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면제 타당한가?”…‘위안부’ 소송 각하 논란

입력 2021.04.22 (21:15) 수정 2021.04.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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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각하 결정을 내린 데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인 국가면제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의견과 너무 소극적으로 판단했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의 배상 책임을 국내 법원에서 따질 순 없다는 어제(21일) 법원 판결.

국제관습법상 한 나라의 주권 행위에 대해 다른 나라 법원이 재판할 수 없다며 '국가면제'를 인정했습니다.

'위안부' 사건을 국가면제 예외로 볼 국제 관습법이 아직 없다고 보고 헌법상 국제법 존중주의를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가면제에 예외를 두려면 먼저 입법이나 행정으로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로부터 전쟁 피해를 입은 국가들조차 국가면제 원칙을 받아들여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사례도 들었습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국제 질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피해자들 생각은 다릅니다.

국가면제는 관습법이어서 고정적인 게 아니라, 국제질서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국제협약들도 개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라면 국가면제에 예외를 두는 쪽으로 점차 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1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승소 판결을 했던 1차 소송 재판부도 같은 논리를 폈습니다.

[백범석/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 "우리가 언제까지 외국의 국가 선례, 예를 들어 유럽인권재판소, 미국연방대법원 등의 판결이 변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지, 선도적으로 우리 법원이 인권 중심의 국제관습법을 만들어갈 수 없는지 아쉽습니다."]

국가면제의 적용 여부를 놓고 항소심에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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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면제 타당한가?”…‘위안부’ 소송 각하 논란
    • 입력 2021-04-22 21:15:09
    • 수정2021-04-22 22:05:38
    뉴스 9
[앵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각하 결정을 내린 데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인 국가면제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의견과 너무 소극적으로 판단했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의 배상 책임을 국내 법원에서 따질 순 없다는 어제(21일) 법원 판결.

국제관습법상 한 나라의 주권 행위에 대해 다른 나라 법원이 재판할 수 없다며 '국가면제'를 인정했습니다.

'위안부' 사건을 국가면제 예외로 볼 국제 관습법이 아직 없다고 보고 헌법상 국제법 존중주의를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가면제에 예외를 두려면 먼저 입법이나 행정으로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로부터 전쟁 피해를 입은 국가들조차 국가면제 원칙을 받아들여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사례도 들었습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국제 질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피해자들 생각은 다릅니다.

국가면제는 관습법이어서 고정적인 게 아니라, 국제질서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국제협약들도 개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라면 국가면제에 예외를 두는 쪽으로 점차 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1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승소 판결을 했던 1차 소송 재판부도 같은 논리를 폈습니다.

[백범석/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 "우리가 언제까지 외국의 국가 선례, 예를 들어 유럽인권재판소, 미국연방대법원 등의 판결이 변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지, 선도적으로 우리 법원이 인권 중심의 국제관습법을 만들어갈 수 없는지 아쉽습니다."]

국가면제의 적용 여부를 놓고 항소심에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홍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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