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직원이 2년 동안 25억 불법 대출…어떻게 가능했나?

[앵커]

제주의 한 농협 직원이 25억 원을 불법 대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농협은행이 감사에 착수했다는 소식, 지난달 전해드렸죠.

농협은 이 직원이 2년에 걸쳐 친인척 명의를 도용해 대출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해당 직원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요.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소 실적이 우수해 여러 차례 포상도 받았고 직원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온 농협 직원 A 씨.

하지만 전산 감사에서 이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고, 농협은행이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감사 결과, 농협은행은 A씨가 2019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2년에 걸쳐 제주시와 서귀포 모 지점에서 25억 원 상당을 불법대출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관련 서류나 도장 등을 구하기 쉬운 직원의 친인척이었습니다.

농협 측은 A씨가 평소 이들의 통장과 계좌를 관리하며 자필을 이용해 불법 대출을 실행한 뒤, 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대출 실행 알림도 수신되지 않도록 설정해 당사자들이 대출 사실을 알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받은 불법 대출금은 주식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농협 측은 사건 발생 이후 도내 23개 농협은행 영업점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추가 피해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농협 측은 A 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해 현재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협은 조만간 A 씨를 비롯해 당시 지점장 등 관리 감독자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와 피해금 상환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