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토크] 5·18 인정교과서 대표집필자 박래훈 교사

입력 2021.03.18 (19:23) 수정 2021.03.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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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게 이번에 인정받은 ‘5·18 인정 교과서’라고 들었습니다. 이게 언제 어떻게 사용되는 거예요?

[답변]

쉽게 생각하시면, 나라에서 직접 집필, 책임까지 맡아서 하는 국정교과서, 그리고 개인 출판사들이 집필하지만, 국가의 검정을 통과해야 하는 검정 교과서, 그리고 저희가 이번에 출간한 5·18 인정 교과서 같은 경우에는 시도교육감, 시도교육청의 승인을 얻어서 발간하는 교과서입니다.

고등학교 같은 경우에, 학생들이 요새는 자신들이 원하는 교과를 직접 요청해서 개설해서 들을 수 있거든요.

이번에 광주에서, 상무고등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교과가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개설됐어요.

[앵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서 쉽게 좀 주제를 풀어썼던데,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세요?

[답변]

아무래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5·18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고요.

또 시간이 갈수록 우리 지금 세대 아이들에게 5·18은 과거의 너무도 먼, 과거 속의 사건이기 때문에, 뭔가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5·18을, 5·18의 사실 뿐만 아니라 5·18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예를들어) 주먹밥을 나누어 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주먹밥을 나누어주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명백한 사실인데, 그 주먹밥 이야기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고민들이 굉장히 많았고, 그게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앵커]

‘북한군이 광주에 왔다는 이야기가 사실인가요?’ 이런 챕터도 있었어요.

보니까, 요즘에는 유튜브를 친구들이 많이 하잖아요.

왜곡된 정보도 많이 돌아다니고 하던데, 실제 교육 현장에서 느끼시기에, 애들이 그런 정보도 많이 알고 있고, 접근하고 이런 상황인가요?

[답변]

광주전남 지역의 아이들은 5·18을 직접 경험한 세대의 자녀들이다 보니까, 교실 현장에서 그렇게 심하게 왜곡이나, 이런 부분들이 나타나지는 않는데요.

특히 타지역 선생님들을 만나보고, 조사도 해보고 했는데, 실제로 교실 현장에서 5·18에 대해서 소위 극우, 왜곡하는 사람들이 쓰는 표현들, ‘5·18은 폭동이다’, 그리고 ‘5·18이 북한군이 내려와서 벌인 활동이다’라는 이런 표현을 쓰는 친구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어떻게 역사 왜곡에 대해서 교실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대응해야 할까, 그런 고민으로도 내용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5·18 피해자분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분들을 연결해서 기술한 부분도 있더라고요.

[답변]

5·18 어머님들, 5·18단체에서 세월호 유가족들, 세월호 부모님들을 향해 보여줬던 따뜻한 손길, 연대 이 부분을 저희가 보면서, “이게 5·18정신이 정말 잘 살아있는 거 아닌가”

[앵커]

5·18을 알게 되면 국가 폭력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되고, 그리고 세월호, 지금 일어나고 있는 미얀마 사태.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잖아요?

[답변]

아이들도 미얀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5·18을 떠올리더라고요.

그러면서 5·18 당시에 다른 나라의 세계 시민들이, 특히 우리 교과서에도 나와 있던 힌츠페터를 비롯한 이런 언론인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5·18에 대해서 광주에 보여줬던 연대, 이런 부분들을 우리가 어떻게 미얀마에 할 수 있을까.

요즘 세대들은 SNS나 이런 걸 통해서 자신이 지지하고 있는 메시지를 해시태그를 달아서 보낸다든가, 하는 활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앵커]

성인이 돼서 겪은 5.18도 있잖아요?

어렸을 때 80년도는 너무 먼 이야기니까, 선생님 기억으로는 5.18은 어떤 기억이에요?

[답변]

실제로 제가 살았던 동네에 주남마을 학살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셨던 분이 살아계셨거든요.

그분의 사연을 알게 되면서 그런 것들을 경험하다 보니까 제가 아이들에게 처음에 5.18을 이야기할 때는 굉장히 분노의 감정으로 많이 가르쳤어요.

분노 이후에 그럼 5.18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하지?

남는 게 없더라고요.

5.18 당시 시민들이 보여주셨던 나눔과 배려, 공동체 가치들, 연대의 정신들 이런 부분들이 정말 5.18에서 중요한 부분이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고.

[앵커]

여러 분들이 모여서 작업하다 보니까, 역할 분담도 되어야 할 테고, 어려움도 있으셨을 텐데, 어떻게 작업하셨어요?

[답변]

저희 교과서는 5·18민주화운동 교과서이긴 한데, 역사 선생님뿐만 아니라 도덕 선생님도 참여하셨고요.

아무래도 역사 선생님들은 과거의 사실이나 이런 부분들을 더 따지게 되고, 살펴보게 되지만, 도덕 선생님들은 윤리나 철학적인 관점에서, 이런 부분들을 좀 다뤄 주시기도 했고. 또 선생님들이 5.18 교과서를 쓰시는 선생님들의 연령층이 다양하다 보니까, 80년 5월 당시에 대학생이었던 분도 계시고 80년 5월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도 있어서.

또 다른 새로운 관점들. 이런 것들도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이게 한 학교에서만 정식 교과서로 채택됐잖아요,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이 책이 어떻게 활용됐으면 좋겠다, 바람이 있으실 것 같은데.

[답변]

(교육) 현장에서도 많이 쓰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선생님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분명히 그걸 알고 배운 아이들과 배우지 않은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 다르거든요.

꼭 좀 관심을 가지고 현장에서 많이 가르쳐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5·18 문제가 해결되려고 하면, 미래 세대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할 텐데, 의미있는 작업, 참 고맙고, 감사하고,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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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끼토크] 5·18 인정교과서 대표집필자 박래훈 교사
    • 입력 2021-03-18 19:23:06
    • 수정2021-03-18 20:29:37
    뉴스7(광주)
[앵커]

이게 이번에 인정받은 ‘5·18 인정 교과서’라고 들었습니다. 이게 언제 어떻게 사용되는 거예요?

[답변]

쉽게 생각하시면, 나라에서 직접 집필, 책임까지 맡아서 하는 국정교과서, 그리고 개인 출판사들이 집필하지만, 국가의 검정을 통과해야 하는 검정 교과서, 그리고 저희가 이번에 출간한 5·18 인정 교과서 같은 경우에는 시도교육감, 시도교육청의 승인을 얻어서 발간하는 교과서입니다.

고등학교 같은 경우에, 학생들이 요새는 자신들이 원하는 교과를 직접 요청해서 개설해서 들을 수 있거든요.

이번에 광주에서, 상무고등학교에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교과가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개설됐어요.

[앵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서 쉽게 좀 주제를 풀어썼던데,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세요?

[답변]

아무래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5·18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고요.

또 시간이 갈수록 우리 지금 세대 아이들에게 5·18은 과거의 너무도 먼, 과거 속의 사건이기 때문에, 뭔가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5·18을, 5·18의 사실 뿐만 아니라 5·18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예를들어) 주먹밥을 나누어 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주먹밥을 나누어주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명백한 사실인데, 그 주먹밥 이야기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고민들이 굉장히 많았고, 그게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앵커]

‘북한군이 광주에 왔다는 이야기가 사실인가요?’ 이런 챕터도 있었어요.

보니까, 요즘에는 유튜브를 친구들이 많이 하잖아요.

왜곡된 정보도 많이 돌아다니고 하던데, 실제 교육 현장에서 느끼시기에, 애들이 그런 정보도 많이 알고 있고, 접근하고 이런 상황인가요?

[답변]

광주전남 지역의 아이들은 5·18을 직접 경험한 세대의 자녀들이다 보니까, 교실 현장에서 그렇게 심하게 왜곡이나, 이런 부분들이 나타나지는 않는데요.

특히 타지역 선생님들을 만나보고, 조사도 해보고 했는데, 실제로 교실 현장에서 5·18에 대해서 소위 극우, 왜곡하는 사람들이 쓰는 표현들, ‘5·18은 폭동이다’, 그리고 ‘5·18이 북한군이 내려와서 벌인 활동이다’라는 이런 표현을 쓰는 친구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어떻게 역사 왜곡에 대해서 교실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대응해야 할까, 그런 고민으로도 내용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5·18 피해자분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분들을 연결해서 기술한 부분도 있더라고요.

[답변]

5·18 어머님들, 5·18단체에서 세월호 유가족들, 세월호 부모님들을 향해 보여줬던 따뜻한 손길, 연대 이 부분을 저희가 보면서, “이게 5·18정신이 정말 잘 살아있는 거 아닌가”

[앵커]

5·18을 알게 되면 국가 폭력에 대해서 이해를 하게 되고, 그리고 세월호, 지금 일어나고 있는 미얀마 사태.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잖아요?

[답변]

아이들도 미얀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5·18을 떠올리더라고요.

그러면서 5·18 당시에 다른 나라의 세계 시민들이, 특히 우리 교과서에도 나와 있던 힌츠페터를 비롯한 이런 언론인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5·18에 대해서 광주에 보여줬던 연대, 이런 부분들을 우리가 어떻게 미얀마에 할 수 있을까.

요즘 세대들은 SNS나 이런 걸 통해서 자신이 지지하고 있는 메시지를 해시태그를 달아서 보낸다든가, 하는 활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앵커]

성인이 돼서 겪은 5.18도 있잖아요?

어렸을 때 80년도는 너무 먼 이야기니까, 선생님 기억으로는 5.18은 어떤 기억이에요?

[답변]

실제로 제가 살았던 동네에 주남마을 학살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셨던 분이 살아계셨거든요.

그분의 사연을 알게 되면서 그런 것들을 경험하다 보니까 제가 아이들에게 처음에 5.18을 이야기할 때는 굉장히 분노의 감정으로 많이 가르쳤어요.

분노 이후에 그럼 5.18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하지?

남는 게 없더라고요.

5.18 당시 시민들이 보여주셨던 나눔과 배려, 공동체 가치들, 연대의 정신들 이런 부분들이 정말 5.18에서 중요한 부분이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고.

[앵커]

여러 분들이 모여서 작업하다 보니까, 역할 분담도 되어야 할 테고, 어려움도 있으셨을 텐데, 어떻게 작업하셨어요?

[답변]

저희 교과서는 5·18민주화운동 교과서이긴 한데, 역사 선생님뿐만 아니라 도덕 선생님도 참여하셨고요.

아무래도 역사 선생님들은 과거의 사실이나 이런 부분들을 더 따지게 되고, 살펴보게 되지만, 도덕 선생님들은 윤리나 철학적인 관점에서, 이런 부분들을 좀 다뤄 주시기도 했고. 또 선생님들이 5.18 교과서를 쓰시는 선생님들의 연령층이 다양하다 보니까, 80년 5월 당시에 대학생이었던 분도 계시고 80년 5월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도 있어서.

또 다른 새로운 관점들. 이런 것들도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이게 한 학교에서만 정식 교과서로 채택됐잖아요,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이 책이 어떻게 활용됐으면 좋겠다, 바람이 있으실 것 같은데.

[답변]

(교육) 현장에서도 많이 쓰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선생님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분명히 그걸 알고 배운 아이들과 배우지 않은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 다르거든요.

꼭 좀 관심을 가지고 현장에서 많이 가르쳐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5·18 문제가 해결되려고 하면, 미래 세대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할 텐데, 의미있는 작업, 참 고맙고, 감사하고,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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