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40억대 그린벨트 땅 수상한 매입…법원 공무원 연루 의혹

입력 2021.03.16 (21:03) 수정 2021.03.1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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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하루 동안 바깥 날씨, 여러 번 살피신 분들 많을 겁니다.

오늘(16일)은 미세먼지 대신 옅은 황사입니다.

요 며칠 뿌옇고 답답한 먼지가, 말끔히 가시질 않습니다.

하늘에선 먼지가, 땅에선 투기가 문젭니다.

전국 이곳저곳 다양한 의혹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늘(16일) KBS 9시 뉴스는 이 투기 관련 단독보도로 시작합니다.

한 지방법원 공무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개발 예정지를 거액에 사들인 의혹이 포착됐습니다.

그린벨트가 해제될 땅을 240억 원에 산건데 법원 공무원과 그 가족 등이 연루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과천시와 서울시 경계 만 제곱미터 크기 땅입니다.

수십년째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지난해 해제 예정지로 선정됐습니다.

물론 땅값은 크게 올랐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이거 그린벨트 풀리면 3천 평(1만㎡)이면 시가로 얼마나 올라가요?) 지금 뭐 한 2,500만 원선 하니까 평당(3.3㎡당)… (평당 2,500만 원요?) 네. (그럼 3배?) 그렇죠."]

공시지가로 60억 원 하던 땅인데 한 농업법인이 지난해 4월 6일 24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당시는 어느 땅이라고 특정하진 않고 그린벨트를 조사해 일부를 해제하겠다고만 과천시가 공고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법인은 공고 14일 만에 해제될 땅을 콕 집어 사들였습니다.

어떤 회사인지 등기를 떼어 봤습니다.

법인 설립일은 3월 17일, 그린벨트 해제 관련 공고가 나기도 전입니다.

알고보니 이 법인 핵심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제보자 설명입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과천시 공무원한테 정보를 제공받아서 남태령 밑에 선바위역 있어요. 그린벨트를 갖다가 만㎡를 사는데 240억 원을 주고 매입한 겁니다."]

문제의 인물은 해당 법인 대표자의 딸 김 모 씨로 수원지방법원 공무원입니다.

땅 매입 과정에서 김 씨는 매입 대금을 마련하고 등기 절차에 관여했습니다.

[매매 등기 담당 법무사/음성변조 : "(○○영농리츠에서 김○○ 씨(법원 공무원)가 주로 업무 맡으셨어요?) 예. 맞습니다. (그럼 김○○ 씨가 거기 대표세요? 주주세요?) 그건 모르고요."]

법인 최초 주소지 역시 김 씨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 주상복합인데 김 씨 법원 동료 거주집니다.

[법인 주소지 거주 동료/음성변조 : "(선생님 자택에 주소를 두고 있어서) 그게 저 아는 동생이… (김○○ 씨죠.) 네. 아버님이 하신다고 그러던데 편의만 봐준 건데요."]

김 씨는 취재진에게 그린벨트 해제 정보는 미리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수원지방법원 공무원/음성변조 : "아니 이게 신도시 지정되고 하는 것도 관계가 없는 거고, 그게 이런 정보를 제가 알 수 있는 어디 원천이 어딨어요? 저하고 상관이 없는데…."]

과천시는 2020년 시 예산안에 그린벨트 해제 용역 예산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미공개 정보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과천시 관계자/음성변조 : "(해제 대상) 단절토지가 대충 어딜 거라는 건 과천 바닥이 좁으니까 알 수는 있을 거라고 저는 추정하거든요."]

해당 농업법인은 땅 매입 직전 주소지를 과천시 안으로 옮겼습니다.

해당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전기공사업체 사무실입니다.

[이전 주소지 실제 업체 직원/음성변조 : "(같은 호수에 ○○영농리츠라는 법인이 등기돼 있어서…) 거기는 사무실 옆으로 이사 갔다고 들었는데… (같이 등기돼 있었던 건 아셨죠?) 예예예."]

경찰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혐의 등을 놓고 해당 농업법인과 관련자들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박상욱/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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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240억대 그린벨트 땅 수상한 매입…법원 공무원 연루 의혹
    • 입력 2021-03-16 21:03:00
    • 수정2021-03-16 21:44:26
    뉴스 9
[앵커]

안녕하십니까?

하루 동안 바깥 날씨, 여러 번 살피신 분들 많을 겁니다.

오늘(16일)은 미세먼지 대신 옅은 황사입니다.

요 며칠 뿌옇고 답답한 먼지가, 말끔히 가시질 않습니다.

하늘에선 먼지가, 땅에선 투기가 문젭니다.

전국 이곳저곳 다양한 의혹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늘(16일) KBS 9시 뉴스는 이 투기 관련 단독보도로 시작합니다.

한 지방법원 공무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개발 예정지를 거액에 사들인 의혹이 포착됐습니다.

그린벨트가 해제될 땅을 240억 원에 산건데 법원 공무원과 그 가족 등이 연루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과천시와 서울시 경계 만 제곱미터 크기 땅입니다.

수십년째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지난해 해제 예정지로 선정됐습니다.

물론 땅값은 크게 올랐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이거 그린벨트 풀리면 3천 평(1만㎡)이면 시가로 얼마나 올라가요?) 지금 뭐 한 2,500만 원선 하니까 평당(3.3㎡당)… (평당 2,500만 원요?) 네. (그럼 3배?) 그렇죠."]

공시지가로 60억 원 하던 땅인데 한 농업법인이 지난해 4월 6일 24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당시는 어느 땅이라고 특정하진 않고 그린벨트를 조사해 일부를 해제하겠다고만 과천시가 공고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법인은 공고 14일 만에 해제될 땅을 콕 집어 사들였습니다.

어떤 회사인지 등기를 떼어 봤습니다.

법인 설립일은 3월 17일, 그린벨트 해제 관련 공고가 나기도 전입니다.

알고보니 이 법인 핵심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제보자 설명입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과천시 공무원한테 정보를 제공받아서 남태령 밑에 선바위역 있어요. 그린벨트를 갖다가 만㎡를 사는데 240억 원을 주고 매입한 겁니다."]

문제의 인물은 해당 법인 대표자의 딸 김 모 씨로 수원지방법원 공무원입니다.

땅 매입 과정에서 김 씨는 매입 대금을 마련하고 등기 절차에 관여했습니다.

[매매 등기 담당 법무사/음성변조 : "(○○영농리츠에서 김○○ 씨(법원 공무원)가 주로 업무 맡으셨어요?) 예. 맞습니다. (그럼 김○○ 씨가 거기 대표세요? 주주세요?) 그건 모르고요."]

법인 최초 주소지 역시 김 씨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 주상복합인데 김 씨 법원 동료 거주집니다.

[법인 주소지 거주 동료/음성변조 : "(선생님 자택에 주소를 두고 있어서) 그게 저 아는 동생이… (김○○ 씨죠.) 네. 아버님이 하신다고 그러던데 편의만 봐준 건데요."]

김 씨는 취재진에게 그린벨트 해제 정보는 미리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수원지방법원 공무원/음성변조 : "아니 이게 신도시 지정되고 하는 것도 관계가 없는 거고, 그게 이런 정보를 제가 알 수 있는 어디 원천이 어딨어요? 저하고 상관이 없는데…."]

과천시는 2020년 시 예산안에 그린벨트 해제 용역 예산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미공개 정보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과천시 관계자/음성변조 : "(해제 대상) 단절토지가 대충 어딜 거라는 건 과천 바닥이 좁으니까 알 수는 있을 거라고 저는 추정하거든요."]

해당 농업법인은 땅 매입 직전 주소지를 과천시 안으로 옮겼습니다.

해당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전기공사업체 사무실입니다.

[이전 주소지 실제 업체 직원/음성변조 : "(같은 호수에 ○○영농리츠라는 법인이 등기돼 있어서…) 거기는 사무실 옆으로 이사 갔다고 들었는데… (같이 등기돼 있었던 건 아셨죠?) 예예예."]

경찰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혐의 등을 놓고 해당 농업법인과 관련자들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박상욱/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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