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장애인 차별 표현’…“이제는 사라져야할 때”

입력 2021.04.21 (21:41) 수정 2021.04.2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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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의 날을 맞아 KBS가 준비한 장애인 연속보도, 오늘은 일상 속의 장애인 차별 표현을 살펴봅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들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박웅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겨울에 많이 쓰는 이 장갑, 뭐라고 부르시나요?

대부분 '벙어리장갑'이라고 하는데, '벙어리'는 음성 언어를 소리 낼 수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일상 속 단어인 '벙어리장갑'을 '손모아 장갑'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는데요.

장애인을 향한 차별과 비하가 담겨 있는 단어, 이뿐만이 아닙니다.

장님, 귀머거리, 외눈박이.

모두 시각, 청각 장애인을 뜻하는데,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있습니다.

신조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택장애'와 '결정장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년 전부터 쓰인 단어인데, 무언가를 선택하거나 결정할 때 망설이거나 괴로워하는 상황을 뜻합니다.

실제 장애가 아닌데도, 장애와 연결해 부정적 인식을 주는 셈입니다.

이렇듯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널린 먼지만큼 미세한 차별 행위를 '먼지 차별'이라고 하는데요.

장애인에 대한 '먼지 차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다름 아닌 정치권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부처 질의 과정에서 '절름발이'라는 단어를 썼다가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고 사과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해 논평하며, '꿀 먹은 벙어리'라고 했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속담이라고 할지라도, 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항의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이미 2014년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만드는 표현을 공적 영역에서 자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대상이 장애인에 국한돼 있지만,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유승권/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 : "언론매체라든지 영화라든지 아니면 개인방송 유튜브 등에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데요).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던 것도 당사자들이 들었을 때는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

법과 제도의 잣대를 들이대기 어려운 일상 속 언어.

국민 스스로 장애인 차별 표현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그래픽:전현정·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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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속 ‘장애인 차별 표현’…“이제는 사라져야할 때”
    • 입력 2021-04-21 21:41:11
    • 수정2021-04-21 22:01:49
    뉴스9(전주)
[앵커]

장애인의 날을 맞아 KBS가 준비한 장애인 연속보도, 오늘은 일상 속의 장애인 차별 표현을 살펴봅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들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박웅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겨울에 많이 쓰는 이 장갑, 뭐라고 부르시나요?

대부분 '벙어리장갑'이라고 하는데, '벙어리'는 음성 언어를 소리 낼 수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일상 속 단어인 '벙어리장갑'을 '손모아 장갑'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는데요.

장애인을 향한 차별과 비하가 담겨 있는 단어, 이뿐만이 아닙니다.

장님, 귀머거리, 외눈박이.

모두 시각, 청각 장애인을 뜻하는데,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있습니다.

신조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택장애'와 '결정장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년 전부터 쓰인 단어인데, 무언가를 선택하거나 결정할 때 망설이거나 괴로워하는 상황을 뜻합니다.

실제 장애가 아닌데도, 장애와 연결해 부정적 인식을 주는 셈입니다.

이렇듯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널린 먼지만큼 미세한 차별 행위를 '먼지 차별'이라고 하는데요.

장애인에 대한 '먼지 차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다름 아닌 정치권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부처 질의 과정에서 '절름발이'라는 단어를 썼다가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고 사과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해 논평하며, '꿀 먹은 벙어리'라고 했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속담이라고 할지라도, 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항의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이미 2014년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만드는 표현을 공적 영역에서 자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대상이 장애인에 국한돼 있지만,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유승권/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 : "언론매체라든지 영화라든지 아니면 개인방송 유튜브 등에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데요).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던 것도 당사자들이 들었을 때는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

법과 제도의 잣대를 들이대기 어려운 일상 속 언어.

국민 스스로 장애인 차별 표현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박웅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그래픽:전현정·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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