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찰 원문 일부 첫 공개…박형준 연루 확인

입력 2021.03.11 (06:47) 수정 2021.03.11 (06: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에 반대했다가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 피해를 입은 환경단체들이 지난달 국정원을 상대로 정보 공개 청구를 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한달 만에 불법 사찰 내용을 담은 원문 일부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논란이 됐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연루된 부분이 확인됩니다.

고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번에 국정원이 공개한 문건은 모두 8건, 107페이지 분량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12월부터 2010년 6월 사이 국정원 국책사업팀, 융합전략팀 등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들입니다.

'4대강 살리기 반대세력 연대 움직임에 선제 대응'이란 제목의 보고서.

2009년 1월, '청와대 민정'의 요청으로 작성됐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사태를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4대강 사업 반대 단체들의 활동을 무마시키기 위한 대응 방안을 담았습니다.

환경단체에 대해선 기업체 후원금 모금을 차단하고, 종교계 인사들의 정치적 성향을 부각시키는 등 단체별 맞춤 전략을 제안합니다.

이에 더해 국정원이 핵심 인사의 취약점을 발굴, 초동단계부터 반대활동을 제어하는 등 4대강 사업이 원만히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도 밝힙니다.

이 문건은 정무, 민정, 국정기획 수석과 0-0, 1-0로 지칭된 누군가에게 배포됐다고 명시됐습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과 교수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찰 내용도 확인됐습니다.

환경단체 핵심 인물 20명에 대한 신원 정리 자료, 본적과 학력을 비롯해 공개되지 않은 전과 기록, 가족 관계까지 언급됐습니다.

박형준 후보가 등장하는 문건도 두 건 확인됩니다.

'4대강 사업 반대 단체 현황'과 '주요 반대인물 관리방안' 두 문건은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으로 작성됐다고 나옵니다.

당시 홍보기획관은 박 후보였습니다.

[김남주/변호사/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 :"(시민단체에 대한) 정보 동향, 비리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국정원의 권한을 완전히 넘어서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 반대 단체에 대한 탄압, 사찰, 공작이 있었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입증된 것이죠."]

피해 단체들은 앞으로 추가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불법 사찰 자료를 더 받아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4대강 사찰 원문 일부 첫 공개…박형준 연루 확인
    • 입력 2021-03-11 06:47:26
    • 수정2021-03-11 06:54:03
    뉴스광장 1부
[앵커]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에 반대했다가 국가정보원의 불법 사찰 피해를 입은 환경단체들이 지난달 국정원을 상대로 정보 공개 청구를 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한달 만에 불법 사찰 내용을 담은 원문 일부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논란이 됐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연루된 부분이 확인됩니다.

고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번에 국정원이 공개한 문건은 모두 8건, 107페이지 분량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12월부터 2010년 6월 사이 국정원 국책사업팀, 융합전략팀 등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들입니다.

'4대강 살리기 반대세력 연대 움직임에 선제 대응'이란 제목의 보고서.

2009년 1월, '청와대 민정'의 요청으로 작성됐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사태를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4대강 사업 반대 단체들의 활동을 무마시키기 위한 대응 방안을 담았습니다.

환경단체에 대해선 기업체 후원금 모금을 차단하고, 종교계 인사들의 정치적 성향을 부각시키는 등 단체별 맞춤 전략을 제안합니다.

이에 더해 국정원이 핵심 인사의 취약점을 발굴, 초동단계부터 반대활동을 제어하는 등 4대강 사업이 원만히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도 밝힙니다.

이 문건은 정무, 민정, 국정기획 수석과 0-0, 1-0로 지칭된 누군가에게 배포됐다고 명시됐습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과 교수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찰 내용도 확인됐습니다.

환경단체 핵심 인물 20명에 대한 신원 정리 자료, 본적과 학력을 비롯해 공개되지 않은 전과 기록, 가족 관계까지 언급됐습니다.

박형준 후보가 등장하는 문건도 두 건 확인됩니다.

'4대강 사업 반대 단체 현황'과 '주요 반대인물 관리방안' 두 문건은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으로 작성됐다고 나옵니다.

당시 홍보기획관은 박 후보였습니다.

[김남주/변호사/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 :"(시민단체에 대한) 정보 동향, 비리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국정원의 권한을 완전히 넘어서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 반대 단체에 대한 탄압, 사찰, 공작이 있었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입증된 것이죠."]

피해 단체들은 앞으로 추가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불법 사찰 자료를 더 받아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