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명물 ‘봉다리’ 응원 사라진다

입력 2021.03.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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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주황색 비닐봉지를 쓰고 응원하고 있다.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주황색 비닐봉지를 쓰고 응원하고 있다.

" 메이저리그에서도 볼 수 없었다"

2007년 외국인으로 처음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사령탑을 맡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부산 사직야구장의 인상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사직야구장을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자 술집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팬들이 흔히 사투리인 ‘봉다리’로 부르는 주황색 비닐봉지에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원래 쓰레기를 담아가라는 용도로 나눠주던 주황색 비닐봉지를 팬들이 바람을 채워 넣어 머리 위에 쓰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이 응원방식은 사직야구장의 상징도 같습니다. 부산관광공사가 부산의 볼거리로 소개할 만큼 야구 애호가는 물론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봉다리 응원은 명물로 자리 잡았죠.

■방출당한 '봉다리'…롯데 측 "비닐봉투 대신 수건"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주황색 비닐봉투를 쓰고 응원하고 있다.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주황색 비닐봉투를 쓰고 응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봉다리 응원이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부산시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사직야구장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근절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2005년부터 나눠주기 시작한 사직야구장 비닐봉지. 일년 평균 150만장이 소비됐는데요. 더는 일회용품 사용을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원래는 자율적인 쓰레기 수거를 위해서 나눠줬던 것이 오히려 쓰레기가 되는 상황까지 왔다는 거죠. 부산시는 2018년부터 롯데 구단과 사직야구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대책을 세워왔다고 하는데요. 지난해에는 비닐봉지 전면 사용금지와 분리배출 시설 강화에 합의했습니다.

팬들이 원하는 응원을 포기해야 하는 구단은 고민 끝에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비닐봉지는 지급하지 않지만 대신 응원 이벤트를 통해 수건을 새로운 응원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안전하면서도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응원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부산서만 비닐봉지 한해 14억 장…일회용품 줄이기대책 추진

 부산 지역의 재활용 쓰레기가 모이는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다. 부산 지역의 재활용 쓰레기가 모이는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다.

이번 조치는 비단 야구장에서 비닐봉지 몇 장 줄이자는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부산시 전역에서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일회용 컵의 개수만 1억 6500만 개, 비닐봉지는 연간 14억 5천만 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부산시는 당장 올해부터 플라스틱 컵과 배달 식기, 위생용품, 빨대, 포장재 등 일회용품 줄이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환경부 역시 내년까지 주요 일회용품 사용을 35% 줄이고, 2030년에는 상업적 목적의 비닐봉지는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산에서는 당장 공공기관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민간 차원의 일회용품 줄이기도 유도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조례를 제정하고 일회용 컵은 시청사 반입을 막는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부산시 박종열 자원순환과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해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지속성 있는 정책과 함께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시민들에게 홍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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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직구장 명물 ‘봉다리’ 응원 사라진다
    • 입력 2021-03-29 16:25:07
    취재K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주황색 비닐봉지를 쓰고 응원하고 있다.
" 메이저리그에서도 볼 수 없었다"

2007년 외국인으로 처음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사령탑을 맡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부산 사직야구장의 인상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사직야구장을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자 술집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팬들이 흔히 사투리인 ‘봉다리’로 부르는 주황색 비닐봉지에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원래 쓰레기를 담아가라는 용도로 나눠주던 주황색 비닐봉지를 팬들이 바람을 채워 넣어 머리 위에 쓰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이 응원방식은 사직야구장의 상징도 같습니다. 부산관광공사가 부산의 볼거리로 소개할 만큼 야구 애호가는 물론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봉다리 응원은 명물로 자리 잡았죠.

■방출당한 '봉다리'…롯데 측 "비닐봉투 대신 수건"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관중들이 주황색 비닐봉투를 쓰고 응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봉다리 응원이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부산시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사직야구장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근절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2005년부터 나눠주기 시작한 사직야구장 비닐봉지. 일년 평균 150만장이 소비됐는데요. 더는 일회용품 사용을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원래는 자율적인 쓰레기 수거를 위해서 나눠줬던 것이 오히려 쓰레기가 되는 상황까지 왔다는 거죠. 부산시는 2018년부터 롯데 구단과 사직야구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대책을 세워왔다고 하는데요. 지난해에는 비닐봉지 전면 사용금지와 분리배출 시설 강화에 합의했습니다.

팬들이 원하는 응원을 포기해야 하는 구단은 고민 끝에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비닐봉지는 지급하지 않지만 대신 응원 이벤트를 통해 수건을 새로운 응원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안전하면서도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응원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부산서만 비닐봉지 한해 14억 장…일회용품 줄이기대책 추진

 부산 지역의 재활용 쓰레기가 모이는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다.
이번 조치는 비단 야구장에서 비닐봉지 몇 장 줄이자는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부산시 전역에서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일회용 컵의 개수만 1억 6500만 개, 비닐봉지는 연간 14억 5천만 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부산시는 당장 올해부터 플라스틱 컵과 배달 식기, 위생용품, 빨대, 포장재 등 일회용품 줄이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환경부 역시 내년까지 주요 일회용품 사용을 35% 줄이고, 2030년에는 상업적 목적의 비닐봉지는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산에서는 당장 공공기관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민간 차원의 일회용품 줄이기도 유도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조례를 제정하고 일회용 컵은 시청사 반입을 막는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부산시 박종열 자원순환과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해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지속성 있는 정책과 함께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시민들에게 홍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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