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유럽 농가, 봄 서리에 울상…“기후변화 심각”

입력 2021.04.20 (10:49) 수정 2021.04.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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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변화로 유난히 따뜻했던 3월 날씨에 유럽의 과수 나무는 일찍 개화를 시작했는데요.

달이 바뀌며 찾아온 급작스런 한파에 냉해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깜깜한 밤 오스트리아 과수원 곳곳에서 붉은 불꽃이 타오릅니다.

살구나무 사이사이에 난로를 놓아둔 건데요.

농장 온도를 높이기 위해 불을 피워 놓은 겁니다.

또 다른 과수원은 쉴 새 없이 나무에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꽃과 나무를 살짝 얼려 저온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표면의 형성된 얼음 막이 기온이 심하게 내려가는 조건에서도 표면 온도를 0℃ 부근으로 유지해 줍니다.

이달 초 오스트리아는 밤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지며 서리가 농작물을 덮쳤습니다.

꽃이 피거나 형성되는 지금 시기에 냉해를 입으면 수정이 안 돼 결실률이 떨어지게 되는데요.

밤잠을 설쳐 가며 매달려도 피해를 막기는 역부족.

농장주들은 매년 더 심각해져 가는 냉해 피해가 걱정입니다.

[프란츠 라이징게흐/농장주 : "올해는 냉해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불행하게도 밤 서리는 더 빈번해지고 악화되고 있어요.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죠."]

프랑스 과수 농가의 피해 상황도 심각합니다.

프랑스에선 이달 초 이례적으로 한파가 나흘 넘게 이어졌는데요.

밤 기온이 최대 영하 7도까지 떨어지며 서리 피해가 컸습니다.

수정을 앞둔 배꽃 대부분이 갈변했고, 3월에 파종한 사탕무 씨의 절반 이상이 뿌리를 내리지 못했습니다.

[알렉산드레 펠레/사탕무 재배 농민 : "전례가 없는 일이에요. 모든 기상 관측소기록을 살펴봐도 이번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없었습니다."]

특히 와인농가의 피해가 컸습니다.

포도밭에 불을 지펴 기온 저하를 막으려 애썼지만, 막 발아한 포도를 지키지 못했는데요.

생산지 80%가 피해를 봐서 지역에 따라 올해 산출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랑스 와인 농가는 이미 미국의 관세 폭탄과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급감으로 어려웠던 상황이라 일부 와인 농가는 재정 파탄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도미니크 기냐르/와인조합 회장 : "서리 피해를 본 잎들입니다. 완전히 말라 죽었습니다. 수분이 없어서 유리처럼 부서집니다."]

올해 서리 피해가 유난히 컸던 건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로 3월 날씨가 이례적으로 따뜻해지면서 새싹이 평소보다 빨리 텄는데요.

달이 바뀌며 찾아온 급작스런 한파에 작물 피해도 커진 겁니다.

[로랑 핀슨/포도 재배 농민 : "와인농가는 아마도 기후변화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성장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변화하고, 가속하며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식물 생육이 빨라지는 현상은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작물이 봄 서리 한기로 피해를 보기 더 쉬워진다는 건데요.

이번 서리 피해에 프랑스 정부는 즉각 농업 재해를 선포하고 재정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쥘리앙 드노르망디/프랑스 농무부 장관/지난 9일 : "국가의 지원이 늦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이뤄지도록 농업 재해 지원 체계를 가동하겠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와 농민들은 재정지원보다 더 근본적인 기후변화 위기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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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유럽 농가, 봄 서리에 울상…“기후변화 심각”
    • 입력 2021-04-20 10:49:02
    • 수정2021-04-20 10: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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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변화로 유난히 따뜻했던 3월 날씨에 유럽의 과수 나무는 일찍 개화를 시작했는데요.

달이 바뀌며 찾아온 급작스런 한파에 냉해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깜깜한 밤 오스트리아 과수원 곳곳에서 붉은 불꽃이 타오릅니다.

살구나무 사이사이에 난로를 놓아둔 건데요.

농장 온도를 높이기 위해 불을 피워 놓은 겁니다.

또 다른 과수원은 쉴 새 없이 나무에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꽃과 나무를 살짝 얼려 저온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표면의 형성된 얼음 막이 기온이 심하게 내려가는 조건에서도 표면 온도를 0℃ 부근으로 유지해 줍니다.

이달 초 오스트리아는 밤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지며 서리가 농작물을 덮쳤습니다.

꽃이 피거나 형성되는 지금 시기에 냉해를 입으면 수정이 안 돼 결실률이 떨어지게 되는데요.

밤잠을 설쳐 가며 매달려도 피해를 막기는 역부족.

농장주들은 매년 더 심각해져 가는 냉해 피해가 걱정입니다.

[프란츠 라이징게흐/농장주 : "올해는 냉해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불행하게도 밤 서리는 더 빈번해지고 악화되고 있어요.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죠."]

프랑스 과수 농가의 피해 상황도 심각합니다.

프랑스에선 이달 초 이례적으로 한파가 나흘 넘게 이어졌는데요.

밤 기온이 최대 영하 7도까지 떨어지며 서리 피해가 컸습니다.

수정을 앞둔 배꽃 대부분이 갈변했고, 3월에 파종한 사탕무 씨의 절반 이상이 뿌리를 내리지 못했습니다.

[알렉산드레 펠레/사탕무 재배 농민 : "전례가 없는 일이에요. 모든 기상 관측소기록을 살펴봐도 이번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없었습니다."]

특히 와인농가의 피해가 컸습니다.

포도밭에 불을 지펴 기온 저하를 막으려 애썼지만, 막 발아한 포도를 지키지 못했는데요.

생산지 80%가 피해를 봐서 지역에 따라 올해 산출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랑스 와인 농가는 이미 미국의 관세 폭탄과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급감으로 어려웠던 상황이라 일부 와인 농가는 재정 파탄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도미니크 기냐르/와인조합 회장 : "서리 피해를 본 잎들입니다. 완전히 말라 죽었습니다. 수분이 없어서 유리처럼 부서집니다."]

올해 서리 피해가 유난히 컸던 건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로 3월 날씨가 이례적으로 따뜻해지면서 새싹이 평소보다 빨리 텄는데요.

달이 바뀌며 찾아온 급작스런 한파에 작물 피해도 커진 겁니다.

[로랑 핀슨/포도 재배 농민 : "와인농가는 아마도 기후변화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성장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변화하고, 가속하며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식물 생육이 빨라지는 현상은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작물이 봄 서리 한기로 피해를 보기 더 쉬워진다는 건데요.

이번 서리 피해에 프랑스 정부는 즉각 농업 재해를 선포하고 재정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쥘리앙 드노르망디/프랑스 농무부 장관/지난 9일 : "국가의 지원이 늦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이뤄지도록 농업 재해 지원 체계를 가동하겠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와 농민들은 재정지원보다 더 근본적인 기후변화 위기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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