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지난해 대전 아파트 침수…전문가 “인재 가능성 높아”

입력 2021.03.05 (06:53) 수정 2021.03.05 (06: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여름, 폭우로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 140여 명이 구조용 보트를 타고 탈출하던 모습 기억하실 겁니다.

침수 피해 원인을 놓고 아직도 주민과 자치단체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KBS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검증했는데,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장K,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시간, 폭우로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 144명이 보트를 타고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1명은 숨졌습니다.

가구마다 수천만 원의 재산피해도 봤지만 재난 지원금은 200만 원이 전부.

주민들은 자치단체에 공공시설물 배상을 요구했지만 '자연재해'라며 거부당했습니다.

[대전시 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영조물 보험이라는 건 결국은 공공시설물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는 거잖아요, 문제가 있으면. 근데 삼성화재에서는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보상해줄 수 없다…"]

당시 CCTV 영상입니다.

비가 시작된 새벽 4시부터 5시 10분까지 117㎜가 내렸을 때만 해도 아파트 내 배수는 문제없었습니다.

그런데, 5시 20분부터 물이 급격히 차오르더니 6시쯤엔 주차된 차들이 물에 잠깁니다.

40분 사이 추가된 강수량은 불과 13㎜.

주민들은 아파트 옆 산책로 배수로에 불어난 물이 아파트 내로 들어찼다고 말합니다.

[정진호/코스모스 아파트 주민대표 : "(새벽 5시 15분쯤) 전화가 와서 쫓아 내려와 보니까 이미 담벼락이 무너져서 물이 아파트 쪽으로 막 쏟아지는 걸 봤죠."]

전문가와 침수 원인을 검증해봤습니다.

먼저 지하 공간과 주변 배수로 등을 포함한 당시 아파트 전체 침수량을 실측했습니다.

[김재영/충남대 환경공학과 박사과정 : "침수됐던 깊이를 재고 있습니다. 이 깊이는 아파트 면적과 함께 곱하면 아파트에서 비로 인해 침수되었던 침수량을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그 결과, 아파트 전체 침수량은 9,425㎥였습니다.

이어 아파트 내에 내린 비의 양을 계산했습니다.

아파트 내 배수구가 막힌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아파트에 들어찬 비의 양은 944㎥.

전체 침수량의 10%에 불과했습니다.

외부에서 다량의 빗물이 유입됐다는 얘깁니다.

논란이 된 아파트 옆 산책로.

밑에는 복개천 형태의 배수로가 있고, 3면으로 둘러싸인 댐 같은 모양샙니다.

실험 결과 당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 이 배수로로 유입된 빗물은 무려 약 3만㎥.

배수로 한계치를 4천㎥ 초과한 양입니다.

해당 배수로에서는 당시 토사와 비닐 등 폐기물 만 2천 톤이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배수로 관리가 제대로 안 된 탓에 8천㎥가 넘는 다량의 물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찬 걸로 추정된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입니다.

[서동일/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배수로가 감당을 못해서 결국은 코스모스 아파트 쪽으로 물이 넘어간 것 같습니다.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관리를 지속해서 해줘야 하는데..."]

주민들은 이를 토대로 아파트 침수가 명백한 인재라며 해당 구청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K] 지난해 대전 아파트 침수…전문가 “인재 가능성 높아”
    • 입력 2021-03-05 06:53:19
    • 수정2021-03-05 06:59:46
    뉴스광장 1부
[앵커]

지난해 여름, 폭우로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 140여 명이 구조용 보트를 타고 탈출하던 모습 기억하실 겁니다.

침수 피해 원인을 놓고 아직도 주민과 자치단체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KBS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검증했는데,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장K,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시간, 폭우로 물에 잠긴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 144명이 보트를 타고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1명은 숨졌습니다.

가구마다 수천만 원의 재산피해도 봤지만 재난 지원금은 200만 원이 전부.

주민들은 자치단체에 공공시설물 배상을 요구했지만 '자연재해'라며 거부당했습니다.

[대전시 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영조물 보험이라는 건 결국은 공공시설물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는 거잖아요, 문제가 있으면. 근데 삼성화재에서는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보상해줄 수 없다…"]

당시 CCTV 영상입니다.

비가 시작된 새벽 4시부터 5시 10분까지 117㎜가 내렸을 때만 해도 아파트 내 배수는 문제없었습니다.

그런데, 5시 20분부터 물이 급격히 차오르더니 6시쯤엔 주차된 차들이 물에 잠깁니다.

40분 사이 추가된 강수량은 불과 13㎜.

주민들은 아파트 옆 산책로 배수로에 불어난 물이 아파트 내로 들어찼다고 말합니다.

[정진호/코스모스 아파트 주민대표 : "(새벽 5시 15분쯤) 전화가 와서 쫓아 내려와 보니까 이미 담벼락이 무너져서 물이 아파트 쪽으로 막 쏟아지는 걸 봤죠."]

전문가와 침수 원인을 검증해봤습니다.

먼저 지하 공간과 주변 배수로 등을 포함한 당시 아파트 전체 침수량을 실측했습니다.

[김재영/충남대 환경공학과 박사과정 : "침수됐던 깊이를 재고 있습니다. 이 깊이는 아파트 면적과 함께 곱하면 아파트에서 비로 인해 침수되었던 침수량을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그 결과, 아파트 전체 침수량은 9,425㎥였습니다.

이어 아파트 내에 내린 비의 양을 계산했습니다.

아파트 내 배수구가 막힌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아파트에 들어찬 비의 양은 944㎥.

전체 침수량의 10%에 불과했습니다.

외부에서 다량의 빗물이 유입됐다는 얘깁니다.

논란이 된 아파트 옆 산책로.

밑에는 복개천 형태의 배수로가 있고, 3면으로 둘러싸인 댐 같은 모양샙니다.

실험 결과 당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 이 배수로로 유입된 빗물은 무려 약 3만㎥.

배수로 한계치를 4천㎥ 초과한 양입니다.

해당 배수로에서는 당시 토사와 비닐 등 폐기물 만 2천 톤이 나왔습니다.

결론적으로 배수로 관리가 제대로 안 된 탓에 8천㎥가 넘는 다량의 물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찬 걸로 추정된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입니다.

[서동일/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배수로가 감당을 못해서 결국은 코스모스 아파트 쪽으로 물이 넘어간 것 같습니다.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관리를 지속해서 해줘야 하는데..."]

주민들은 이를 토대로 아파트 침수가 명백한 인재라며 해당 구청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