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잔재 청산 기획]② 청산 언제쯤?…일상 곳곳에 ‘일제 흔적’

입력 2021.03.10 (07:36) 수정 2021.03.1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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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라북도 친일잔재 전수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일제는 조선인의 정신마저 지배하기 위해 일상 곳곳에 흔적을 남겼는데요.

뒤늦게나마 청산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친일 화가 김은호가 남긴 광한루원 춘향 영정.

시민사회의 철거 여론에도 불구하고 남원시와 의회의 소극적인 태도로 터덕이다, 60여 년 만에 철거됐습니다.

황토현에 세워진 전봉준 장군의 동상이 형제가 함께 일제에 부역한 김경승의 작품이란 사실은 도민에게 큰 상처였습니다.

논란 끝에 정읍시는 동상을 철거하고 내년까지 새 작품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동학 농민군 토벌에 앞장선 친일파 이두황의 묘 입구와, 일제를 찬양했던 김해강의 시비 옆에 세워진 단죄비.

이들의 반민족행위를 널리 알리고 죄를 묻기 위한 청산의 기록인데, 시민들이 중심이 됐습니다.

[김재호/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 : "당연한 역사적 사실을 바꾸는 데도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렸습니다. 지자체 수장들이 어떤 결연한 의지와 책임감을 갖는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곳곳에 일제의 흔적은 여전합니다.

전주 구도심 약령시 창립비엔 친일파 박기순과 일제 관료들의 이름이 새겨졌는데, 친일 행적이 드러난 약령시의 중심 인물 박계조 기념비는 특히 청산 대상으로 꼽힙니다.

일왕을 기리는 식민 교육의 상징 봉안전을 허물고 새로 지은 전주초등학교 독립기념비.

기단 양식에 일제 봉안전의 형태가 그대로 남았고, 한국전쟁 전사자를 기리는 전주고 충혼비 역시 사각뿔 모양의 일제 충혼비 양식을 따왔습니다.

마을 한복판에 우뚝 선 오수 망루의 본래 목적이 일제의 조선인 감시와 통제였단 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유희숙/전라북도 자치행정국장 : "시·군에 친일잔재가 이런 것이 있으니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세워 달라 해서 받고 있습니다. 시·군의 계획을 담아서 구체적인 로드맵화 할 거거든요."]

뼈아픈 수탈의 흔적을 후세에 정확히 알리고 청산과 반성의 기록을 써 나가는 건 지금, 우리들의 몫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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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잔재 청산 기획]② 청산 언제쯤?…일상 곳곳에 ‘일제 흔적’
    • 입력 2021-03-10 07:36:53
    • 수정2021-03-10 08:03:41
    뉴스광장(전주)
[앵커]

전라북도 친일잔재 전수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일제는 조선인의 정신마저 지배하기 위해 일상 곳곳에 흔적을 남겼는데요.

뒤늦게나마 청산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친일 화가 김은호가 남긴 광한루원 춘향 영정.

시민사회의 철거 여론에도 불구하고 남원시와 의회의 소극적인 태도로 터덕이다, 60여 년 만에 철거됐습니다.

황토현에 세워진 전봉준 장군의 동상이 형제가 함께 일제에 부역한 김경승의 작품이란 사실은 도민에게 큰 상처였습니다.

논란 끝에 정읍시는 동상을 철거하고 내년까지 새 작품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동학 농민군 토벌에 앞장선 친일파 이두황의 묘 입구와, 일제를 찬양했던 김해강의 시비 옆에 세워진 단죄비.

이들의 반민족행위를 널리 알리고 죄를 묻기 위한 청산의 기록인데, 시민들이 중심이 됐습니다.

[김재호/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 : "당연한 역사적 사실을 바꾸는 데도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렸습니다. 지자체 수장들이 어떤 결연한 의지와 책임감을 갖는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곳곳에 일제의 흔적은 여전합니다.

전주 구도심 약령시 창립비엔 친일파 박기순과 일제 관료들의 이름이 새겨졌는데, 친일 행적이 드러난 약령시의 중심 인물 박계조 기념비는 특히 청산 대상으로 꼽힙니다.

일왕을 기리는 식민 교육의 상징 봉안전을 허물고 새로 지은 전주초등학교 독립기념비.

기단 양식에 일제 봉안전의 형태가 그대로 남았고, 한국전쟁 전사자를 기리는 전주고 충혼비 역시 사각뿔 모양의 일제 충혼비 양식을 따왔습니다.

마을 한복판에 우뚝 선 오수 망루의 본래 목적이 일제의 조선인 감시와 통제였단 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유희숙/전라북도 자치행정국장 : "시·군에 친일잔재가 이런 것이 있으니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세워 달라 해서 받고 있습니다. 시·군의 계획을 담아서 구체적인 로드맵화 할 거거든요."]

뼈아픈 수탈의 흔적을 후세에 정확히 알리고 청산과 반성의 기록을 써 나가는 건 지금, 우리들의 몫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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