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그만 둘 수도”…‘여성 멸시’ 발언 파장

입력 2021.02.04 (11:42) 수정 2021.02.0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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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자신의 ‘여성 멸시’ 발언과 관련해 사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모리 위원장은 오늘(4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임 요구가 거세지면 그만둘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고, 정치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마지막 봉사한다는 의미로 지금까지 왔다”면서 “조직위 임원들이 이제 나를 못 따라가겠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 방해된다면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니냐”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모리 위원장은 어제 오후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논란이 불렀습니다.

모리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여성 이사를 늘리게 되면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회의가 좀처럼 끝나지 않아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온라인 참가자를 포함해 51명이 함께한 이 회의에선 JOC 여성 이사 비율을 40% 이상으로 하는 목표가 제시됐습니다.

현재 JOC 이사는 25명이고, 이 중 20%인 5명이 여성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모리 위원장은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여성의 수’만을 늘리는 것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것을 말하려던 것으로, 여성을 멸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발언이) 경솔했다.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국내외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고 인터넷 공간에선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도쿄신문은 “전 세계에서 선수들을 초청해 여는 스포츠 제전을 운영하는 최고 책임자 발언으로 듣기에는 귀를 의심케 한다”면서 문제 발언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개최 전망이 불투명해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해외 매체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해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총리까지 지낸 모리 위원장의 문제 발언이 “격렬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인터넷 공간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FP와 로이터 등 세계적인 뉴스통신 매체들도 모리 위원장의 여성 차별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소개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여자 유도 52㎏ 은메달리스트인 미조구치 노리코(溝口紀子) 전 일본유도연맹 평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모리 위원장 발언을 겨냥해 “여성 이사의 문제가 아니라 회의 진행자의 수완에 달린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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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4 11:42:50
    • 수정2021-02-04 12:27:07
    국제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자신의 ‘여성 멸시’ 발언과 관련해 사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모리 위원장은 오늘(4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임 요구가 거세지면 그만둘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고, 정치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마지막 봉사한다는 의미로 지금까지 왔다”면서 “조직위 임원들이 이제 나를 못 따라가겠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 방해된다면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니냐”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모리 위원장은 어제 오후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해 논란이 불렀습니다.

모리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여성 이사를 늘리게 되면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회의가 좀처럼 끝나지 않아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온라인 참가자를 포함해 51명이 함께한 이 회의에선 JOC 여성 이사 비율을 40% 이상으로 하는 목표가 제시됐습니다.

현재 JOC 이사는 25명이고, 이 중 20%인 5명이 여성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모리 위원장은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여성의 수’만을 늘리는 것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것을 말하려던 것으로, 여성을 멸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발언이) 경솔했다.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국내외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고 인터넷 공간에선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도쿄신문은 “전 세계에서 선수들을 초청해 여는 스포츠 제전을 운영하는 최고 책임자 발언으로 듣기에는 귀를 의심케 한다”면서 문제 발언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개최 전망이 불투명해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해외 매체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해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총리까지 지낸 모리 위원장의 문제 발언이 “격렬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인터넷 공간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FP와 로이터 등 세계적인 뉴스통신 매체들도 모리 위원장의 여성 차별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소개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여자 유도 52㎏ 은메달리스트인 미조구치 노리코(溝口紀子) 전 일본유도연맹 평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모리 위원장 발언을 겨냥해 “여성 이사의 문제가 아니라 회의 진행자의 수완에 달린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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