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텍사스 정전 사태 ‘신재생 에너지’·‘전력 자유화’ 논란

입력 2021.02.25 (18:13) 수정 2021.02.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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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중남부지역에 몰아닥친 최악의 한파로 텍사스 주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자 정전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오늘 ET에서는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짚어봅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영현 특파원, 먼저 텍사스 지역 정전사태 피해가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우리 설 연휴 기간 영하 날씨를 거의 경험한 적이 없는 미 중남부지역에 폭설과 함께 영하 18도까지 내려가는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습니다.

날씨가 추워지자 각 가정이 전열기를 쓰면서 발전 용량을 초과해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휴스턴 등 대도시를 포함해 한때 4백50만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주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Resident : "50 miles I had to drive to get these two gallons so I can run a generator overnight."]

밀폐된 차고에서 시동을 켜고 자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속출하는 등 텍사스주에서만 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지금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이제 괜찮아졌나요?

[기자]

네, 한파가 가고 기온이 오르면서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주 전역의 발전소가 다시 가동에 들어가면서 전기 공급도 재개됐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또 엄청난 전기요금 폭탄을 맞아야 했습니다.

전기를 많이 쓰자 어마어마한 할증 요금이 붙어버린 겁니다.

[DeAndre Upshaw/Dallas Resident : "usually when we had a bad bill, the normal usage is about $80 in February. we were anticipating 3 or 400, never did i think $6700 would be what they charged me."]

이 때문에 주민들은 주 정부는 물론 전력회사를 강력히 비난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주민들이 이렇게 피해를 봤으니 여기저기서 정전의 원인을 따졌을 텐데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나요?

[기자]

텍사스는 에너지의 보고이자 미국의 심장입니다.

가스 풍력 원자력까지 풍부합니다.

그런 텍사스에서 30년 만에 한파라지만 발전 용량의 40%가 다운됐기 때문에 원인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공화당을 비롯해 보수언론들은 텍사스 주가 24시간 전력 공급이 불가능한 풍력과 태양열 발전에 의존하다 보니 전력망의 신뢰성이 떨어졌다.

바이든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은 국가에 치명적이라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앵커]

정말 풍력과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가 문제였나요? 구체적인 정전 원인은 뭔가요?

[기자]

텍사스주 전력망 관리회사는 이번 전기공급의 문제는 61%가 석탄 원자력 천연가스 발전의 문제에서 비롯됐고 39%가 태양열과 풍력 발전 문제였다고 밝혔습니다.

텍사스 주는 기온이 온난한 데다 여름철이 더워 여름철 전기공급에만 신경 쓰고 겨울철 혹한으로 인한 대비는 전혀 없었던 게 문제였습니다.

화력발전소는 시설을 실내가 아닌 주로 실외에 설치한 데다 한파를 막는 시설이 없어 가스관이 얼어붙었고 연료를 공급받지 못해 발전이 중단됐습니다.

풍력 발전기는 터빈에 얼음을 제거하는 장치가 필수였지만 텍사스는 따뜻하다는 이유로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또 테사스는 다른 주의 전력을 공급받지 않는 독자적인 전력망 시스템을 갖춘 것도 문제였습니다.

["Texas does have its own, uh, grid called Ercot. Um, it was set up that way to be independent of federal oversight and regulations."]

텍사스 주 정전 사태는 신재생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텍사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지사로 재임하던 1999년 전기 공급을 자유화하면서 경쟁 체제를 도입해 전기요금을 낮췄습니다.

그런데 가격 인하 경쟁은 무리한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한파가 찾아올 줄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고 대비하지 않았던 겁니다.

[앵커]

미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요?

[기자]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일 텍사스지역을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며 기후 변화와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전력 공급에 어떤 위협을 줄 수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한마디로 기후 위기에 따른 대응을 제대로 하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극한의 기상 이변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은 충분하지만, 시설 확충에 막대한 돈이 들어갑니다.

미 언론들은 기후 재앙의 근본 원인인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바이든 정부의 기본 원칙과 맞아 떨어지는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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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25 18:13:25
    • 수정2021-02-25 18: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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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중남부지역에 몰아닥친 최악의 한파로 텍사스 주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자 정전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오늘 ET에서는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짚어봅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영현 특파원, 먼저 텍사스 지역 정전사태 피해가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우리 설 연휴 기간 영하 날씨를 거의 경험한 적이 없는 미 중남부지역에 폭설과 함께 영하 18도까지 내려가는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습니다.

날씨가 추워지자 각 가정이 전열기를 쓰면서 발전 용량을 초과해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휴스턴 등 대도시를 포함해 한때 4백50만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주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Resident : "50 miles I had to drive to get these two gallons so I can run a generator overnight."]

밀폐된 차고에서 시동을 켜고 자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속출하는 등 텍사스주에서만 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지금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이제 괜찮아졌나요?

[기자]

네, 한파가 가고 기온이 오르면서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주 전역의 발전소가 다시 가동에 들어가면서 전기 공급도 재개됐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또 엄청난 전기요금 폭탄을 맞아야 했습니다.

전기를 많이 쓰자 어마어마한 할증 요금이 붙어버린 겁니다.

[DeAndre Upshaw/Dallas Resident : "usually when we had a bad bill, the normal usage is about $80 in February. we were anticipating 3 or 400, never did i think $6700 would be what they charged me."]

이 때문에 주민들은 주 정부는 물론 전력회사를 강력히 비난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주민들이 이렇게 피해를 봤으니 여기저기서 정전의 원인을 따졌을 텐데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나요?

[기자]

텍사스는 에너지의 보고이자 미국의 심장입니다.

가스 풍력 원자력까지 풍부합니다.

그런 텍사스에서 30년 만에 한파라지만 발전 용량의 40%가 다운됐기 때문에 원인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공화당을 비롯해 보수언론들은 텍사스 주가 24시간 전력 공급이 불가능한 풍력과 태양열 발전에 의존하다 보니 전력망의 신뢰성이 떨어졌다.

바이든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은 국가에 치명적이라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앵커]

정말 풍력과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가 문제였나요? 구체적인 정전 원인은 뭔가요?

[기자]

텍사스주 전력망 관리회사는 이번 전기공급의 문제는 61%가 석탄 원자력 천연가스 발전의 문제에서 비롯됐고 39%가 태양열과 풍력 발전 문제였다고 밝혔습니다.

텍사스 주는 기온이 온난한 데다 여름철이 더워 여름철 전기공급에만 신경 쓰고 겨울철 혹한으로 인한 대비는 전혀 없었던 게 문제였습니다.

화력발전소는 시설을 실내가 아닌 주로 실외에 설치한 데다 한파를 막는 시설이 없어 가스관이 얼어붙었고 연료를 공급받지 못해 발전이 중단됐습니다.

풍력 발전기는 터빈에 얼음을 제거하는 장치가 필수였지만 텍사스는 따뜻하다는 이유로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또 테사스는 다른 주의 전력을 공급받지 않는 독자적인 전력망 시스템을 갖춘 것도 문제였습니다.

["Texas does have its own, uh, grid called Ercot. Um, it was set up that way to be independent of federal oversight and regulations."]

텍사스 주 정전 사태는 신재생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텍사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지사로 재임하던 1999년 전기 공급을 자유화하면서 경쟁 체제를 도입해 전기요금을 낮췄습니다.

그런데 가격 인하 경쟁은 무리한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한파가 찾아올 줄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고 대비하지 않았던 겁니다.

[앵커]

미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요?

[기자]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일 텍사스지역을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며 기후 변화와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전력 공급에 어떤 위협을 줄 수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한마디로 기후 위기에 따른 대응을 제대로 하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극한의 기상 이변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은 충분하지만, 시설 확충에 막대한 돈이 들어갑니다.

미 언론들은 기후 재앙의 근본 원인인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바이든 정부의 기본 원칙과 맞아 떨어지는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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