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차 수리까지”…줄줄 새는 체육대회 보조금

입력 2021.04.05 (12:50) 수정 2021.04.0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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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체육행사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스포츠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강원도 양구군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간 50억 원을 들여 체육대회를 100개 이상 유치하고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국무총리상'까지 수상했는데요.

KBS 취재 결과, 양구군이 지원한 각종 체육대회에서 횡령 등으로 보조금이 새나가고 있었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중고테니스연맹이 양구군에 제출한 보조금 정산서의 일부입니다.

타이어 교체와 엔진오일 교환, 도색까지 130만 원어치 영수증이 첨부돼 있습니다.

벽걸이 에어컨부터 노트북까지 사무용 기기 구입비도 200만 원 어치가 넘습니다.

양구군이 지원한 세금으로 개인 차를 고치거나 연맹의 사무용품을 구입한 겁니다.

모두 보조금법 위반입니다.

[한국중고테니스연맹 간부 : "(에어컨은) 원래 없었던 건데, 제가 여름에 이제 근무하니까 여기가 덥거든요. 그래서 지금 하나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양구군이 이 연맹에 행사비를 지원한 대회는 모두 17개.

KBS가 대회 정산서를 확인해 본 결과, 정산 근거가 불투명하거나 잘못 집행한 경우가 1억 원이 넘었습니다.

규격도, 수량도, 단가도 없는 2,000만 원짜리 영수증에 지급 근거도 없는 수 백만 원어치 상품권 집행도 발견됩니다.

특히, 보조금이 남아도 반납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중고테니스연맹 간부 : "((남은 돈을) 반납 안하시고 말씀하신대로 연맹 운영비로 그냥 계속 사용하신거네요.결국에는?) 그런 거 아닌가 싶은데요. 직원들 줬다든가, 급여를 줬다든가..."]

양구군은 2019년 한 권투인단체에도 행사비를 지원했습니다.

정산 내역엔 출전료와 숙박비로 선수 1인당 90만 원에서 130만 원씩 모두 3,800만 원을 줬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단체에선 1인당 30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밖에 못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A체육관 관계자/음성변조 : "(출전료랑 숙식지원비랑 다 포함해서 40만 원이에요?) 네, 실질적인 파이트머니(출전료)는 20만 원밖에 안 되는 거죠."]

양구군은 이제서야 두 단체의 정산 내역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박근영/양구군 스포츠마케팅담당 : "반납을 받았어야 했는데, 그게(정산 서류) 이제 늦게 오다 보니까 저희도 미처 확인을 못한 부분이라서..."]

양구군은 최근 10여 년 사이 강원도 감사에서 체육행사 보조금 정산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3차례 이상 받은 바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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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 차 수리까지”…줄줄 새는 체육대회 보조금
    • 입력 2021-04-05 12:50:51
    • 수정2021-04-05 12:58:04
    뉴스 12
[앵커]

체육행사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스포츠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강원도 양구군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간 50억 원을 들여 체육대회를 100개 이상 유치하고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국무총리상'까지 수상했는데요.

KBS 취재 결과, 양구군이 지원한 각종 체육대회에서 횡령 등으로 보조금이 새나가고 있었습니다.

박상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중고테니스연맹이 양구군에 제출한 보조금 정산서의 일부입니다.

타이어 교체와 엔진오일 교환, 도색까지 130만 원어치 영수증이 첨부돼 있습니다.

벽걸이 에어컨부터 노트북까지 사무용 기기 구입비도 200만 원 어치가 넘습니다.

양구군이 지원한 세금으로 개인 차를 고치거나 연맹의 사무용품을 구입한 겁니다.

모두 보조금법 위반입니다.

[한국중고테니스연맹 간부 : "(에어컨은) 원래 없었던 건데, 제가 여름에 이제 근무하니까 여기가 덥거든요. 그래서 지금 하나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양구군이 이 연맹에 행사비를 지원한 대회는 모두 17개.

KBS가 대회 정산서를 확인해 본 결과, 정산 근거가 불투명하거나 잘못 집행한 경우가 1억 원이 넘었습니다.

규격도, 수량도, 단가도 없는 2,000만 원짜리 영수증에 지급 근거도 없는 수 백만 원어치 상품권 집행도 발견됩니다.

특히, 보조금이 남아도 반납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중고테니스연맹 간부 : "((남은 돈을) 반납 안하시고 말씀하신대로 연맹 운영비로 그냥 계속 사용하신거네요.결국에는?) 그런 거 아닌가 싶은데요. 직원들 줬다든가, 급여를 줬다든가..."]

양구군은 2019년 한 권투인단체에도 행사비를 지원했습니다.

정산 내역엔 출전료와 숙박비로 선수 1인당 90만 원에서 130만 원씩 모두 3,800만 원을 줬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단체에선 1인당 30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밖에 못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A체육관 관계자/음성변조 : "(출전료랑 숙식지원비랑 다 포함해서 40만 원이에요?) 네, 실질적인 파이트머니(출전료)는 20만 원밖에 안 되는 거죠."]

양구군은 이제서야 두 단체의 정산 내역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박근영/양구군 스포츠마케팅담당 : "반납을 받았어야 했는데, 그게(정산 서류) 이제 늦게 오다 보니까 저희도 미처 확인을 못한 부분이라서..."]

양구군은 최근 10여 년 사이 강원도 감사에서 체육행사 보조금 정산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3차례 이상 받은 바 있습니다.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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