜졌지만 특히 유사시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취임선서 때 사용한 성경과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쥬니어 목사가 쓴 성경을 포개어 취임선서를 하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2013년 두 번째 취임식 때)
앞 얘기로 돌아가보자. 1901년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의 유고에 따라 대통령직을 인계받았던 씨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급하게 취임선서를 하느라 미처 성경을 구하지 못했고 린든 존슨 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린든 존슨의 경우 다행히 케네디 대통령의 전용기 안 침실에 있던 가톨릭 <매일미사> 책을 성경 대신 사용할 수 있었다. 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재클린 케네디 옆에 서서 선서하는 린든 존슨의 왼손이 올려져 있는 것은 그래서 성경이 아니었던, 아니 성경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에 이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아내 질 바이든 박사가 들고 있는 성경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선서를 했다. 이 성경은 127년된 가보로, 13센티미터에 이르는 두께에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고 해 취임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취임식에서 쓴 그 성경을, 1973년 30세의 나이로 상원의원으로 취임할 때부터 중요한 취임의 순간마다 써왔다. 2015년 세상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이 성경이 쓰였다.
이처럼 미국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성경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은 대통령 취임식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백미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다. 물론 대통령의 취임선서에만 성경이 쓰이는 것은 아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고 이번에 사용된 두 권의 성경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권은 1967년 첫 흑인 연방대법관에 오른 인물로 해리스에게 영감을 준 서굿 마셜이 사용하던 성경, 다른 한 권은 해리스에게 '제2의 어머니'같은 존재인 친구 어머니의 성경).
미국 정치인들은 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할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는 전통은 1789년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으로부터 시작됐다. 워싱턴 대통령은 1789년 4월 20일 당시 미국의 수도였던 뉴욕의 '페더럴 홀'에서 취임선서를 하면서 성경을 사용했고 취임선서를 마치고 나서는 성경에 입맞춤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은 헌법에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헌법은 취임선서를 할 것은 규정하고 있지만 성경에 대한 언급은 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성경(들)을 골라 취임선서 때 사용했다. 주로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성경이거나 전임 대통령들이 취임선서 때 썼던 성경, 또는 평소 존경하는 의미 있는 인물이 쓴 성경을 한 권 또는 여러 권 골라서 표지를 닫은 채 또는 좋아하는 구절이 있는 특정한 페이지를 열고서 그 위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 대체로 지도자로서 자신의 신념을 하느님과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에 대고 재확인하는 의미에서였다.물론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선서 때 성경을 쓴 것은 아니다. 대체로 성경에 대고 선서를 하는 전통이 지켜졌지만 특히 유사시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앞 얘기로 돌아가보자. 1901년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의 유고에 따라 대통령직을 인계받았던 씨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급하게 취임선서를 하느라 미처 성경을 구하지 못했고 린든 존슨 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린든 존슨의 경우 다행히 케네디 대통령의 전용기 안 침실에 있던 가톨릭 <매일미사> 책을 성경 대신 사용할 수 있었다. 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재클린 케네디 옆에 서서 선서하는 린든 존슨의 왼손이 올려져 있는 것은 그래서 성경이 아니었던, 아니 성경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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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직후 린든 존슨 당시 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하는 모습. 1963년 11월 22일의 일로 반 세기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장면이다. 이때 린든 존슨 부통령은 성경처럼 보이는 무언가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선서를 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었을까 ?
케네디 대통령에 이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아내 질 바이든 박사가 들고 있는 성경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선서를 했다. 이 성경은 127년된 가보로, 13센티미터에 이르는 두께에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고 해 취임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취임식에서 쓴 그 성경을, 1973년 30세의 나이로 상원의원으로 취임할 때부터 중요한 취임의 순간마다 써왔다. 2015년 세상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이 성경이 쓰였다.

이처럼 미국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성경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은 대통령 취임식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백미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다. 물론 대통령의 취임선서에만 성경이 쓰이는 것은 아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고 이번에 사용된 두 권의 성경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권은 1967년 첫 흑인 연방대법관에 오른 인물로 해리스에게 영감을 준 서굿 마셜이 사용하던 성경, 다른 한 권은 해리스에게 '제2의 어머니'같은 존재인 친구 어머니의 성경).
미국 정치인들은 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할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는 전통은 1789년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으로부터 시작됐다. 워싱턴 대통령은 1789년 4월 20일 당시 미국의 수도였던 뉴욕의 '페더럴 홀'에서 취임선서를 하면서 성경을 사용했고 취임선서를 마치고 나서는 성경에 입맞춤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은 헌법에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헌법은 취임선서를 할 것은 규정하고 있지만 성경에 대한 언급은 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성경(들)을 골라 취임선서 때 사용했다. 주로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성경이거나 전임 대통령들이 취임선서 때 썼던 성경, 또는 평소 존경하는 의미 있는 인물이 쓴 성경을 한 권 또는 여러 권 골라서 표지를 닫은 채 또는 좋아하는 구절이 있는 특정한 페이지를 열고서 그 위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 대체로 지도자로서 자신의 신념을 하느님과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에 대고 재확인하는 의미에서였다.물론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선서 때 성경을 쓴 것은 아니다. 대체로 성경에 대고 선서를 하는 전통이 지켜졌지만 특히 유사시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앞 얘기로 돌아가보자. 1901년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의 유고에 따라 대통령직을 인계받았던 씨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급하게 취임선서를 하느라 미처 성경을 구하지 못했고 린든 존슨 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린든 존슨의 경우 다행히 케네디 대통령의 전용기 안 침실에 있던 가톨릭 <매일미사> 책을 성경 대신 사용할 수 있었다. 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재클린 케네디 옆에 서서 선서하는 린든 존슨의 왼손이 올려져 있는 것은 그래서 성경이 아니었던, 아니 성경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에 이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아내 질 바이든 박사가 들고 있는 성경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선서를 했다. 이 성경은 127년된 가보로, 13센티미터에 이르는 두께에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고 해 취임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취임식에서 쓴 그 성경을, 1973년 30세의 나이로 상원의원으로 취임할 때부터 중요한 취임의 순간마다 써왔다. 2015년 세상을 떠난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이 성경이 쓰였다.
이처럼 미국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성경에 왼손을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은 대통령 취임식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백미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다. 물론 대통령의 취임선서에만 성경이 쓰이는 것은 아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고 이번에 사용된 두 권의 성경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권은 1967년 첫 흑인 연방대법관에 오른 인물로 해리스에게 영감을 준 서굿 마셜이 사용하던 성경, 다른 한 권은 해리스에게 '제2의 어머니'같은 존재인 친구 어머니의 성경).
미국 정치인들은 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할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는 전통은 1789년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으로부터 시작됐다. 워싱턴 대통령은 1789년 4월 20일 당시 미국의 수도였던 뉴욕의 '페더럴 홀'에서 취임선서를 하면서 성경을 사용했고 취임선서를 마치고 나서는 성경에 입맞춤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은 헌법에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헌법은 취임선서를 할 것은 규정하고 있지만 성경에 대한 언급은 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성경(들)을 골라 취임선서 때 사용했다. 주로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성경이거나 전임 대통령들이 취임선서 때 썼던 성경, 또는 평소 존경하는 의미 있는 인물이 쓴 성경을 한 권 또는 여러 권 골라서 표지를 닫은 채 또는 좋아하는 구절이 있는 특정한 페이지를 열고서 그 위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 대체로 지도자로서 자신의 신념을 하느님과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에 대고 재확인하는 의미에서였다.물론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선서 때 성경을 쓴 것은 아니다. 대체로 성경에 대고 선서를 하는 전통이 지켜졌지만 특히 유사시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앞 얘기로 돌아가보자. 1901년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의 유고에 따라 대통령직을 인계받았던 씨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급하게 취임선서를 하느라 미처 성경을 구하지 못했고 린든 존슨 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린든 존슨의 경우 다행히 케네디 대통령의 전용기 안 침실에 있던 가톨릭 <매일미사> 책을 성경 대신 사용할 수 있었다. 에어포스원 전용기에서 재클린 케네디 옆에 서서 선서하는 린든 존슨의 왼손이 올려져 있는 것은 그래서 성경이 아니었던, 아니 성경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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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은 기자 yey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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