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혁신, ‘해체’보단 ‘기능 조정’에 무게

입력 2021.03.22 (21:21) 수정 2021.03.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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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투기 의혹의 시작점인 LH에 대해 정부가 '해체 수준'이란 말까지 써가며 이달 안에 혁신안을 마련하기로 했죠.

남은 시간은 이제 열흘 정도인데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해체'보다는 '기능조정'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오현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LH는 2009년 통합 당시 효율성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6개 본부, 7천3백여 명이던 조직은 9개 본부 9,500여 명으로 더 커졌습니다.

조직 비대화가 개발 정보의 집중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그러나 일단 조직 해체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지난 19일 : "택지 개발과 주택 건설을 분리하는 부분은 검토 대상에 현재 들어있지 않습니다."]

정부 조직인 주택청을 새로 만들어 주택 공급 기능을 옮기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남은 방안은 LH의 역할을 줄이거나 떼어내는 방식의 기능 조정뿐입니다.

핵심은 토지 개발 기능 폐지와 주택 공급 기능 축소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런 방식의 기능 조정엔 부정적입니다.

[임재만/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 "테크노밸리 같은 걸 지을 수도 있고 산업단지를 지을 수도 있고, 이렇게 대규모 택지는 꼭 집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어도 지금 아직은 그런 기능들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여기에 정부 공급 대책의 축인 3기 신도시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임대주택 같은 주거 복지와 도시 재생 기능을 지방 공기업에게 넘겨 조직을 줄일 순 있지만, LH 혁신의 초점은 내부 통제 강화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누가 개발을 맡느냐보다 개발 정보를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송인호/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 : "기능을 떼어내기보다는 그 기능이 오히려 효율적으로 투명하게 관리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또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더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주택 공급엔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게 LH 개혁에 대한 정부의 고민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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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혁신, ‘해체’보단 ‘기능 조정’에 무게
    • 입력 2021-03-22 21:21:59
    • 수정2021-03-22 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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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투기 의혹의 시작점인 LH에 대해 정부가 '해체 수준'이란 말까지 써가며 이달 안에 혁신안을 마련하기로 했죠.

남은 시간은 이제 열흘 정도인데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해체'보다는 '기능조정'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오현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LH는 2009년 통합 당시 효율성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6개 본부, 7천3백여 명이던 조직은 9개 본부 9,500여 명으로 더 커졌습니다.

조직 비대화가 개발 정보의 집중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그러나 일단 조직 해체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지난 19일 : "택지 개발과 주택 건설을 분리하는 부분은 검토 대상에 현재 들어있지 않습니다."]

정부 조직인 주택청을 새로 만들어 주택 공급 기능을 옮기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남은 방안은 LH의 역할을 줄이거나 떼어내는 방식의 기능 조정뿐입니다.

핵심은 토지 개발 기능 폐지와 주택 공급 기능 축소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런 방식의 기능 조정엔 부정적입니다.

[임재만/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 "테크노밸리 같은 걸 지을 수도 있고 산업단지를 지을 수도 있고, 이렇게 대규모 택지는 꼭 집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어도 지금 아직은 그런 기능들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여기에 정부 공급 대책의 축인 3기 신도시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임대주택 같은 주거 복지와 도시 재생 기능을 지방 공기업에게 넘겨 조직을 줄일 순 있지만, LH 혁신의 초점은 내부 통제 강화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누가 개발을 맡느냐보다 개발 정보를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송인호/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 : "기능을 떼어내기보다는 그 기능이 오히려 효율적으로 투명하게 관리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또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더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주택 공급엔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게 LH 개혁에 대한 정부의 고민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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