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고구마’… 색깔뿐 아니라 기능도 이름값

입력 2021.02.07 (09:00) 수정 2021.02.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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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 함께 챙기는 겨울 별미 고구마맛과 건강 함께 챙기는 겨울 별미 고구마

■ 건강까지 챙기는 구황작물 고구마

겨울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간식이죠. 달콤한 고구마에 잘 익은 김치를 곁들인 맛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조합입니다.

고구마는 예전에는 흉년에 대응할 수 있는 구황작물로 이름값을 했는데, 최근에는 건강식품으로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고구마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기본이고, 비타민C와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 노화를 억제하는 플라보노이드 등이 눈길을 끕니다.

단맛이 있어 당뇨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당으로 어느 정도 빨리 전환되는지를 뜻하는 당화지수가 현미 수준으로 낮은 것도 장점입니다.

세계 7대 식량작물로 꼽히는 고구마는 미국의 공익과학센터(CSPI)가 10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일반 고구마(왼쪽)와 황금 고구마(오른쪽). 일반 고구마(왼쪽)와 황금 고구마(오른쪽).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황금 고구마' 개발

식물 단백질 중에 '오렌지 단백질'이란 것이 있습니다.

노란색 카로티노이드를 축적하는 역할을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카로티노이드는 토마토의 '리코펜', 시금치와 호박 등에 들어 있는 '루테인', 이 기사의 주인공인 고구마의 '베타카로틴' 등입니다. 이 카로티노이드는 질병 예방과 노화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기존 오렌지 단백질보다 기능이 뛰어난 새로운 단백질(IbOr-R96H)을 개발했습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오렌지 단백질의 96번째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을 히스티딘으로 치환했습니다.

이것을 고구마에 적용해 형질전환을 시켰더니 단면이 주황색인 고구마가 나왔습니다. 이 고구마에는 '황금 고구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고구마의 성분을 분석해보니 위에서 설명한 카로티노이드가 19배, 특히 베타카로틴은 186배 축적됐다고 밝혔습니다.

무척 많은 카로티노이드가 발현되다 보니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도 강화됐습니다.

한여름 폭염을 넘어서는 영상 47도에서도, 소금기가 바닷물의 절반 수준인 짠물을 줘도 '황금 고구마'는 견뎌냈습니다. 구황작물의 장점이 극대화됐습니다.

황금 고구마 배양실/한국생명공학연구원황금 고구마 배양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 사막화된 지역에서도 재배 가능

생명공학연구원은 지난해 이 신규 단백질(IbOr-R96H) 변이체에 대한 특허를 우리나라와 중국에 출원했습니다.

연구진은 '황금 고구마'에 대한 유전자 재조합 작물 효능성 평가와 환경 위해성 평가 등을 거쳐 5년에서 10년 사이에 실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황금 고구마'는 사막화가 진행된 중국 내몽골 지역과 중앙아시아 등에서도 잘 자랄 것으로 예상됩니다.

흙먼지 날리는 척박한 땅을 우리 연구진이 개발한 작물이 뒤덮으며 지구촌의 식량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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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 고구마’… 색깔뿐 아니라 기능도 이름값
    • 입력 2021-02-07 09:00:28
    • 수정2021-02-07 12:45:28
    취재K
맛과 건강 함께 챙기는 겨울 별미 고구마
■ 건강까지 챙기는 구황작물 고구마

겨울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간식이죠. 달콤한 고구마에 잘 익은 김치를 곁들인 맛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조합입니다.

고구마는 예전에는 흉년에 대응할 수 있는 구황작물로 이름값을 했는데, 최근에는 건강식품으로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고구마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기본이고, 비타민C와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 노화를 억제하는 플라보노이드 등이 눈길을 끕니다.

단맛이 있어 당뇨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당으로 어느 정도 빨리 전환되는지를 뜻하는 당화지수가 현미 수준으로 낮은 것도 장점입니다.

세계 7대 식량작물로 꼽히는 고구마는 미국의 공익과학센터(CSPI)가 10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일반 고구마(왼쪽)와 황금 고구마(오른쪽).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황금 고구마' 개발

식물 단백질 중에 '오렌지 단백질'이란 것이 있습니다.

노란색 카로티노이드를 축적하는 역할을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카로티노이드는 토마토의 '리코펜', 시금치와 호박 등에 들어 있는 '루테인', 이 기사의 주인공인 고구마의 '베타카로틴' 등입니다. 이 카로티노이드는 질병 예방과 노화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기존 오렌지 단백질보다 기능이 뛰어난 새로운 단백질(IbOr-R96H)을 개발했습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오렌지 단백질의 96번째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을 히스티딘으로 치환했습니다.

이것을 고구마에 적용해 형질전환을 시켰더니 단면이 주황색인 고구마가 나왔습니다. 이 고구마에는 '황금 고구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고구마의 성분을 분석해보니 위에서 설명한 카로티노이드가 19배, 특히 베타카로틴은 186배 축적됐다고 밝혔습니다.

무척 많은 카로티노이드가 발현되다 보니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도 강화됐습니다.

한여름 폭염을 넘어서는 영상 47도에서도, 소금기가 바닷물의 절반 수준인 짠물을 줘도 '황금 고구마'는 견뎌냈습니다. 구황작물의 장점이 극대화됐습니다.

황금 고구마 배양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 사막화된 지역에서도 재배 가능

생명공학연구원은 지난해 이 신규 단백질(IbOr-R96H) 변이체에 대한 특허를 우리나라와 중국에 출원했습니다.

연구진은 '황금 고구마'에 대한 유전자 재조합 작물 효능성 평가와 환경 위해성 평가 등을 거쳐 5년에서 10년 사이에 실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황금 고구마'는 사막화가 진행된 중국 내몽골 지역과 중앙아시아 등에서도 잘 자랄 것으로 예상됩니다.

흙먼지 날리는 척박한 땅을 우리 연구진이 개발한 작물이 뒤덮으며 지구촌의 식량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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