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향기로운 봄, 1200년 전통 하동 야생햇차 수확 한창!

입력 2021.04.15 (19:27) 수정 2021.04.1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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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에서는 요즘 야생 햇차 수확이 한창입니다.

봄을 맞아 온통 연둣빛으로 물든 해발 700m의 야생차밭에서 4대째 차를 만들고 있는 현장으로 떠나봅니다.

[리포트]

1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하동의 전통 야생차!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아 국내 처음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는데요.

하동에서는 이달부터 최고급 품질인 햇차 수확이 한창입니다.

최적의 기후 환경으로 뛰어난 품질과 우수성을 자랑하는 하동 야생햇차 수확 현장으로 안내합니다.

꽃피는 마을 화개면에 꽃이 지고 나면 골짜기마다 연둣빛 새순이 돋아납니다.

지리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진 해발 700m의 산자락은 온통 푸른 봄으로 뒤덮였습니다.

4대째 가업을 기어 받아 차 농사를 짓는 황인수씨 부부.

하동의 역사와 함께해온 야생차밭에서 유기농법을 고집하며 차를 재배합니다.

봄볕에 깨어난 여린 새순을 따는 손길에 정성이 묻어납니다.

청명 전후에 수확하는 햇차 ‘명전’은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차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힙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기고 있는 하동은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밤낮의 기온 차가 커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인데요.

맛과 품질이 일품입니다.

[황인수/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고지대다 보니 안개, 이슬을 많이 먹어요. 안개, 이슬을 많이 먹으면 차 맛이 달다고 그래요. 풋풋함과 차 맛이 달고, 또 깊은 맛이 나고 그래서 이제 우리 하동차를 굉장히 선호를 많이 하죠."]

그날 수확한 찻잎은 발효되기 전 바로 덖어야 하는데요. 다시 한 번 선별 작업을 거칩니다.

평생 차 농사만 지은 어머니는 한눈에 이물질과 안 좋은 찻잎을 골라냅니다.

[최기순/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작은 전잎, 또 줄기 큰 거(잎) 그런 것 다 골라요. 하나라도 깔끔하게 골라야지 상품이 되거든요. 아무리 고른다고 고르고 해도 또 나오고 해요."]

고른 찻잎은 전통 제다 방식으로 가마솥에 덖어 차를 만듭니다.

가마솥 온도를 350도 안팎으로 높여 초벌 덖음을 하는데요.

찻잎의 자체 수분으로 재빠르게 타지 않고 고르게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제다의 성패는 가마솥에서 덖을 때 판가름나기에 손의 힘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요.

생잎을 잘못 덖으면 잎이 타고 덜 덖으면 이상발효가 나타날 수 있어 신중하게 작업합니다.

이 과정이 힘들어 기계로 작업하는 곳도 많지만, 가마솥 덖음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황인수/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우리나라 전통기법인데, 이 작업을 후손들한테 물려주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좋은 차 맛도 나고, 후손들에게 물려 줄 값어치가 생기죠."]

덖음 작업을 마친 찻잎은 수분을 날려 한 김 식힌 후, 유념 작업을 합니다.

찻잎이 가진 성분이 더 쉽게 침출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공정입니다.

[임이수영/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원형이 부서지지 않고, 싹이 갈라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비벼야 해요. 이렇게 하면 자기들대로 부딪혀서 이제 흠집이 나거든요. 이러면 나중에 차를 마실 때 잘 우러나고 아주 맛있어요."]

비비기 작업을 마친 찻잎은 채에 골고루 펼쳐 널어줍니다.

이 과정을 잎의 종류에 따라 일곱 번에서 아홉 번 반복하면 비로소 자연 그대로의 깊은 맛을 내는 야생차가 완성됩니다.

[임이수영/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해마다 설레요 마음이요. 그래서 ‘잘 만들어서 이렇게 보급해야겠다.’ 생각하면서 차를 만들기 때문에 저희도 설레고 기쁘고, 항상 초심의 마음이에요."]

고된 작업을 마치고, 다 같이 모여 차를 나눕니다.

여린 잎은 차를 우려도 연두색 빛을 그대로 간직하는데요.

은은하고 부드러운 맛에 신선함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야생차를 재배하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지만, 차 한 잔에도 올곧은 노력과 열정을 담아 야생차를 보급할 예정입니다.

[임이수영/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4대째 내려오는 대물림 솜씨를 잘 발휘하고, 차가 가진 기운과 저희 마음에 좋은 기운을 같이 실어 완성된 차를 보급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차를 드시면서 행복하고, 건강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차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이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차는 우리 마음을 새롭게 해 주는 힘이 있습니다.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식품인 차 한 잔 우리며 푸른 물빛과 맑은 향에서 새봄의 기운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요.

현장속으로 윤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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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향기로운 봄, 1200년 전통 하동 야생햇차 수확 한창!
    • 입력 2021-04-15 19:27:20
    • 수정2021-04-15 20:52:35
    뉴스7(창원)
[앵커]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에서는 요즘 야생 햇차 수확이 한창입니다.

봄을 맞아 온통 연둣빛으로 물든 해발 700m의 야생차밭에서 4대째 차를 만들고 있는 현장으로 떠나봅니다.

[리포트]

1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하동의 전통 야생차!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아 국내 처음으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는데요.

하동에서는 이달부터 최고급 품질인 햇차 수확이 한창입니다.

최적의 기후 환경으로 뛰어난 품질과 우수성을 자랑하는 하동 야생햇차 수확 현장으로 안내합니다.

꽃피는 마을 화개면에 꽃이 지고 나면 골짜기마다 연둣빛 새순이 돋아납니다.

지리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진 해발 700m의 산자락은 온통 푸른 봄으로 뒤덮였습니다.

4대째 가업을 기어 받아 차 농사를 짓는 황인수씨 부부.

하동의 역사와 함께해온 야생차밭에서 유기농법을 고집하며 차를 재배합니다.

봄볕에 깨어난 여린 새순을 따는 손길에 정성이 묻어납니다.

청명 전후에 수확하는 햇차 ‘명전’은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차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힙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기고 있는 하동은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밤낮의 기온 차가 커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인데요.

맛과 품질이 일품입니다.

[황인수/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고지대다 보니 안개, 이슬을 많이 먹어요. 안개, 이슬을 많이 먹으면 차 맛이 달다고 그래요. 풋풋함과 차 맛이 달고, 또 깊은 맛이 나고 그래서 이제 우리 하동차를 굉장히 선호를 많이 하죠."]

그날 수확한 찻잎은 발효되기 전 바로 덖어야 하는데요. 다시 한 번 선별 작업을 거칩니다.

평생 차 농사만 지은 어머니는 한눈에 이물질과 안 좋은 찻잎을 골라냅니다.

[최기순/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작은 전잎, 또 줄기 큰 거(잎) 그런 것 다 골라요. 하나라도 깔끔하게 골라야지 상품이 되거든요. 아무리 고른다고 고르고 해도 또 나오고 해요."]

고른 찻잎은 전통 제다 방식으로 가마솥에 덖어 차를 만듭니다.

가마솥 온도를 350도 안팎으로 높여 초벌 덖음을 하는데요.

찻잎의 자체 수분으로 재빠르게 타지 않고 고르게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제다의 성패는 가마솥에서 덖을 때 판가름나기에 손의 힘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요.

생잎을 잘못 덖으면 잎이 타고 덜 덖으면 이상발효가 나타날 수 있어 신중하게 작업합니다.

이 과정이 힘들어 기계로 작업하는 곳도 많지만, 가마솥 덖음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황인수/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우리나라 전통기법인데, 이 작업을 후손들한테 물려주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좋은 차 맛도 나고, 후손들에게 물려 줄 값어치가 생기죠."]

덖음 작업을 마친 찻잎은 수분을 날려 한 김 식힌 후, 유념 작업을 합니다.

찻잎이 가진 성분이 더 쉽게 침출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공정입니다.

[임이수영/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원형이 부서지지 않고, 싹이 갈라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비벼야 해요. 이렇게 하면 자기들대로 부딪혀서 이제 흠집이 나거든요. 이러면 나중에 차를 마실 때 잘 우러나고 아주 맛있어요."]

비비기 작업을 마친 찻잎은 채에 골고루 펼쳐 널어줍니다.

이 과정을 잎의 종류에 따라 일곱 번에서 아홉 번 반복하면 비로소 자연 그대로의 깊은 맛을 내는 야생차가 완성됩니다.

[임이수영/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해마다 설레요 마음이요. 그래서 ‘잘 만들어서 이렇게 보급해야겠다.’ 생각하면서 차를 만들기 때문에 저희도 설레고 기쁘고, 항상 초심의 마음이에요."]

고된 작업을 마치고, 다 같이 모여 차를 나눕니다.

여린 잎은 차를 우려도 연두색 빛을 그대로 간직하는데요.

은은하고 부드러운 맛에 신선함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야생차를 재배하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지만, 차 한 잔에도 올곧은 노력과 열정을 담아 야생차를 보급할 예정입니다.

[임이수영/하동 야생차 재배 농민 : "4대째 내려오는 대물림 솜씨를 잘 발휘하고, 차가 가진 기운과 저희 마음에 좋은 기운을 같이 실어 완성된 차를 보급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차를 드시면서 행복하고, 건강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차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이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차는 우리 마음을 새롭게 해 주는 힘이 있습니다.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식품인 차 한 잔 우리며 푸른 물빛과 맑은 향에서 새봄의 기운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요.

현장속으로 윤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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