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기획]① 2백여 억 원 들여 교량까지 세우면서…대전역은 안돼?

입력 2021.03.22 (19:09) 수정 2021.03.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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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정거장 수와 위치 등을 조정하는 기본설계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은 정거장에서 빠져 있는 기존 노선이 그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전역을 정거장에 추가해야 한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대전시.

그런데 정작 대전역 인근의 두 정거장 사이 기존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2백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교량 건설을 뒤늦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연 대전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기본설계 추진계획안입니다.

대전역 인근 정거장인 인동역과 대동역을 연결하기 위해 대동천을 따라 교량을 새로 설치하는 안이 제시됐습니다.

대동천 옆 도로 폭이 좁아 트램이 다닐 수 없다며 하천변 자전거 도로 위로 7백m 정도 트램 전용 교량을 신설해 트램이 달리게 한다는 겁니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전체 36km 노선 중 교량을 설치하는 건 이 구간이 유일합니다.

그동안 트램 전문가들이 두 정거장 사이 교량을 건설할 바에야 인근 대전역을 경유하면, 공사비 절감과 이용률 증가 등의 효과가 크다며 조정을 건의했지만 대전시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전시 트램 담당/음성변조 : “2010년 7월에 지역 주민이라든가 정치인들 의견을 물어서 현재 노선으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요. (그 합의했던 것이 벌써 10년 전이고.) 그렇죠. 당초 (노선)는 지하철로 96년도에 결정된 사항이고….”]

무려 25년 전 만들어진 대전도시철도 2호선 노선을 지키기 위해 멀쩡한 주민 산책로 위에 교량을 세우는 안까지 등장한 겁니다.

구체적인 건설비는 검토 중인 상황, KBS가 전문가 자문을 얻어 건설비를 산출해 비교해봤습니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기존 노선 안에서 트램은 인동역과 대동역을 직선으로 지나지만 교량이 신설되면서 건설비가 230억 원대로 추산됐습니다.

반면, 두 정거장을 그대로 두고 대전역 정거장을 추가하는 안은 1km 정도 노선이 늘어나고 정거장도 한 개 추가되지만 총 건설비는 비슷했습니다.

km당 180억 원에 이르는 교량 건설비가 빠지면서 정거장이나 노선 추가 비용을 상쇄한 겁니다.

[이재영/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반적으로 노면 위를 통과하는 트램에 비하면 (교량 설치 시) 약 4, 5배 정도 많은 사업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전시는 올해 말까지 정거장을 추가하거나 위치를 조정하는 등 기본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대전역 정거장 경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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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램기획]① 2백여 억 원 들여 교량까지 세우면서…대전역은 안돼?
    • 입력 2021-03-22 19:08:59
    • 수정2021-03-22 20:09:28
    뉴스7(대전)
[앵커]

최근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정거장 수와 위치 등을 조정하는 기본설계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은 정거장에서 빠져 있는 기존 노선이 그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전역을 정거장에 추가해야 한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대전시.

그런데 정작 대전역 인근의 두 정거장 사이 기존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2백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교량 건설을 뒤늦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연 대전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기본설계 추진계획안입니다.

대전역 인근 정거장인 인동역과 대동역을 연결하기 위해 대동천을 따라 교량을 새로 설치하는 안이 제시됐습니다.

대동천 옆 도로 폭이 좁아 트램이 다닐 수 없다며 하천변 자전거 도로 위로 7백m 정도 트램 전용 교량을 신설해 트램이 달리게 한다는 겁니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전체 36km 노선 중 교량을 설치하는 건 이 구간이 유일합니다.

그동안 트램 전문가들이 두 정거장 사이 교량을 건설할 바에야 인근 대전역을 경유하면, 공사비 절감과 이용률 증가 등의 효과가 크다며 조정을 건의했지만 대전시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전시 트램 담당/음성변조 : “2010년 7월에 지역 주민이라든가 정치인들 의견을 물어서 현재 노선으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요. (그 합의했던 것이 벌써 10년 전이고.) 그렇죠. 당초 (노선)는 지하철로 96년도에 결정된 사항이고….”]

무려 25년 전 만들어진 대전도시철도 2호선 노선을 지키기 위해 멀쩡한 주민 산책로 위에 교량을 세우는 안까지 등장한 겁니다.

구체적인 건설비는 검토 중인 상황, KBS가 전문가 자문을 얻어 건설비를 산출해 비교해봤습니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기존 노선 안에서 트램은 인동역과 대동역을 직선으로 지나지만 교량이 신설되면서 건설비가 230억 원대로 추산됐습니다.

반면, 두 정거장을 그대로 두고 대전역 정거장을 추가하는 안은 1km 정도 노선이 늘어나고 정거장도 한 개 추가되지만 총 건설비는 비슷했습니다.

km당 180억 원에 이르는 교량 건설비가 빠지면서 정거장이나 노선 추가 비용을 상쇄한 겁니다.

[이재영/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반적으로 노면 위를 통과하는 트램에 비하면 (교량 설치 시) 약 4, 5배 정도 많은 사업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전시는 올해 말까지 정거장을 추가하거나 위치를 조정하는 등 기본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대전역 정거장 경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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