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 “헌법정신 파괴” 사의 표명…靑 “사의 수용”

입력 2021.03.04 (14:01) 수정 2021.03.0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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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에서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총장은 오늘(4일)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총장은 또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면서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은 오늘 오후 2시쯤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의 사의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사의를 밝힌 지 1시간여 만에 윤 총장의 사직 의사를 수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무부에선 윤 총장의 사표 수리와 관련한 절차가 앞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통상 감찰을 받거나 징계 청구가 된 검찰 공무원의 경우 사표 수리가 불가능하지만, 윤 총장은 이미 지난해 12월 16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은 상태여서 사표 수리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윤 총장은 청와대가 사의 수용 의사를 밝힌 후 '검찰 가족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더 이상 검찰이 파괴되고 반부패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며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그토록 어렵게 지켜왔던 검찰총장의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윤 총장은 글에서 "검찰의 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형사사법 제도는 한 번 잘못 설계되면 국민 전체가 고통을 받게 된다"고 다시 한 번 지적했습니다.

이어 "수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재판을 위한 준비활동으로, 수사와 기소는 성질상 분리할 수 없다"면서 "검찰이 직접 수사해서 소추 여부를 결정하고, 최종심 공소유지까지 담당하지 않으면, 권력형 비리나 대규모 금융·경제 범죄에 대해 사법적 판결을 통해 법 집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사와 기소 분리가 세계적 추세라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나날이 지능화, 조직화, 대형화되어 가는 중대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기소를 하나로 융합해 나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시도는 사법 선진국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윤 총장은 검찰 구성원들에게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 동요하지 말고 항상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과분한 사랑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평생 잊지 않겠다"며 끝을 맺었습니다.

윤 총장은 이임식 행사는 열지 않았고 오늘 오후 5시 반쯤 대검 청사 1층 로비에서 직원들과 간단한 환송식을 열었습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이 건물에서 검찰을 지휘하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여러분들과 함께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먼저 나가게 돼서 많이 아쉽고, 여러분께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입니다마는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검 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는 "사람이 들어올 때 나갈 때 잘 판단해서, 저도 27년 공직생활 동안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후회 없이 일했다고 생각한다" 며 "여러분께 다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윤 총장은 어제(3일)와 그제(2일) 연이틀 여권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입법을 '법치를 말살하고 헌법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검찰 수사권 박탈이 수사와 기소, 재판으로 이어지는 유기적 고리를 끊어 부패가 판치게 되고 결국 국민이 피해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어제 대구고검과 지검 직원 간담회에서는 "국민의 검찰은 인사권자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도 원칙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사퇴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돼 국정농단과 사법 농단 사건을 수사한 윤 총장은 지난 2019년 7월, 2년 임기의 검찰총장에 취임했습니다.

[이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관련 입장문]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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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4 14:01:02
    • 수정2021-03-04 19:10:37
    사회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에서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총장은 오늘(4일)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총장은 또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면서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은 오늘 오후 2시쯤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의 사의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사의를 밝힌 지 1시간여 만에 윤 총장의 사직 의사를 수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무부에선 윤 총장의 사표 수리와 관련한 절차가 앞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통상 감찰을 받거나 징계 청구가 된 검찰 공무원의 경우 사표 수리가 불가능하지만, 윤 총장은 이미 지난해 12월 16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은 상태여서 사표 수리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윤 총장은 청와대가 사의 수용 의사를 밝힌 후 '검찰 가족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더 이상 검찰이 파괴되고 반부패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며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그토록 어렵게 지켜왔던 검찰총장의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윤 총장은 글에서 "검찰의 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는 검찰개혁이 아니라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형사사법 제도는 한 번 잘못 설계되면 국민 전체가 고통을 받게 된다"고 다시 한 번 지적했습니다.

이어 "수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재판을 위한 준비활동으로, 수사와 기소는 성질상 분리할 수 없다"면서 "검찰이 직접 수사해서 소추 여부를 결정하고, 최종심 공소유지까지 담당하지 않으면, 권력형 비리나 대규모 금융·경제 범죄에 대해 사법적 판결을 통해 법 집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사와 기소 분리가 세계적 추세라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나날이 지능화, 조직화, 대형화되어 가는 중대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기소를 하나로 융합해 나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시도는 사법 선진국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윤 총장은 검찰 구성원들에게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 동요하지 말고 항상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과분한 사랑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평생 잊지 않겠다"며 끝을 맺었습니다.

윤 총장은 이임식 행사는 열지 않았고 오늘 오후 5시 반쯤 대검 청사 1층 로비에서 직원들과 간단한 환송식을 열었습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이 건물에서 검찰을 지휘하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여러분들과 함께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먼저 나가게 돼서 많이 아쉽고, 여러분께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입니다마는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검 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는 "사람이 들어올 때 나갈 때 잘 판단해서, 저도 27년 공직생활 동안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후회 없이 일했다고 생각한다" 며 "여러분께 다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윤 총장은 어제(3일)와 그제(2일) 연이틀 여권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입법을 '법치를 말살하고 헌법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검찰 수사권 박탈이 수사와 기소, 재판으로 이어지는 유기적 고리를 끊어 부패가 판치게 되고 결국 국민이 피해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어제 대구고검과 지검 직원 간담회에서는 "국민의 검찰은 인사권자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도 원칙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사퇴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돼 국정농단과 사법 농단 사건을 수사한 윤 총장은 지난 2019년 7월, 2년 임기의 검찰총장에 취임했습니다.

[이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관련 입장문]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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