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공사 불법 덮기 ‘급급’…공매 참여 문제 없나?

입력 2021.03.16 (21:45) 수정 2021.03.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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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도시공사가 자체 감사에서 직원의 일광지구 땅 입찰 비위 혐의를 적발하고도 내부 규정을 무시한 채 수사 등을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특히 분양 업무 담당자가 경매에 참여한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고 해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공매를 한 부산 일광지구 준주거용지입니다.

사업 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의 분양 담당자가 직접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은 전산을 조작해 자신이 낙찰 받은 땅의 중도금과 잔금 납부 기한을 최대 1년 5개월까지 늦췄습니다.

부산도시공사가 이 사실을 확인한 건 지난해 6월.

자체 감사를 벌여 해당 직원을 파면 조치했습니다.

부산도시공사 내부 규정입니다.

"부당한 업무행위를 수반한 범죄를 저질러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 고발 여부를 엄정히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규정에 따라 수사까지 의뢰할 수 있지만 부산도시공사는 자체 징계만 내린 채 내부 입단속만 시켰습니다.

경찰 수사와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감사 9개월 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부산도시공사는 "당시 해당 비위를 범죄 행위로 보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특히 내부 정보를 알 수 있는 업무 담당자가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부산시 공무원 행동 강령에는 공매나 경매 등의 공개 추첨을 통한 거래는 신고 의무조차 없습니다.

[안일규/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 : "담당자의 도덕성에만 의지한 채 시스템을 맡긴 자체가 사실은 넌센스라고 봅니다. 직원들 전체가 입찰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을 두는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뒤늦은 부산도시공사의 전수조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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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도시공사 불법 덮기 ‘급급’…공매 참여 문제 없나?
    • 입력 2021-03-16 21:45:30
    • 수정2021-03-16 22:01:41
    뉴스9(부산)
[앵커]

부산도시공사가 자체 감사에서 직원의 일광지구 땅 입찰 비위 혐의를 적발하고도 내부 규정을 무시한 채 수사 등을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특히 분양 업무 담당자가 경매에 참여한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고 해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공매를 한 부산 일광지구 준주거용지입니다.

사업 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의 분양 담당자가 직접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은 전산을 조작해 자신이 낙찰 받은 땅의 중도금과 잔금 납부 기한을 최대 1년 5개월까지 늦췄습니다.

부산도시공사가 이 사실을 확인한 건 지난해 6월.

자체 감사를 벌여 해당 직원을 파면 조치했습니다.

부산도시공사 내부 규정입니다.

"부당한 업무행위를 수반한 범죄를 저질러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 고발 여부를 엄정히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규정에 따라 수사까지 의뢰할 수 있지만 부산도시공사는 자체 징계만 내린 채 내부 입단속만 시켰습니다.

경찰 수사와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감사 9개월 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부산도시공사는 "당시 해당 비위를 범죄 행위로 보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특히 내부 정보를 알 수 있는 업무 담당자가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부산시 공무원 행동 강령에는 공매나 경매 등의 공개 추첨을 통한 거래는 신고 의무조차 없습니다.

[안일규/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 : "담당자의 도덕성에만 의지한 채 시스템을 맡긴 자체가 사실은 넌센스라고 봅니다. 직원들 전체가 입찰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을 두는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뒤늦은 부산도시공사의 전수조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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