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항일·수탈의 역사를 기억하다

입력 2021.03.11 (22:10) 수정 2021.03.1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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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문화K 시간입니다.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죠.

잊어서도 안 되고요.

오늘은 항일·수탈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당 한가득 쌀가마니가 쌓여 있는 옛 군산세관.

이 쌀을 일본으로 싣고 갈 배가 모여있는 군산항.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두 해 전 문을 연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100여 년 전 아픈 역사가 곳곳에 생생히 살아 있습니다.

[문희진/서울시 청림동 : "일제 강점기 때 있는 사진이나 유서나 이런 것을 볼 수 있어서 그냥 책에서만 보던 거랑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치욕스러운 역사도 되돌아보고 기억해야 한다는 김부식 역사관장.

[김부식/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관장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는 것처럼 아프지 않은 역사를 가진 나라는 없어요. 이제 아픈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아픈 역사를 어떻게 보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전시관 맨 앞에 친일파 이완용이 쓴 시를 걸었습니다.

[김부식/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관장 : "과거에는 부끄러워서 감추려고 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앞으로 가기 위해서는 과거를 아프지만 냉철하게 반성하고 되짚어 봐야 되지 않느냐…."]

친일뿐만 아니라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는 항일 열사들의 희생입니다.

항일의병의 선두에 섰던 최익현.

저항문학에 앞장선 한용운.

독립운동가들의 역사 정신도 계승해야 합니다.

[김부식/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관장 : "내가 목숨을 버린다고 해서 이 땅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지만 한 톨이라도 나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하는 선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전북이 잊어서는 안 되는 이름들.

김창규, 김철수, 박준승.

전북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입니다.

일제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기억 창고.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에는 지난 두 해 동안 5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지금의 군산시인 일제 강점기 군산부의 역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당시 군산에 사는 외국인의 직업을 알 수 있습니다.

1927년 일제에 맞선 군산 옥구농민항쟁에 뛰어들었다 옥고를 치른 농민에 대한 판결문입니다.

올해로 아흔다섯.

군산 향토사학자 김양규 선생이 평생 모은 자료들입니다.

특히 옥구농민항쟁 참여자들과 후손들의 역사를 모으고 기록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힘없고 가난했던 민중들에게서 나라 사랑의 숭고한 정신을 배웠다는 김양규 선생.

[김양규/군산 향토사학자 : "학교도 제대로 안 다니고 무학인데도 불구하고 이분들이 이런 정신이 무엇이냐. 나라 사랑이라는 것이 배우고 안 배우고가 문제가 아니구나."]

발품 팔아 모은 자료들은 박물관에 기증해 더 많은 사람이 아픈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중규/군산근대역사박물관 관장 : "연세도 아주 고령이시지만 지금도 아주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고. 선생님께서 앞에 걸어가 주신 그 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저희가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그 사명감 하나로 일생을 살아왔습니다.

[김양규/군산 향토사학자 : "역사는 살아있다. 그래요. 이런 것을(역사를) 알리지 않으면 누가 아느냐. 그래서 이런 것을 찾아서 기록하고 이것을 읽히고 알린다는 것 이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죠."]

항일·수탈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

가혹했던 시대, 꿋꿋하게 지켜냈던 뜨거운 민족 정신만은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이현권/편집:공재성/그래픽: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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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3-11 2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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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문화K 시간입니다.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죠.

잊어서도 안 되고요.

오늘은 항일·수탈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당 한가득 쌀가마니가 쌓여 있는 옛 군산세관.

이 쌀을 일본으로 싣고 갈 배가 모여있는 군산항.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두 해 전 문을 연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100여 년 전 아픈 역사가 곳곳에 생생히 살아 있습니다.

[문희진/서울시 청림동 : "일제 강점기 때 있는 사진이나 유서나 이런 것을 볼 수 있어서 그냥 책에서만 보던 거랑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치욕스러운 역사도 되돌아보고 기억해야 한다는 김부식 역사관장.

[김부식/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관장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는 것처럼 아프지 않은 역사를 가진 나라는 없어요. 이제 아픈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아픈 역사를 어떻게 보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전시관 맨 앞에 친일파 이완용이 쓴 시를 걸었습니다.

[김부식/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관장 : "과거에는 부끄러워서 감추려고 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앞으로 가기 위해서는 과거를 아프지만 냉철하게 반성하고 되짚어 봐야 되지 않느냐…."]

친일뿐만 아니라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는 항일 열사들의 희생입니다.

항일의병의 선두에 섰던 최익현.

저항문학에 앞장선 한용운.

독립운동가들의 역사 정신도 계승해야 합니다.

[김부식/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관장 : "내가 목숨을 버린다고 해서 이 땅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지만 한 톨이라도 나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하는 선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전북이 잊어서는 안 되는 이름들.

김창규, 김철수, 박준승.

전북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입니다.

일제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기억 창고.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에는 지난 두 해 동안 5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지금의 군산시인 일제 강점기 군산부의 역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당시 군산에 사는 외국인의 직업을 알 수 있습니다.

1927년 일제에 맞선 군산 옥구농민항쟁에 뛰어들었다 옥고를 치른 농민에 대한 판결문입니다.

올해로 아흔다섯.

군산 향토사학자 김양규 선생이 평생 모은 자료들입니다.

특히 옥구농민항쟁 참여자들과 후손들의 역사를 모으고 기록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힘없고 가난했던 민중들에게서 나라 사랑의 숭고한 정신을 배웠다는 김양규 선생.

[김양규/군산 향토사학자 : "학교도 제대로 안 다니고 무학인데도 불구하고 이분들이 이런 정신이 무엇이냐. 나라 사랑이라는 것이 배우고 안 배우고가 문제가 아니구나."]

발품 팔아 모은 자료들은 박물관에 기증해 더 많은 사람이 아픈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중규/군산근대역사박물관 관장 : "연세도 아주 고령이시지만 지금도 아주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고. 선생님께서 앞에 걸어가 주신 그 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저희가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그 사명감 하나로 일생을 살아왔습니다.

[김양규/군산 향토사학자 : "역사는 살아있다. 그래요. 이런 것을(역사를) 알리지 않으면 누가 아느냐. 그래서 이런 것을 찾아서 기록하고 이것을 읽히고 알린다는 것 이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죠."]

항일·수탈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들.

가혹했던 시대, 꿋꿋하게 지켜냈던 뜨거운 민족 정신만은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이현권/편집:공재성/그래픽: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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