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은 왜 말라죽었을까…소나무로 본 기후 위기

입력 2021.04.05 (07:30) 수정 2021.04.0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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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은 식목일입니다.

나무 심기를 권장하기 위해 국가에서 정한 날인데요.

한쪽에선 잘 자라던 소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금강소나무의 최대 서식지인 경북 울진과 봉화에서 고사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기후변화가 주 원인이라고 합니다.

이호준 기자가 경북 울진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줄기가 곧고 잘 썩지 않아 최고급 목재로 꼽히는 금강송이 산들을 덮고 있습니다.

해발 800m 산 정상에 오르자, 앙상한 가지만 남은 하얀 나무들이 보입니다.

바람을 견디지 못해 쓰러진 나무도 있습니다.

["소나무인지조차 분간이 안 됩니다. 수피(껍질)가 다 벗겨졌으니까요."]

열 그루 정도는 이미 죽은 지 5년이 넘었습니다.

수분 부족 때문입니다.

[신재수/남부지방산림청 산림생태관리센터 팀장 : "겨울철에 온도가 올라가다 보니까 (나무의) 호흡량이 왕성해집니다. 호흡량이 왕성해지는 반면에 수분은 없기 때문에, 건조한 상태에서 수분 흡수는 잘 안 되고..."]

고도 600m 산 중턱에서도 햇볕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최근 1~2년 사이 여러 소나무들이 말라죽었습니다.

죽은 소나무 군락입니다.

푸른 잎은 모두 누렇게 변했고, 가지가 모두 떨어져서 이렇게 앙상한 모습만 남았습니다.

주민들은 기후가 확실히 바뀌었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합니다.

[최수목/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 "지금 같은 경우에는 옛날 같으면 눈이 쌓여 있어야 돼요, 산에 가면. 지금은 눈도 구경 못 하고 얼음도 구경 못 하고. 척박해지는 거죠. 수분이 없으면 모든 게 척박해져요."]

실제 이 지역의 최근 20년간 1월 기온은 계속 올랐습니다.

봄철인 3월부터 5월엔 건조 지수도 올라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임종환/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생태연구과장 : "소나무가 여름이나 다른 계절의 건조에는 매우 잘 견디지만, 겨울에 가뭄과 고온이 겹쳤을 때에는 매우 위험하게 됩니다."]

이전엔 해발 천 2백 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말라죽는 침엽수가 발견됐는데, 이제는 6~7백 미터 고도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10그루, 20그루. 특히 2020년에 많은 건 100그루까지 죽은 현장이 있었기 때문에 2021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금강송 보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경북 울진과 봉화 일대에서 소나무 집단 고사 현상이 일어난 곳은 지난해에만 30곳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 김재현/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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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송은 왜 말라죽었을까…소나무로 본 기후 위기
    • 입력 2021-04-05 07:30:46
    • 수정2021-04-05 07: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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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은 식목일입니다.

나무 심기를 권장하기 위해 국가에서 정한 날인데요.

한쪽에선 잘 자라던 소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금강소나무의 최대 서식지인 경북 울진과 봉화에서 고사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기후변화가 주 원인이라고 합니다.

이호준 기자가 경북 울진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줄기가 곧고 잘 썩지 않아 최고급 목재로 꼽히는 금강송이 산들을 덮고 있습니다.

해발 800m 산 정상에 오르자, 앙상한 가지만 남은 하얀 나무들이 보입니다.

바람을 견디지 못해 쓰러진 나무도 있습니다.

["소나무인지조차 분간이 안 됩니다. 수피(껍질)가 다 벗겨졌으니까요."]

열 그루 정도는 이미 죽은 지 5년이 넘었습니다.

수분 부족 때문입니다.

[신재수/남부지방산림청 산림생태관리센터 팀장 : "겨울철에 온도가 올라가다 보니까 (나무의) 호흡량이 왕성해집니다. 호흡량이 왕성해지는 반면에 수분은 없기 때문에, 건조한 상태에서 수분 흡수는 잘 안 되고..."]

고도 600m 산 중턱에서도 햇볕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최근 1~2년 사이 여러 소나무들이 말라죽었습니다.

죽은 소나무 군락입니다.

푸른 잎은 모두 누렇게 변했고, 가지가 모두 떨어져서 이렇게 앙상한 모습만 남았습니다.

주민들은 기후가 확실히 바뀌었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합니다.

[최수목/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 "지금 같은 경우에는 옛날 같으면 눈이 쌓여 있어야 돼요, 산에 가면. 지금은 눈도 구경 못 하고 얼음도 구경 못 하고. 척박해지는 거죠. 수분이 없으면 모든 게 척박해져요."]

실제 이 지역의 최근 20년간 1월 기온은 계속 올랐습니다.

봄철인 3월부터 5월엔 건조 지수도 올라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임종환/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생태연구과장 : "소나무가 여름이나 다른 계절의 건조에는 매우 잘 견디지만, 겨울에 가뭄과 고온이 겹쳤을 때에는 매우 위험하게 됩니다."]

이전엔 해발 천 2백 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말라죽는 침엽수가 발견됐는데, 이제는 6~7백 미터 고도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10그루, 20그루. 특히 2020년에 많은 건 100그루까지 죽은 현장이 있었기 때문에 2021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금강송 보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경북 울진과 봉화 일대에서 소나무 집단 고사 현상이 일어난 곳은 지난해에만 30곳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 김재현/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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