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집단 암 발병 피해자인데”…왈인·장고재마을의 호소

[앵커]

비료공장이 들어선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에게서 집단적으로 암이 발생해 환경부가 역학조사를 벌였는데요,

주변의 다른 마을 두 곳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지만 환경부의 미온적 대응으로 역학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을 일으킨 비료공장과 2백m 남짓 떨어져 있는 한 마을.

이 마을에 사는 73살 최경자 할머니는 2007년 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폐암으로 고통받던 남편은 3년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경자/익산 왈인마을 주민 : "나 (암) 수술하고 나니까 우리 아이 아빠가 폐암으로 해서 또.. 가고.."]

마을 주민 47명 가운데 암에 걸려 숨지거나 투병 중인 주민은 모두 18명.

전체 주민의 40 %정돕니다.

장점마을과 이웃한 또 다른 마을.

주민 52명 가운데 12명이 혈액암과 위암 등에 걸렸고, 이 가운데 3명이 숨졌습니다.

[장우영/익산 장고재마을 이장 : "장점마을에서 겪는 상황이나 장고재 마을에서 겪는 상황이나 사실 똑같다고 봐요. 거리상으로 한 60여 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는데 공기로 오염되고 있는데..."]

2019년 환경부 역학조사 담당자들은 장점마을 인근 이 두 마을도 비료공장에서 나온 발암물질 영향권에 있다며 추가 역학조사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금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익산시 역시 2019년 한 해 주민들에게 건강검진을 지원한 게 전부입니다.

[익산시 담당자/음성변조 : "실제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로는 장점마을 부분만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서 저희가 조치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지금. 그래서 좀 애매한 상황이..."]

장점마을과 같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익산 왈인과 장고재마을 주민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집단 암 발병 진상 규명을 위해 환경부에 청원서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