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건물 유리 외벽 ‘빛 반사’ 피해 주민 12년 만에 승소
입력 2021.03.22 (21:48)
수정 2021.03.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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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층 건물 유리벽이 반사하는 햇빛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건물 시공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소송이 제기된 지 12년 만에 나온 결관데요,
대법원의 판단 이유를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운대에 우뚝 서있는 72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이 건물에서 3백 미터 가량 떨어진 아파트 주민들은 건물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부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유리로 된 건물 외벽에서 햇빛이 반사돼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다는 겁니다.
[강선보/아파트 주민 : "아침에 해뜰 때 딱 거실 저 안에까지 들어오고요, 오후에 해가 지면 또 딱 각도 맞아가지고 들어와요. 어쩌겠습니까, 집을 철거할 수도 없고 우리가 커튼 치고 살아야지…"]
주민들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는데 1·2심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빛 반사를 주민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빛 반사가 주민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소송 제기 12년 만에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며, 시공사가 주민들에게 2억여 원을 물어주라고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건물에 반사된 햇빛의 밝기가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기준치의 최대 2800배에 이른다며, 이런 현상이 동호수에 따라 최대 연간 187일까지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할 공간에서 거주자가 불안감을 느낄 뿐 아니라, 외부 경관을 보기 어렵게 되는 등 주거 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손해와 정신적 피해를 시공사가 물어주라고 결정했습니다.
[남선미/대법원 재판연구관 : "빛 반사 시각장애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었다는 이유로 불법행위 성립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한 최초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빛 반사 피해를 주장하는 비슷한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고석훈
고층 건물 유리벽이 반사하는 햇빛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건물 시공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소송이 제기된 지 12년 만에 나온 결관데요,
대법원의 판단 이유를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운대에 우뚝 서있는 72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이 건물에서 3백 미터 가량 떨어진 아파트 주민들은 건물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부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유리로 된 건물 외벽에서 햇빛이 반사돼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다는 겁니다.
[강선보/아파트 주민 : "아침에 해뜰 때 딱 거실 저 안에까지 들어오고요, 오후에 해가 지면 또 딱 각도 맞아가지고 들어와요. 어쩌겠습니까, 집을 철거할 수도 없고 우리가 커튼 치고 살아야지…"]
주민들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는데 1·2심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빛 반사를 주민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빛 반사가 주민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소송 제기 12년 만에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며, 시공사가 주민들에게 2억여 원을 물어주라고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건물에 반사된 햇빛의 밝기가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기준치의 최대 2800배에 이른다며, 이런 현상이 동호수에 따라 최대 연간 187일까지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할 공간에서 거주자가 불안감을 느낄 뿐 아니라, 외부 경관을 보기 어렵게 되는 등 주거 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손해와 정신적 피해를 시공사가 물어주라고 결정했습니다.
[남선미/대법원 재판연구관 : "빛 반사 시각장애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었다는 이유로 불법행위 성립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한 최초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빛 반사 피해를 주장하는 비슷한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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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층건물 유리 외벽 ‘빛 반사’ 피해 주민 12년 만에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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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1-03-22 21:56:18
[앵커]
고층 건물 유리벽이 반사하는 햇빛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건물 시공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소송이 제기된 지 12년 만에 나온 결관데요,
대법원의 판단 이유를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운대에 우뚝 서있는 72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이 건물에서 3백 미터 가량 떨어진 아파트 주민들은 건물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부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유리로 된 건물 외벽에서 햇빛이 반사돼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다는 겁니다.
[강선보/아파트 주민 : "아침에 해뜰 때 딱 거실 저 안에까지 들어오고요, 오후에 해가 지면 또 딱 각도 맞아가지고 들어와요. 어쩌겠습니까, 집을 철거할 수도 없고 우리가 커튼 치고 살아야지…"]
주민들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는데 1·2심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빛 반사를 주민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빛 반사가 주민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소송 제기 12년 만에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며, 시공사가 주민들에게 2억여 원을 물어주라고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건물에 반사된 햇빛의 밝기가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기준치의 최대 2800배에 이른다며, 이런 현상이 동호수에 따라 최대 연간 187일까지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할 공간에서 거주자가 불안감을 느낄 뿐 아니라, 외부 경관을 보기 어렵게 되는 등 주거 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손해와 정신적 피해를 시공사가 물어주라고 결정했습니다.
[남선미/대법원 재판연구관 : "빛 반사 시각장애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었다는 이유로 불법행위 성립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한 최초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빛 반사 피해를 주장하는 비슷한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고석훈
고층 건물 유리벽이 반사하는 햇빛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건물 시공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소송이 제기된 지 12년 만에 나온 결관데요,
대법원의 판단 이유를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운대에 우뚝 서있는 72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이 건물에서 3백 미터 가량 떨어진 아파트 주민들은 건물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부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유리로 된 건물 외벽에서 햇빛이 반사돼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다는 겁니다.
[강선보/아파트 주민 : "아침에 해뜰 때 딱 거실 저 안에까지 들어오고요, 오후에 해가 지면 또 딱 각도 맞아가지고 들어와요. 어쩌겠습니까, 집을 철거할 수도 없고 우리가 커튼 치고 살아야지…"]
주민들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는데 1·2심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빛 반사를 주민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빛 반사가 주민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소송 제기 12년 만에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며, 시공사가 주민들에게 2억여 원을 물어주라고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건물에 반사된 햇빛의 밝기가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기준치의 최대 2800배에 이른다며, 이런 현상이 동호수에 따라 최대 연간 187일까지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안정과 휴식을 취해야 할 공간에서 거주자가 불안감을 느낄 뿐 아니라, 외부 경관을 보기 어렵게 되는 등 주거 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손해와 정신적 피해를 시공사가 물어주라고 결정했습니다.
[남선미/대법원 재판연구관 : "빛 반사 시각장애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었다는 이유로 불법행위 성립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한 최초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빛 반사 피해를 주장하는 비슷한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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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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