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축구장 2개 크기 ‘쓰레기 밭’…복구 명령도 무시

입력 2021.04.19 (21:35) 수정 2021.04.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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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자재 업체에서 나오는 채소 쓰레기는 허가받은 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쓰레기를 무단 폐기해 거대한 쓰레기밭이 생겨난 현장을 KBS가 포착했습니다.

관할 지자체도 원상복구하라고 명령했지만 땅 관리자,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여주 한 야산.

상자를 가득 실은 화물차 한 대가 나타납니다.

차에서 내린 남성이 상자를 하나하나 꺼내 그대로 땅에 부어 버립니다.

한 명이 더 내려 일을 거들면서 모두 50상자 가까이 버렸습니다.

뭘 버렸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대파 껍질들입니다.

주변을 더 살펴봤습니다.

폐기물을 몰래 버린 현장입니다.

아직 제대로 묻히지 않은 양파껍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나온 물이 고여 악취가 진동합니다.

이런 식자재 쓰레기로 뒤덮인 땅은 만 2천여 제곱미터, 축구장 2개 넓입니다.

땅 관리자를 찾아가 봤습니다.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이 누군지 묻자 식자재 업체 직원들이고 다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OO/땅 관리자/음성변조 : "2년 됐어요. 2019년부터. 제가 먼저 그 유통(일)을 했습니다. 경험한 것 바탕으로 지금 하고 있는 거예요."]

자신이 직접 쓰레기를 차에 실어다 대신 버려주고 돈을 받기도 한다고 당당하게 밝힙니다.

[이OO/땅 관리자/음성변조 : "경비는 받지. 기본적으로 내가 기름값은 받아야 할 거 아니에요. 최소한의 경비는 받아야 될 거 아닙니까."]

식자재 업체들에서 나오는 양파껍질 등은 폐기물로 분류돼 허가된 업체를 통해 운반해 소각하거나 퇴비 등으로 재가공해야 합니다.

합법적 처리 비용은 통상 5톤 화물차 대당 130만 원.

쓰레기 밭에 그냥 버리면 관리인에게 100만 원만 주면 됩니다.

30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폐기물 수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불법 투기를) 한 번 갖고 오면 백만 원 이상 (벌어요). 그 사람들이 자꾸 그렇게 싸게 하니까 우리가 일이 없는 거예요."]

관할 지자체인 여주시는 토지를 원상복구 하라고 지난달 행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관리인은 명령을 무시한 채 쓰레기를 버리도록 놓아두고 있습니다.

퇴비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OO/땅 관리자/음성변조 : "비료 천 포씩 사고 이런 거보다는 이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 다시 또 바꿨죠."]

환경단체 말은 다릅니다.

[정명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 "공기하고 닿지 않고 썩어야만 거름화 작업이 가능하다고 해요. 침출수나 악취나 원래 거기서는 발생하지 않아야 되는 반환경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여주시청은 이 씨를 불법 폐기물 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이 씨에게 쓰레기를 떠넘긴 의혹을 받고 있는 식자재 업체 세 곳은 관할 지자체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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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축구장 2개 크기 ‘쓰레기 밭’…복구 명령도 무시
    • 입력 2021-04-19 21:35:07
    • 수정2021-04-19 22: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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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자재 업체에서 나오는 채소 쓰레기는 허가받은 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쓰레기를 무단 폐기해 거대한 쓰레기밭이 생겨난 현장을 KBS가 포착했습니다.

관할 지자체도 원상복구하라고 명령했지만 땅 관리자,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여주 한 야산.

상자를 가득 실은 화물차 한 대가 나타납니다.

차에서 내린 남성이 상자를 하나하나 꺼내 그대로 땅에 부어 버립니다.

한 명이 더 내려 일을 거들면서 모두 50상자 가까이 버렸습니다.

뭘 버렸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대파 껍질들입니다.

주변을 더 살펴봤습니다.

폐기물을 몰래 버린 현장입니다.

아직 제대로 묻히지 않은 양파껍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나온 물이 고여 악취가 진동합니다.

이런 식자재 쓰레기로 뒤덮인 땅은 만 2천여 제곱미터, 축구장 2개 넓입니다.

땅 관리자를 찾아가 봤습니다.

쓰레기를 버린 사람들이 누군지 묻자 식자재 업체 직원들이고 다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OO/땅 관리자/음성변조 : "2년 됐어요. 2019년부터. 제가 먼저 그 유통(일)을 했습니다. 경험한 것 바탕으로 지금 하고 있는 거예요."]

자신이 직접 쓰레기를 차에 실어다 대신 버려주고 돈을 받기도 한다고 당당하게 밝힙니다.

[이OO/땅 관리자/음성변조 : "경비는 받지. 기본적으로 내가 기름값은 받아야 할 거 아니에요. 최소한의 경비는 받아야 될 거 아닙니까."]

식자재 업체들에서 나오는 양파껍질 등은 폐기물로 분류돼 허가된 업체를 통해 운반해 소각하거나 퇴비 등으로 재가공해야 합니다.

합법적 처리 비용은 통상 5톤 화물차 대당 130만 원.

쓰레기 밭에 그냥 버리면 관리인에게 100만 원만 주면 됩니다.

30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폐기물 수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불법 투기를) 한 번 갖고 오면 백만 원 이상 (벌어요). 그 사람들이 자꾸 그렇게 싸게 하니까 우리가 일이 없는 거예요."]

관할 지자체인 여주시는 토지를 원상복구 하라고 지난달 행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관리인은 명령을 무시한 채 쓰레기를 버리도록 놓아두고 있습니다.

퇴비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OO/땅 관리자/음성변조 : "비료 천 포씩 사고 이런 거보다는 이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 다시 또 바꿨죠."]

환경단체 말은 다릅니다.

[정명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 "공기하고 닿지 않고 썩어야만 거름화 작업이 가능하다고 해요. 침출수나 악취나 원래 거기서는 발생하지 않아야 되는 반환경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여주시청은 이 씨를 불법 폐기물 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이 씨에게 쓰레기를 떠넘긴 의혹을 받고 있는 식자재 업체 세 곳은 관할 지자체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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