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버리긴 아깝고 놔두긴 짐 되는 ‘옷’, 어떻게 할까?

입력 2021.02.22 (18:11) 수정 2021.02.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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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2월22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임다혜 / 1년간 옷 안 사기 프로젝트 성공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222&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한 유명 가수가 자신의 옷장을 정리 중이라며 올린 사진입니다. 층층이 쌓인 형상이 마치 옷 무덤 같다는 느낌 들지 않으시나요? 옷은 수없이 많은데 왜 입을 옷이 없을까. 이런 상황을 직접 겪으며 1년간 옷 안 사기 프로젝트에 성공한 분이 있습니다. 임다혜 작가 만나보겠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한 달 옷 안 사 입기도 쉽지 않을 거 같은데 1년간 옷을 안 산 분은 그럼 어떤 옷을 입고 나올까 궁금했어요. 오늘 복장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답변]
제가 2015년도 하고 2017년도에 각각 1년씩 총 2년 동안 옷 안 사기에 성공했는데요.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제가 생활한복을 몇 벌 마련했습니다. 오늘 그 옷을 입고 왔어요.

[앵커]
생활한복이요? 글쎄요, 상의만 봐서는 한복이란 느낌이 안 드는데.

[답변]
제가 보여드릴까요?

[앵커]
잠깐 볼까요.

[답변]
허리 치마라고 해서 고름으로 묶는 한복 치마입니다.

[앵커]
고름이 그쪽에 달려 있군요.

[답변]
네. 제가 겪어보니까 어떤 기존에 옷들은 44, 55, 66, 규격화된 옷에 사람의 몸을 맞추게 되어 있는데 한복 같은 경우에는 사람의 몸에 옷을 맞출 수 있도록 고름으로 조절만 하면 되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마음의 여유가 느껴지는 옷이라고 생각해서.

[앵커]
진정한 프리 사이즈네요. 1년간 옷 안 사기 프로젝트, 왜 이런 결심을 하게 되신 거예요?

[답변]
처음에는 좀 단순하게 시작을 했는데요. 제가 책을 내고 많은 분들이 오해하신 게 무분별하게 옷에 돈을 많이 썼다는 인식을 많이 갖고 계시더라고요. 그게 아니라 저는 가계부를 매달 써 가지고 한 달에 옷 예산이 정해져 있는데 2만 원, 3만 원 조금씩 초과되는 거예요. 그리고 어느 날 장롱으로 부족해서 베란다에 행거를 2단으로 해서 옷을 겹겹이 껴놓고 있었는데 그게 어느 날 무너졌어요.

[앵커]
그 정도로?

[답변]
네. 그래서 어차피 이제 이 정도로 옷이 많으면 한 1년 정도 옷 안 사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충동적으로 결심하게 됐었습니다.

[앵커]
행거가 무너질 정도. 도대체 몇 벌 정도 옷이 집 안에 가득했을까요?

[답변]
원래 옷걸이 한 2, 3개씩 겹쳐서 있었는데요, 다른 분들이 책 내고 나서 후기가 그때 23평 집에 옷 1,000벌이 넘게 들어갈 리가 없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사실은 옷걸이에 2, 3개씩 걸려 있어서 그게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무너진 거였거든요.

[앵커]
그렇게 모은 옷이 1,000벌이더라?

[답변]
사실 1,000벌이 넘었는데 다 세지를 못했었어요, 처음에.

[앵커]
그래서 1,000벌 중에서 몇 벌까지 줄이자 이런 목표치를 잡으신 거잖아요. 몇 벌로 잡으셨어요, 목표를?

[답변]
처음에는 목표 없이 줄여봤는데 낡고 작은 옷들만 버리다 보니까 거의 절반 정도밖에 못 줄였어요. 700벌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는데 목표를 그때 유행하던 333프로젝트 기사를 접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3개월 동안 33벌의 옷으로 생활하는 건데. 원래는 이게 1년 동안 봄하고 가을은 옷이 겹치고 그걸 또 겨울에는 이너로 입을 수 있으니까 1년 동안의 옷을 굉장히 단출하고 트렁크 안에 다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목표로 도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거기까지는 너무 무리라고 생각해서 3개월에 33벌이니까 1년이면 132벌 아닐까? 하면서 132벌을 목표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132벌. 1,000벌에서 132벌로 줄였으니 방 안은 훨씬 좀 휑해졌겠어요. 비포&애프터를 좀 공개해 주실 수 있나요?

[답변]
네. 사진이 블로그에 공개를 했는데요.

[앵커]
볼까요. 왼쪽에 있는 사진이 정리하기 이전의 사진이에요.

[답변]
종목을 8가지로 나눴는데요. 그중에 한 종목인 원피스만 거실에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사실 꽉 차 있어요. 사진이 잘렸는데.

[앵커]
지금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말씀이시죠?

[답변]
네. 거의 300벌 가까이가 원피스였는데요. 그거를 한 종목당 132벌을 8가지 종목으로 나누다 보니까, 한 종목당 17벌 정도였고요. 17벌은 장롱에 여유 있게 걸어놓은 모습입니다.

[앵커]
130여 벌의 원피스가 17벌로 줄어든 거예요?

[답변]
300여 벌의 원피스가.

[앵커]
아, 17벌로? 이 사진은 어떤 건가요?

[답변]
이거는 티셔츠만 거실에 쌓아봤는데요. 여기도 사진이 잘렸는데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티셔츠였는데 지금 밑에 애프터는 정리상자 안에 17벌이 다 들어가 있는.

[앵커]
사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옷들 중에서 내가 꼭 입어야 될 옷을 고르는 기준을 잡는 게 참 어렵잖아요. 나름대로 어떤 기준을 세워놓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떤 식으로 추려나가셨어요?

[답변]
처음에는 저희가 데일리룩을 찍어서 블로그에 매일 올렸었어요. 올리다 보니까 한 계절이 지나갈 때 맨날 입는 옷이 따로 정해져 있고 한 번도 안 꺼내는 옷이 따로 있는 거예요.

[앵커]
보니까 비슷비슷한 옷들이 보이네요. 줄무늬 티셔츠 이런 것들.

[답변]
취향이 약간 일관되다 보니까 사람들이 아마 다 비슷할 거 같아요. 그런 식으로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이웃분들이 댓글로 이 옷은 작은 거 같아요, 안 맞는 것 같아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댓글을 주시면 그걸 기준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는데요. 제가 이걸 하면서 느낀 점이 제가 이때 아기를 낳고 육아휴직이 들어가면서 이 정리를 시작했는데 습관적으로 옷은 20대 때 샀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거예요. 제가 20대 나이에 20대 체형에 맞는 20대 회사 출근할 때 입었던 옷을 30대가 돼서 아이를 낳고 체형도 변하고 나이도 변하고 집에 있는 상황이 변했는데 저도 모르게 계속 습관적으로 옷을 사고 있었는데 그거를 사진을 통해서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여기서 나름의 기준이 나오는 거네요. 나이, 체형 그리고 상황에 맞는 옷을 입자. 그러면 이렇게 정리한 옷들은 다 버리셨네요? 아니면 판매도 하셨나요?

[답변]
상당 부분 기부를 하거나 판매를 해서 판매수익을 기부했습니다.

[앵커]
바자회도 열고 그러셨다고 들었는데.

[답변]
네. 바자회도 참가하고요. 이웃분들이 제가 불우이웃돕기나 이렇게 해서 기부한다고 하시니까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옷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 가지 판매를 하고 기부했습니다.

[앵커]
우리가 금연이나 다이어트할 때 초기에 금단현상 오듯이 옷을 딱 안 사자 이렇게 마음먹으면 초기에 좀 약간 어색함? 좀 약간 애로 같은 거 없으셨어요, 처음에?

[답변]
처음에는 이걸 억누르려고 양말 같은 걸 샀어요. 제가 저도 모르게 옷을 사는 게 설렘을 샀던 거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사는 행위에 설렘을 느꼈었던 거 같아요.

[앵커]
옷을 산 게 아니라 설렘을 샀다.

[답변]
네. 그래서 처음에는 그거를 막기 위해서 약간 양말이라도 하나 산다든가 그런 식으로 돌려막기 이렇게 하다가 그다음에는 이걸 아예 안 하고 대신 집에서 뭔가 화장도 해보고 향수도 뿌려보고. 원래 아기 낳고 집에 있으면 잘 안 하게 되잖아요. 그런 식으로 해봤는데 마지막 제가 최종 더 이상 못 참겠을 때는 야식을 먹자. 이런 다짐도 했었는데 거기까지는 거의 안 간 게 제가 옷을 안 사기로 했잖아요. 체형이 변하면, 몸무게가 늘어나면 이 옷을 못 입으니까 이게 유지가 안 될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몸무게 늘리지 않기 위해서 마지막 단계는, 야식에는 사실 야식까지 간 적이 없어요.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렇게 옷을 안 사다 보면 나만 유행에 뒤처지는 거 아닌지. 요즘 트렌드가 중요한 시대인데, 그런 고민은 없었나요?

[답변]
겪어본 결과 일단 내 체형이 트렌드에 맞지 않는 그런 느낌도 받았고 결국 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2년 동안 옷을 안 샀을 때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앵커]
슬슬 날씨도 풀리고 봄이 되다 보니까 지나가면 쇼윈도에 걸린 봄맞이 신상품, 특히 할인율 이런 거 보면 또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잖아요. 특히 사회초년병들에게 지금 사야 할 옷, 사지 말아야 할 옷 뭔가 좀 구별할 수 있는 팁을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일단 제가 그때 데일리룩을 매일 기록하다 보니까, 몇 년째 누적되다 보니까 처음 깨달았던 거는 봄이 굉장히 짧아요. 이게 3월 초까지 꽃샘추위 때문에 눈이 온 적도 있고요. 그리고 5월 되면 반팔을 입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봄옷은 안 사셔도 되는 게 결론이고요. 사회초년생 같은 경우에는 사진 않고 요즘에는 SP 브랜드 가면 탈의실 안에 다 거울이 있어요. 다 골라서 입어보고 사진을 찍어보고 나오시면 되거든요. 자신에게 맞는 걸 먼저 찾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사회초년생이 아니신 분들은 이미 옷장에 많은 옷들이 쌓여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내 옷장에서 먼저 쇼핑을 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내 옷장에는 내 사이즈와 내 취향에 맞는 옷들이 이미 잔뜩 있으니까 그 안에서 골라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옷을 정리하는 시간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내 삶과 내 주변을 정리하는 그런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임다희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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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버리긴 아깝고 놔두긴 짐 되는 ‘옷’, 어떻게 할까?
    • 입력 2021-02-22 18:11:51
    • 수정2021-02-22 18:54:03
    통합뉴스룸ET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2월22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임다혜 / 1년간 옷 안 사기 프로젝트 성공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222&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한 유명 가수가 자신의 옷장을 정리 중이라며 올린 사진입니다. 층층이 쌓인 형상이 마치 옷 무덤 같다는 느낌 들지 않으시나요? 옷은 수없이 많은데 왜 입을 옷이 없을까. 이런 상황을 직접 겪으며 1년간 옷 안 사기 프로젝트에 성공한 분이 있습니다. 임다혜 작가 만나보겠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한 달 옷 안 사 입기도 쉽지 않을 거 같은데 1년간 옷을 안 산 분은 그럼 어떤 옷을 입고 나올까 궁금했어요. 오늘 복장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답변]
제가 2015년도 하고 2017년도에 각각 1년씩 총 2년 동안 옷 안 사기에 성공했는데요. 거기에 대한 보상으로 제가 생활한복을 몇 벌 마련했습니다. 오늘 그 옷을 입고 왔어요.

[앵커]
생활한복이요? 글쎄요, 상의만 봐서는 한복이란 느낌이 안 드는데.

[답변]
제가 보여드릴까요?

[앵커]
잠깐 볼까요.

[답변]
허리 치마라고 해서 고름으로 묶는 한복 치마입니다.

[앵커]
고름이 그쪽에 달려 있군요.

[답변]
네. 제가 겪어보니까 어떤 기존에 옷들은 44, 55, 66, 규격화된 옷에 사람의 몸을 맞추게 되어 있는데 한복 같은 경우에는 사람의 몸에 옷을 맞출 수 있도록 고름으로 조절만 하면 되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마음의 여유가 느껴지는 옷이라고 생각해서.

[앵커]
진정한 프리 사이즈네요. 1년간 옷 안 사기 프로젝트, 왜 이런 결심을 하게 되신 거예요?

[답변]
처음에는 좀 단순하게 시작을 했는데요. 제가 책을 내고 많은 분들이 오해하신 게 무분별하게 옷에 돈을 많이 썼다는 인식을 많이 갖고 계시더라고요. 그게 아니라 저는 가계부를 매달 써 가지고 한 달에 옷 예산이 정해져 있는데 2만 원, 3만 원 조금씩 초과되는 거예요. 그리고 어느 날 장롱으로 부족해서 베란다에 행거를 2단으로 해서 옷을 겹겹이 껴놓고 있었는데 그게 어느 날 무너졌어요.

[앵커]
그 정도로?

[답변]
네. 그래서 어차피 이제 이 정도로 옷이 많으면 한 1년 정도 옷 안 사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충동적으로 결심하게 됐었습니다.

[앵커]
행거가 무너질 정도. 도대체 몇 벌 정도 옷이 집 안에 가득했을까요?

[답변]
원래 옷걸이 한 2, 3개씩 겹쳐서 있었는데요, 다른 분들이 책 내고 나서 후기가 그때 23평 집에 옷 1,000벌이 넘게 들어갈 리가 없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사실은 옷걸이에 2, 3개씩 걸려 있어서 그게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무너진 거였거든요.

[앵커]
그렇게 모은 옷이 1,000벌이더라?

[답변]
사실 1,000벌이 넘었는데 다 세지를 못했었어요, 처음에.

[앵커]
그래서 1,000벌 중에서 몇 벌까지 줄이자 이런 목표치를 잡으신 거잖아요. 몇 벌로 잡으셨어요, 목표를?

[답변]
처음에는 목표 없이 줄여봤는데 낡고 작은 옷들만 버리다 보니까 거의 절반 정도밖에 못 줄였어요. 700벌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는데 목표를 그때 유행하던 333프로젝트 기사를 접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3개월 동안 33벌의 옷으로 생활하는 건데. 원래는 이게 1년 동안 봄하고 가을은 옷이 겹치고 그걸 또 겨울에는 이너로 입을 수 있으니까 1년 동안의 옷을 굉장히 단출하고 트렁크 안에 다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목표로 도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거기까지는 너무 무리라고 생각해서 3개월에 33벌이니까 1년이면 132벌 아닐까? 하면서 132벌을 목표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132벌. 1,000벌에서 132벌로 줄였으니 방 안은 훨씬 좀 휑해졌겠어요. 비포&애프터를 좀 공개해 주실 수 있나요?

[답변]
네. 사진이 블로그에 공개를 했는데요.

[앵커]
볼까요. 왼쪽에 있는 사진이 정리하기 이전의 사진이에요.

[답변]
종목을 8가지로 나눴는데요. 그중에 한 종목인 원피스만 거실에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사실 꽉 차 있어요. 사진이 잘렸는데.

[앵커]
지금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말씀이시죠?

[답변]
네. 거의 300벌 가까이가 원피스였는데요. 그거를 한 종목당 132벌을 8가지 종목으로 나누다 보니까, 한 종목당 17벌 정도였고요. 17벌은 장롱에 여유 있게 걸어놓은 모습입니다.

[앵커]
130여 벌의 원피스가 17벌로 줄어든 거예요?

[답변]
300여 벌의 원피스가.

[앵커]
아, 17벌로? 이 사진은 어떤 건가요?

[답변]
이거는 티셔츠만 거실에 쌓아봤는데요. 여기도 사진이 잘렸는데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티셔츠였는데 지금 밑에 애프터는 정리상자 안에 17벌이 다 들어가 있는.

[앵커]
사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옷들 중에서 내가 꼭 입어야 될 옷을 고르는 기준을 잡는 게 참 어렵잖아요. 나름대로 어떤 기준을 세워놓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떤 식으로 추려나가셨어요?

[답변]
처음에는 저희가 데일리룩을 찍어서 블로그에 매일 올렸었어요. 올리다 보니까 한 계절이 지나갈 때 맨날 입는 옷이 따로 정해져 있고 한 번도 안 꺼내는 옷이 따로 있는 거예요.

[앵커]
보니까 비슷비슷한 옷들이 보이네요. 줄무늬 티셔츠 이런 것들.

[답변]
취향이 약간 일관되다 보니까 사람들이 아마 다 비슷할 거 같아요. 그런 식으로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이웃분들이 댓글로 이 옷은 작은 거 같아요, 안 맞는 것 같아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댓글을 주시면 그걸 기준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는데요. 제가 이걸 하면서 느낀 점이 제가 이때 아기를 낳고 육아휴직이 들어가면서 이 정리를 시작했는데 습관적으로 옷은 20대 때 샀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거예요. 제가 20대 나이에 20대 체형에 맞는 20대 회사 출근할 때 입었던 옷을 30대가 돼서 아이를 낳고 체형도 변하고 나이도 변하고 집에 있는 상황이 변했는데 저도 모르게 계속 습관적으로 옷을 사고 있었는데 그거를 사진을 통해서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여기서 나름의 기준이 나오는 거네요. 나이, 체형 그리고 상황에 맞는 옷을 입자. 그러면 이렇게 정리한 옷들은 다 버리셨네요? 아니면 판매도 하셨나요?

[답변]
상당 부분 기부를 하거나 판매를 해서 판매수익을 기부했습니다.

[앵커]
바자회도 열고 그러셨다고 들었는데.

[답변]
네. 바자회도 참가하고요. 이웃분들이 제가 불우이웃돕기나 이렇게 해서 기부한다고 하시니까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옷을 보내주시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 가지 판매를 하고 기부했습니다.

[앵커]
우리가 금연이나 다이어트할 때 초기에 금단현상 오듯이 옷을 딱 안 사자 이렇게 마음먹으면 초기에 좀 약간 어색함? 좀 약간 애로 같은 거 없으셨어요, 처음에?

[답변]
처음에는 이걸 억누르려고 양말 같은 걸 샀어요. 제가 저도 모르게 옷을 사는 게 설렘을 샀던 거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사는 행위에 설렘을 느꼈었던 거 같아요.

[앵커]
옷을 산 게 아니라 설렘을 샀다.

[답변]
네. 그래서 처음에는 그거를 막기 위해서 약간 양말이라도 하나 산다든가 그런 식으로 돌려막기 이렇게 하다가 그다음에는 이걸 아예 안 하고 대신 집에서 뭔가 화장도 해보고 향수도 뿌려보고. 원래 아기 낳고 집에 있으면 잘 안 하게 되잖아요. 그런 식으로 해봤는데 마지막 제가 최종 더 이상 못 참겠을 때는 야식을 먹자. 이런 다짐도 했었는데 거기까지는 거의 안 간 게 제가 옷을 안 사기로 했잖아요. 체형이 변하면, 몸무게가 늘어나면 이 옷을 못 입으니까 이게 유지가 안 될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몸무게 늘리지 않기 위해서 마지막 단계는, 야식에는 사실 야식까지 간 적이 없어요.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렇게 옷을 안 사다 보면 나만 유행에 뒤처지는 거 아닌지. 요즘 트렌드가 중요한 시대인데, 그런 고민은 없었나요?

[답변]
겪어본 결과 일단 내 체형이 트렌드에 맞지 않는 그런 느낌도 받았고 결국 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2년 동안 옷을 안 샀을 때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앵커]
슬슬 날씨도 풀리고 봄이 되다 보니까 지나가면 쇼윈도에 걸린 봄맞이 신상품, 특히 할인율 이런 거 보면 또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잖아요. 특히 사회초년병들에게 지금 사야 할 옷, 사지 말아야 할 옷 뭔가 좀 구별할 수 있는 팁을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일단 제가 그때 데일리룩을 매일 기록하다 보니까, 몇 년째 누적되다 보니까 처음 깨달았던 거는 봄이 굉장히 짧아요. 이게 3월 초까지 꽃샘추위 때문에 눈이 온 적도 있고요. 그리고 5월 되면 반팔을 입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봄옷은 안 사셔도 되는 게 결론이고요. 사회초년생 같은 경우에는 사진 않고 요즘에는 SP 브랜드 가면 탈의실 안에 다 거울이 있어요. 다 골라서 입어보고 사진을 찍어보고 나오시면 되거든요. 자신에게 맞는 걸 먼저 찾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사회초년생이 아니신 분들은 이미 옷장에 많은 옷들이 쌓여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내 옷장에서 먼저 쇼핑을 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내 옷장에는 내 사이즈와 내 취향에 맞는 옷들이 이미 잔뜩 있으니까 그 안에서 골라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옷을 정리하는 시간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내 삶과 내 주변을 정리하는 그런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임다희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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