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질 오염 심각…강이 아프다!

입력 2021.02.06 (22:35) 수정 2021.02.0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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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공기 만큼이나 오염이 심각한 것이 강과 호수 수질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환경 보호 보다는 오로지 경제 성장 위해 내달려왔던 결과이기도 한데요.

이제서야 중국 정부가 황허 보호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중국의 느슨한 환경의식을 감안할 때 강이 제 모습을 찾을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인듯 합니다.

베이징 안양봉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황톳물이 살아 꿈틀댑니다.

중국 황허에서 가장 큰 폭포, 후커우 폭포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황토 폭포이기도 합니다.

황허는 5천년 중국 문명이 시작된 곳입니다.

거친 물살이 때때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지만, 대신 중국에 문명을 일굴 비옥한 토지를 선물했습니다.

중국의 한 컨테이너 기지입니다.

수출길에 오를 제품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근데 이 기지는 바다가 아니라, 강에 있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긴 강, 양쯔강입니다.

양쯔강은 중국의 서쪽과 동쪽을 연결하는 핏줄입니다.

양쯔강에는 오늘도 수많은 화물선이 줄을 이어 내달립니다.

중국인들은 황허를 어머니의 강이라고 부릅니다. 또 양쯔강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의 대동맥 같은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강이 아픕니다.

중국의 한 구리 광산입니다.

광산 아래쪽에 큰 저수지가 보입니다.

그런데 물이 모두 검붉은 색입니다.

물 색깔이 이런 건 그냥 물이 아니라, 황산 폐기물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환경당국 조사 결과, 이 황산 폐기물에선 황산 외에 기준치보다 최대 32배 많은 아연 등 중금속도 대량 검출됐습니다.

이곳엔 이런 저수지가 네 개나 있습니다.

이 황산 폐기물은 어디서 왔을까?

저수지 옆 한 공장에서 쉴 새 없이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문제의 황산은 광산회사가 제련 작업에 사용했던 것으로, 정화를 거쳐 내보내지 않고 엉뚱하게 저수지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 겁니다.

1984년 부터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황산이 저수지에 가만히 담겨 있지만은 않는다는 겁니다.

["도랑 물고기가 다 죽었어요. 벼도 잘 자라지 못하고 형편 없어요."]

지난 여름 장마 때는 황산 폐기물이 둑을 넘쳐 농경지를 덮치기도 했습니다.

지금 그 곳엔 농작물 대신 잡초만 무성합니다.

["저수지에서 흘러 내린 황산이 걸쭉한 국물 같았어요. 올 상반기에 비가 많이 와서 흘러 넘쳤거든요."]

시름시름 쓰러지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이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멀쩡하던 사람들이 이 물을 먹고 잇따라 암에 걸리고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고 말합니다.

["다른 마을 사람들은 건강한데, 우리는 그 만큼 건강하지 않아요. 민원을 냈는데도 아무 소용이 없어요."]

이 최악의 황산 폐기물은 또 양쯔강 지류 신강으로 흘러듭니다.

그리고 그 물이 닿을 곳은 중국의 대동맥 양쯔강입니다.

["CCTV가 생태환경부 합동조사팀과 양쯔강 유역 11개 성·시를 조사해 보니,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염이 심한 곳은 양쯔강 만이 아닙니다.

이 강은 황허 지류 펀허입니다.

강 길이 713km, 그런데 강 전체 수질이 5급수 미만입니다.

중국 수질 기준상 4급수가 '공업용수' 수질인 것을 감안하면 이 강은 생명이 없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강이 이렇게 오염된 건 석탄 가공 공장에서 마구잡이로 오염된 물을 배출해 왔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생태환경 보고서입니다.

황허와 양쯔강 등 주요 10개 하천에서 공업용수, 즉 4급수 이하 수질 유역이 21%에 이릅니다.

특히 황허는 27%가 4급수 이하 수질이고, 본류 보다 지류가 오염이 더 심해 지류 34.8%가 공업용수 이하 수질입니다.

중국 정부는 내년 황허와 양쯔강 보호법을 제정할 예정입니다.

14억 중국에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선물하고 만신창이가 된 어머니의 강 황허와 중국의 대동맥 양쯔강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중국 산시성에서 안양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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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질 오염 심각…강이 아프다!
    • 입력 2021-02-06 22:35:24
    • 수정2021-02-06 22:43:39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중국의 공기 만큼이나 오염이 심각한 것이 강과 호수 수질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환경 보호 보다는 오로지 경제 성장 위해 내달려왔던 결과이기도 한데요.

이제서야 중국 정부가 황허 보호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중국의 느슨한 환경의식을 감안할 때 강이 제 모습을 찾을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인듯 합니다.

베이징 안양봉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황톳물이 살아 꿈틀댑니다.

중국 황허에서 가장 큰 폭포, 후커우 폭포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황토 폭포이기도 합니다.

황허는 5천년 중국 문명이 시작된 곳입니다.

거친 물살이 때때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지만, 대신 중국에 문명을 일굴 비옥한 토지를 선물했습니다.

중국의 한 컨테이너 기지입니다.

수출길에 오를 제품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근데 이 기지는 바다가 아니라, 강에 있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긴 강, 양쯔강입니다.

양쯔강은 중국의 서쪽과 동쪽을 연결하는 핏줄입니다.

양쯔강에는 오늘도 수많은 화물선이 줄을 이어 내달립니다.

중국인들은 황허를 어머니의 강이라고 부릅니다. 또 양쯔강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의 대동맥 같은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강이 아픕니다.

중국의 한 구리 광산입니다.

광산 아래쪽에 큰 저수지가 보입니다.

그런데 물이 모두 검붉은 색입니다.

물 색깔이 이런 건 그냥 물이 아니라, 황산 폐기물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환경당국 조사 결과, 이 황산 폐기물에선 황산 외에 기준치보다 최대 32배 많은 아연 등 중금속도 대량 검출됐습니다.

이곳엔 이런 저수지가 네 개나 있습니다.

이 황산 폐기물은 어디서 왔을까?

저수지 옆 한 공장에서 쉴 새 없이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문제의 황산은 광산회사가 제련 작업에 사용했던 것으로, 정화를 거쳐 내보내지 않고 엉뚱하게 저수지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 겁니다.

1984년 부터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황산이 저수지에 가만히 담겨 있지만은 않는다는 겁니다.

["도랑 물고기가 다 죽었어요. 벼도 잘 자라지 못하고 형편 없어요."]

지난 여름 장마 때는 황산 폐기물이 둑을 넘쳐 농경지를 덮치기도 했습니다.

지금 그 곳엔 농작물 대신 잡초만 무성합니다.

["저수지에서 흘러 내린 황산이 걸쭉한 국물 같았어요. 올 상반기에 비가 많이 와서 흘러 넘쳤거든요."]

시름시름 쓰러지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이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멀쩡하던 사람들이 이 물을 먹고 잇따라 암에 걸리고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고 말합니다.

["다른 마을 사람들은 건강한데, 우리는 그 만큼 건강하지 않아요. 민원을 냈는데도 아무 소용이 없어요."]

이 최악의 황산 폐기물은 또 양쯔강 지류 신강으로 흘러듭니다.

그리고 그 물이 닿을 곳은 중국의 대동맥 양쯔강입니다.

["CCTV가 생태환경부 합동조사팀과 양쯔강 유역 11개 성·시를 조사해 보니,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염이 심한 곳은 양쯔강 만이 아닙니다.

이 강은 황허 지류 펀허입니다.

강 길이 713km, 그런데 강 전체 수질이 5급수 미만입니다.

중국 수질 기준상 4급수가 '공업용수' 수질인 것을 감안하면 이 강은 생명이 없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강이 이렇게 오염된 건 석탄 가공 공장에서 마구잡이로 오염된 물을 배출해 왔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생태환경 보고서입니다.

황허와 양쯔강 등 주요 10개 하천에서 공업용수, 즉 4급수 이하 수질 유역이 21%에 이릅니다.

특히 황허는 27%가 4급수 이하 수질이고, 본류 보다 지류가 오염이 더 심해 지류 34.8%가 공업용수 이하 수질입니다.

중국 정부는 내년 황허와 양쯔강 보호법을 제정할 예정입니다.

14억 중국에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선물하고 만신창이가 된 어머니의 강 황허와 중국의 대동맥 양쯔강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중국 산시성에서 안양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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