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반도 뒤덮은 최악 황사, 국제 협력 실효성 높여야

입력 2021.03.31 (07:52) 수정 2021.03.3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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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기 객원 해설위원

올봄에도 어김없이 불청객, 황사가 찾아왔습니다. 지난 29일엔 10년여 만에 전국에 황사 경보가 발효됐습니다. 이날 제주에서는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2천 마이크로그램에 육박했습니다. 미세먼지 기준으로 “매우 나쁨” 수준의 13배까지 치솟은 수칩니다. 초미세먼지 농도도 같이 높아지면서 환경부는 황사 위기경보의 4단계 중 두 번째인 “주의”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황사란 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불려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모래흙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와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는 이 지역의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도한 방목과 개간 등의 인위적인 영향도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심해진 탓이 큽니다. 우리나라의 황사 평균 발생일수는 1970년대에 2.3일, 80년대에 4.1일, 90년대에 7.0일, 2000년대에 11.7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10년대엔 8.0일로 다소 줄었습니다만 아직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2019년 서울시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42마이크로그램인 것을 감안하면 황사로 인해 나타나는 세제곱미터당 1000마이크로그램 이상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상시에 비해 최고 농도가 25배가량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황사가 중국 동부 공업지역을 통과하여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경우 각종 유해물질을 포함할 가능성도 큽니다. 당연히 국민 건강이 위협을 받게 되고, 경제적 피해는 연간 최소 4천억에서 최대 1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해마다 피해는 커지는데 별 뾰족한 대책은 없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한·중·일 황사협력 체계가 구축되어 있긴 합니다만 그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황사 발원지역의 사막화 방지에 대한 국제협력은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국내에 유입되는 황사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황사의 길목인 중국과 북한에 관측망을 확충하고, 황사 이동 중의 현상 파악을 위한 위성기술 역량을 제고하는 등 할 일이 많습니다. 국민 건강과 우리 경제가 걸린 일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황사#한반도#미세먼지#고비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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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3-31 08: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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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기 객원 해설위원

올봄에도 어김없이 불청객, 황사가 찾아왔습니다. 지난 29일엔 10년여 만에 전국에 황사 경보가 발효됐습니다. 이날 제주에서는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2천 마이크로그램에 육박했습니다. 미세먼지 기준으로 “매우 나쁨” 수준의 13배까지 치솟은 수칩니다. 초미세먼지 농도도 같이 높아지면서 환경부는 황사 위기경보의 4단계 중 두 번째인 “주의”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황사란 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불려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모래흙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와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는 이 지역의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도한 방목과 개간 등의 인위적인 영향도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심해진 탓이 큽니다. 우리나라의 황사 평균 발생일수는 1970년대에 2.3일, 80년대에 4.1일, 90년대에 7.0일, 2000년대에 11.7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10년대엔 8.0일로 다소 줄었습니다만 아직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2019년 서울시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42마이크로그램인 것을 감안하면 황사로 인해 나타나는 세제곱미터당 1000마이크로그램 이상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상시에 비해 최고 농도가 25배가량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황사가 중국 동부 공업지역을 통과하여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경우 각종 유해물질을 포함할 가능성도 큽니다. 당연히 국민 건강이 위협을 받게 되고, 경제적 피해는 연간 최소 4천억에서 최대 1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해마다 피해는 커지는데 별 뾰족한 대책은 없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한·중·일 황사협력 체계가 구축되어 있긴 합니다만 그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황사 발원지역의 사막화 방지에 대한 국제협력은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국내에 유입되는 황사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황사의 길목인 중국과 북한에 관측망을 확충하고, 황사 이동 중의 현상 파악을 위한 위성기술 역량을 제고하는 등 할 일이 많습니다. 국민 건강과 우리 경제가 걸린 일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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