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세월, 잊힌 독립 운동가들

입력 2021.03.08 (07:44) 수정 2021.03.0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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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일절이 꼭 1주일 전입니다만, 국가를 위한 희생을 기리는 정신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말아야 할 가치입니다.

광복 8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알려지지 않은 독립 운동가들이 여전히 많고, 후손들도 그 사실을 모르는 일이 허다합니다.

왜 그럴까요,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든 살인 윤용택씨, 일제강점기에 사망한 큰아버지의 독립 운동 행적을 어려서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윤용택/윤재환 의사 조카 : "일본인 형사하고 한국인 형사하고 따라붙어 가지고 계속 요시찰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큰아버지인 윤재환 의사는 송도고등학교의 전신인 개성 송도고보에서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기리는 기리는 노래를 지어 유포하다 50일 동안 고문을 받았습니다.

이후 일본으로 유학가 조선인유학생회를 조직하다 체포됐고, 초주검 상태에서 일본 적십자사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938년 사망합니다.

[윤용택/윤재환 의사 조카 : "(정부 기관에) 진정을 냈는데 석달 정도 조사를 하다가 '증거 불충분이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 판결문과 경찰기록,기밀문서를 뒤져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데 1년이 꼬박 걸렸습니다.

[이태룡/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 "일본 관리가 기록하다 보니까 일어로 돼 있잖아요. 인쇄체가 아닌 고어체이고, 흘림 글씨로 돼 있다 보니까 웬만한 사람들이 해석을 못해요."]

결국 사망 80년이 지나서야 독립 유공자 포상 신청이 이뤄졌고, 국가보훈처의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윤재환 의사의 독립 운동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여태 알려져 있지 않았던 송도고보 출신 독립 운동가 70여 명이 새로 발굴됐습니다.

[이태룡/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한 두 사람이 해서 될 일이 아니에요. 국가가 나서고 국립 대학이 나서고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해야 될 일이에요."]

인천대 독립운동사 연구소는 앞으로 일제 감시 대상 인물 카드에 올라 있는 순국선열과 여성 독립 운동가 발굴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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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한의 세월, 잊힌 독립 운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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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3-08 07: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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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이 꼭 1주일 전입니다만, 국가를 위한 희생을 기리는 정신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말아야 할 가치입니다.

광복 8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알려지지 않은 독립 운동가들이 여전히 많고, 후손들도 그 사실을 모르는 일이 허다합니다.

왜 그럴까요,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든 살인 윤용택씨, 일제강점기에 사망한 큰아버지의 독립 운동 행적을 어려서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윤용택/윤재환 의사 조카 : "일본인 형사하고 한국인 형사하고 따라붙어 가지고 계속 요시찰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큰아버지인 윤재환 의사는 송도고등학교의 전신인 개성 송도고보에서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기리는 기리는 노래를 지어 유포하다 50일 동안 고문을 받았습니다.

이후 일본으로 유학가 조선인유학생회를 조직하다 체포됐고, 초주검 상태에서 일본 적십자사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938년 사망합니다.

[윤용택/윤재환 의사 조카 : "(정부 기관에) 진정을 냈는데 석달 정도 조사를 하다가 '증거 불충분이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 판결문과 경찰기록,기밀문서를 뒤져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데 1년이 꼬박 걸렸습니다.

[이태룡/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 "일본 관리가 기록하다 보니까 일어로 돼 있잖아요. 인쇄체가 아닌 고어체이고, 흘림 글씨로 돼 있다 보니까 웬만한 사람들이 해석을 못해요."]

결국 사망 80년이 지나서야 독립 유공자 포상 신청이 이뤄졌고, 국가보훈처의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윤재환 의사의 독립 운동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여태 알려져 있지 않았던 송도고보 출신 독립 운동가 70여 명이 새로 발굴됐습니다.

[이태룡/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한 두 사람이 해서 될 일이 아니에요. 국가가 나서고 국립 대학이 나서고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해야 될 일이에요."]

인천대 독립운동사 연구소는 앞으로 일제 감시 대상 인물 카드에 올라 있는 순국선열과 여성 독립 운동가 발굴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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