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은 어렵다? 통쾌한 첫 여성 ‘파우스트’

입력 2021.03.15 (06:54) 수정 2021.03.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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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평생을 바쳐 완성한 불후의 명작 '파우스트'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 전석 매진 사례를 이어가며 공연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내 무대에선 처음으로 남성이 아닌 여성이 파우스트를 맡았고, 원작의 결말도 바뀌었다는데요.

김지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평생 학문에 매달려 세상 모든 지식을 탐닉했지만, 허무주의에 빠져버린 학자,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에 기꺼이 영혼을 팔아버립니다.

["(계약할까요?) 좋다. 이렇게 말하면 너 메피스토가 나의 영혼을 가져가도 좋다."]

["자, 서명하세요!"]

괴테의 원작에서 파우스트는 늙은 남성이었지만, 이번엔 여성입니다.

파우스트가 국내 무대에 올려진 이래 처음입니다.

[김성녀/파우스트 역 : "여자 파우스트라고 해서 깜짝 놀랐고, 파우스트처럼 열정 이런 것들이 생기면서 무조건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서 달려들었죠."]

원작 파우스트는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데, 여성 파우스트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어린 여성에게 연민을 느끼고, 연대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이렇게 사랑의 의미를 확장했을 뿐 아니라, 원작의 결말도 과감하게 비틀었습니다.

온갖 잘못을 저지르고도 신의 구원을 받는 파우스트가, 이번엔 자기 죗값을 치르겠다며 스스로 지옥을 선택합니다.

[조광화/'파우스트 엔딩' 연출가 : "지금 이 시대에는 구원받으려고 노력했다고 중요한 게 아니라 어쨌든 결과가 있으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되는 게 아닐까..."]

잘못을 저지르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너무 쉽게 면죄부를 받는 사회 풍토를 향한 매서운 비판이 담겼습니다.

[유지훈/관객 : "본인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을 해서 통쾌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난해하고 방대한 원작을 110분으로 압축해 쉽게 풀어냈고,

["세상은 내 뜻대로!"]

들개 형상의 괴기한 인형도 새롭게 등장시켜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통찰이란 190년 전 고전의 메시지가 현대적으로 재창조된 무대에서 더 새롭고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조세준/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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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古典)은 어렵다? 통쾌한 첫 여성 ‘파우스트’
    • 입력 2021-03-15 06:54:37
    • 수정2021-03-15 07: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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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평생을 바쳐 완성한 불후의 명작 '파우스트'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 전석 매진 사례를 이어가며 공연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내 무대에선 처음으로 남성이 아닌 여성이 파우스트를 맡았고, 원작의 결말도 바뀌었다는데요.

김지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평생 학문에 매달려 세상 모든 지식을 탐닉했지만, 허무주의에 빠져버린 학자,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에 기꺼이 영혼을 팔아버립니다.

["(계약할까요?) 좋다. 이렇게 말하면 너 메피스토가 나의 영혼을 가져가도 좋다."]

["자, 서명하세요!"]

괴테의 원작에서 파우스트는 늙은 남성이었지만, 이번엔 여성입니다.

파우스트가 국내 무대에 올려진 이래 처음입니다.

[김성녀/파우스트 역 : "여자 파우스트라고 해서 깜짝 놀랐고, 파우스트처럼 열정 이런 것들이 생기면서 무조건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서 달려들었죠."]

원작 파우스트는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데, 여성 파우스트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어린 여성에게 연민을 느끼고, 연대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이렇게 사랑의 의미를 확장했을 뿐 아니라, 원작의 결말도 과감하게 비틀었습니다.

온갖 잘못을 저지르고도 신의 구원을 받는 파우스트가, 이번엔 자기 죗값을 치르겠다며 스스로 지옥을 선택합니다.

[조광화/'파우스트 엔딩' 연출가 : "지금 이 시대에는 구원받으려고 노력했다고 중요한 게 아니라 어쨌든 결과가 있으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되는 게 아닐까..."]

잘못을 저지르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너무 쉽게 면죄부를 받는 사회 풍토를 향한 매서운 비판이 담겼습니다.

[유지훈/관객 : "본인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을 해서 통쾌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난해하고 방대한 원작을 110분으로 압축해 쉽게 풀어냈고,

["세상은 내 뜻대로!"]

들개 형상의 괴기한 인형도 새롭게 등장시켜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통찰이란 190년 전 고전의 메시지가 현대적으로 재창조된 무대에서 더 새롭고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조세준/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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