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맞은 직원 “대사 부인 사과 없었다”…경찰 출석도 불응

입력 2021.04.20 (19:16) 수정 2021.04.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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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옷가게 직원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됐는데요.

직원의 가족이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이런 일을 겪지 않길 바란다며 당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대사 부인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고 경찰의 출석 요구도 입원중이라며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옷 가게.

한 여성이 들어와 직원의 옷을 끌어 당깁니다.

다른 직원이 말리자 거칠게 밀치며 손가락질을 하더니 뺨까지 때립니다.

직원을 때린 사람은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 A 씨.

A 씨는 옷을 구경한 뒤 나갔는데, 입고 있던 옷이 매장에서 파는 제품과 같았습니다.

놀란 직원이 따라 갔고 A 씨 본인 옷인걸 확인한 뒤 사과했지만 따라와서 폭행한 겁니다.

뺨을 맞은 직원은 볼이 빨갛게 부어 오를 정도로 심하게 다쳤습니다.

폭행당한 직원은 "분노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을 공개한 직원 가족도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이런 일을 더는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아직까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고 경찰이 지난주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답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명백한 폭행 사건이지만 A 씨가 외교관 가족이라 면책 특권을 주장하면 형사상 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

외교부는 항의 등 적극적인 조치없이 수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습니다.

[김봉철/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 "해당 국가의 적극적인 모션(움직임)을 이끌어내는 것은 우리 외교부의 어떤 역할(이고) 대사를 우리 외교부로 불러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다음에 유감의 표시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벨기에 대사관 측은 뒤늦게 "A 씨가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경찰 조사에 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것은 두 나라가 공유하는 본질적인 가치"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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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뺨 맞은 직원 “대사 부인 사과 없었다”…경찰 출석도 불응
    • 입력 2021-04-20 19:16:24
    • 수정2021-04-20 19: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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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옷가게 직원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됐는데요.

직원의 가족이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이런 일을 겪지 않길 바란다며 당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대사 부인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고 경찰의 출석 요구도 입원중이라며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옷 가게.

한 여성이 들어와 직원의 옷을 끌어 당깁니다.

다른 직원이 말리자 거칠게 밀치며 손가락질을 하더니 뺨까지 때립니다.

직원을 때린 사람은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 A 씨.

A 씨는 옷을 구경한 뒤 나갔는데, 입고 있던 옷이 매장에서 파는 제품과 같았습니다.

놀란 직원이 따라 갔고 A 씨 본인 옷인걸 확인한 뒤 사과했지만 따라와서 폭행한 겁니다.

뺨을 맞은 직원은 볼이 빨갛게 부어 오를 정도로 심하게 다쳤습니다.

폭행당한 직원은 "분노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을 공개한 직원 가족도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이런 일을 더는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아직까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고 경찰이 지난주 출석을 요구했지만 응답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명백한 폭행 사건이지만 A 씨가 외교관 가족이라 면책 특권을 주장하면 형사상 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

외교부는 항의 등 적극적인 조치없이 수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습니다.

[김봉철/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 "해당 국가의 적극적인 모션(움직임)을 이끌어내는 것은 우리 외교부의 어떤 역할(이고) 대사를 우리 외교부로 불러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다음에 유감의 표시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벨기에 대사관 측은 뒤늦게 "A 씨가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며 "경찰 조사에 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것은 두 나라가 공유하는 본질적인 가치"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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